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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게만 해달라는 요구조차 짓밟고 있는 노조관료와 정부 - 7월 6일 전국 우정 노동자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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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5,826회 2019-07-0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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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간 동료들을 떠올리며 101명의 집배 노동자들이 삭발했다.(사진_노해투)

 

 

101명이 삭발했다. ‘101’은 지난 6년간 죽은 집배 노동자의 숫자다. 76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전국 우정 노동자 결의대회는 폭염을 무색하게 할 만큼 뜨거웠다. 전국집배노조, 전국우편지부, 전국우체국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조합원들의 파업 열망을 배신한 우정노조와 죽음을 방관하는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75일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우정노조는 조합원 93%의 파업 찬성 결의를 무시하고, 정규직 집배원 충원과 토요근무 폐지를 포기하고 우정본부와 사실상 잠정합의를 했다.

 

20178월 노사정 전문가들의 참여로 발족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작년 10월 정규직 2,000명 인력충원(2019년 내 1,000), 토요근무폐지,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시스템 개선 등 7대 권고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이번에 어용노조인 우정노조가 받으려는 내용은 고작 위탁택배원 750명 배정이다. 정규인력 충원 대신 외주화 확대를 선택했다. 이후 구조조정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인력충원이 시급한 신도시는 238명을 직종전환 방식으로 배치하겠다는 건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아예 빠져 있다.

 

우정노조는 76일 파업출정식을 취소했다. 우정노조는 내일(8) 총파업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의 불만을 의식해 위탁택배원 100~200명을 더 배정하겠다는 내용이 최종합의안에 담길 수도 있겠지만, 그건 배신의 농도를 오히려 짙게 해줄 뿐이다.

 

집배원도 분명히 사람입니다, 집배원도 사람입니다, 집배원도 분명히 사람입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노동자들은 정말 피를 토하듯 울분을 쏟아냈다. 고양덕양구체국지부 이명국 대의원은 집배원도 분명히 사람이라고 몇 번이나 외쳤다. 집배노조 최승묵 위원장은 우체국에 전쟁이라도 났다는 말인가라며 집배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다시 한 번 고발했다.

 

그렇다. 노동자들은 전쟁 같은 현실을 견디고 있다. 연간 노동시간 2,745시간, 노동일수로 환산하면 한국 평균 임금 노동자보다 87, 세 달을 더 일한다. 평균 심박수 110, 산업재해율은 1.62%로 전체 공무원(0.49%)은 물론, 소방관(1.08%)보다도 높다.

 

노동자들은 정부가 차라리 죽으라는 말을 하라고 했다. 그러면 유서도 쓰고 마음의 준비를 할 텐데, 지금은 아무 준비도 없이 가족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한 채 오토바이에서, 방 안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동료가 죽어도 장례식장에 가지 못하고, 눈물을 삼키며 동료가 배달했던 편지를 배달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참혹한 마음을 아느냐고 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잘 살게 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죽지 않게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절규했다.

 

적자면 사람이 죽어나가도 괜찮은가?

 

노동자들은 적자면 사람이 죽어나가도 괜찮은가 따졌다. 우정사업본부가 매번 적자를 핑계로 인력충원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우정사업본부는 흑자기업이다. 20165,552, 20171,124억 원의 경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8년간 정부회계로 12,000억원이 전출됐기 때문에 적자인 것으로 보이는 모순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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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에 전쟁이라도 났단 말인가!”(사진_노해투)

 

 

설사 적자가 발생한다 해도 인원충원을 못할 이유는 없다. 정부가 말로만 공공의 이익을 위할 뿐 실제로는 이윤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본가들을 위한 정부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필요하면 더 많은 적자를 감수해서라도 노동자들의 집단 죽음을 막아야 하지 않는가? 노동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회적 재원은 자본가들의 이윤과 소유권을 침해해서 마련하면 되지 않는가? 진정 노동자를 위한 정부라면 말이다.

 

국무총리가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 충정

 

문재인은 20176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집배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얘기했고, 올해 신년사에서는 산재사망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른바 공기업인 우정사업본부조차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반으로 줄이기는커녕 올해만 9명이나 죽었다.

 

74일 이낙연 총리는 이렇게 얘기하기도 했다. “더 이상 과로로 쓰러지지 않도록 근무여건을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이제까지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으신 우정노조의 충정을 잘 알고, 그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

 

집배 노동자들은 최소한 정규인력 5,000명 이상은 증원돼야 그나마 숨 쉴 수 있다고 얘기한다. 토요근무는 완전히 폐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2,000명 증원 권고안조차 무시하고 위탁집배원 750명 증원이라니. 이게 적극적인 근무여건 개선인가? 아니면 살인면허를 계속 발부하는 범죄행위인가? 저들이 칭찬하는 충정이란 이름 아래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어나가야 하는가?

 

짓밟을수록 더 강하게 일어서자

 

93% 파업찬성률에서 볼 수 있듯 파업을 원하는 목소리는 압도적으로 크다. 노동자 민중의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파업 깃발을 들면 된다


그러나 정부와 우정사업본부의 기만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이 순간, 우정노조 관료들이 그들의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관료들은 정부와 우정사업본부가 안내해 준 길을 따라 예정된 배신의 길을 가고 있다.

 

변수는 그들이 아니라 현장의 투사들이다. 우정 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총파업 성사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자고 결의했다. 이 투사들의 노력을 진심으로 지지한다. 아래로부터의 과감한 힘이 터져 나오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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