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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묻겠습니다, 왜 직접고용은 불가능합니까?” - 서울요금소 고공농성 6일차 도명화 지부장 긴급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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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292회 2019-07-0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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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폭력탄압과 연행으로 가로막기 시작했습니다. 청와대는 해고가 본인들 선택이라는 막말을 내뱉었고 도로공사는 자회사 30% 임금인상 운운하며 사람들을 또 속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쟁은 전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영업소에 고공농성 중인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도명화 지부장의 반박과 분노, 결의를 들었습니다.

 

어제 서울요금소 캐노피에서 농성하며 조합원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연행되는 모습을 다 보셨습니다. 22명이 연행됐습니다. 상황이 어땠습니까?

 

아침 630분부터 1시간 정도 선전전과 행진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청와대 앞에 있는 동지들이 경찰 폭력으로 계속 부상을 입었고 연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꼼짝하지 않는 도로공사와 정부의 무책임에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엊그제 경찰은 위로 올라오는 물품과 음식을 지나치게 검열했습니다. 이에 분노해 캐노피와 이어진 줄을 우리 손으로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도로공사 직원이 몰래 우리를 채증하다 걸렸는데, 비아냥거리며 우리에게 모멸감을 주었습니다.

 

분노한 조합원이 도로로 진입했고 함께 있던 다수가 들어가면서 도로점거가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우리를 짐짝 취급하며 막 패대기쳤습니다. 다수의 인원이 연행됐고 부상당했습니다.

 

 

도로에서 연좌농성을 벌인 톨게이트 노동자들

 

 

청와대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은 1,500명 집단해고에 대해서 본인들이 선택한 것이라는 막말을 내뱉었습니다.

 

어느 누가 해고를 선택하고 싶었겠습니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게 한국도로공사와 정부입니다. 자회사 가든가 아니면 수납일도 아닌 다른 일을 해야 하는 한시적 기간제라니, 법원 판결보다 못한 조건을 제시해 놓고 협박한 것 아닙니까?

 

오죽하면 죽기를 각오하고 해고를 선택했겠습니까? 진짜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나 줬습니까? 어떻게 그런 말이 한국도로공사도 아닌 청와대 비서관 입에서 나올 수 있는지 암담할 뿐입니다. 정부와 한국도로공사는 한통속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노동자 몫이 됐습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인데도 1,500명이 집단 해고당했습니다. 정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폭력적인 경찰을 앞세워 우리 입을 막으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도로공사와 공조하고 있다는 사실, 무능한 정부라는 사실을 가리고 싶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도로공사는 자회사로 가면 임금 30% 올려주고 향후 5년 내 수납 노동자 1/4(1,700여 명)이 정년도래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얘기합니다.

 

기재부는 소송의 특성을 고려해 공공부문 임금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임금 30% 인상을 승인해줬다고 합니다. 소송의 특수성을 인정한다면 마땅히 직접고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법원에서도 불법파견으로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하지 않았습니까?

 

30% 임금인상? 기준이 없습니다. 도대체 뭘 기준으로 해서 30%인지 묻고 싶습니다. 20186월 도로공사 문건에는 수납원 평균임금이 29백만 원이라는데 우리가 아는 수납원 중에 그 돈 받고 일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30% 인상해도 2백만 원이 될까 말까한 저임금입니다. 또한 아무런 실권이 없는 자회사에서 임금인상이 계속될 가능성도 없습니다.

 

향후 5년 내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 도로공사도 자기들 입으로 2022년에 스마트톨링이 전면 도입된다고 말합니다. 도로공사가 브리핑한 스마트톨링 전면 시행 시 필요인원은 최대로 해도 2,000명이 안 됩니다. 나중에 또 다른 말과 이유를 갖다 대면서 무슨 짓을 할지 알고 동의한단 말입니까? 저희는 저들의 허울 좋은 언변에 속지 않습니다. 스마트톨링을 대비해서라도 직접고용만이 답입니다.

 

자회사가 승진기회를 골고루 부여한다는 도로공사의 말은 또 거짓임을 확인했습니다. 갑질하던 주임, 팀장들은 그대로 승진했고 자회사 설립에 이용당한 수납원들은 그 자리에서 또 갑질당하고 살아야만 합니다. 도대체 바뀐 게 없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자회사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 쟁점은 임금인상, 정년 1년 연장, 승진기회 보장 같은 게 전혀 아닙니다. 가짜 정규직화를 중단하고 법원 판결대로 직접고용하라는 겁니다. 자회사는 덩치 큰 하청회사일 뿐입니다. 심지어 자회사 사장이 (현재 도로공사 사장인) 이강래입니다. 실질적으로 바뀌는 게 없습니다. 몇 년 뒤에는 혹독한 구조조정이 올 거고, 임금인상과 노동조건은 제자리걸음만 할 게 분명합니다. 거꾸로 묻겠습니다. 왜 직접고용은 불가능합니까?

 

도로공사는 수납원들의 평균연령이 많은 걸 악용해 정년 1년 연장을 내세웠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자회사가 싫지만 그것 때문에 간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조합원 중에 이미 정년을 넘긴 분, 막 정년을 앞둔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본인들의 6개월, 1년 욕심에 후배들에게 안 좋은 직장 물려줄 수 없다고 하십니다. 1년 포기하더라도 제대로 된 직장, 평생 다닐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정말 눈물겹도록 고마운 말씀입니다.

 

고공농성 조건은 어떻습니까? 앞으로의 결의를 얘기해 주십시오.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도.

 

10미터 높이밖에 안 되는 캐노피지만 일교차가 엄청 크게 느껴집니다. 밤이슬과 24시간 다니는 차량 소음으로 숙면은 취할 수 없지만 점점 적응돼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캐노피 시설물 자체가 그냥 지붕을 얹은 거라 튼튼하지 않은 건 알았지만 차량이 지나가는 것만으로 울립니다. 매일 선전전과 집회를 3번 이상 하는데 높이가 무서운 게 아니라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지붕이 흔들려서 멀미가 나려고 합니다.

 

오늘 41명의 동지 중에 환자가 발생해 어쩔 수 없이 내려 보냈습니다. 서로 눈물을 보이며 내려가고 보냈습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아픈 동지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투쟁은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자회사 벽을 끝내 넘지 못한 투쟁을 많이 봐왔습니다. 해고의 벽을 깨지 못했다고 봅니다. 우리 조합원들도 이미 해고를 각오했지만 다가오는 날짜에 불안한 마음이 컸을 겁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더 굳건해졌습니다. 이미 해고를 당한 우리 동지들은 말합니다. 일하면서 투쟁 다니기 힘들었는데 이젠 투쟁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답니다. 이런 분들이 직접고용 못갈 이유가 없습니다.

 

직접고용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도로공사의 만행에 분노하고, 집단해고까지 자행하도록 공조한 정부에도 분노합니다. 우리 판단이 옳았음을 매일매일 확인합니다. 전국의 동지들의 응원과 지지, 연대로 더 확신을 가졌습니다. 이길 때까지 싸운다는 우리 조합원들의 의지만큼, 이길 때까지 전국의 동지들도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투쟁!

 

 

도로공사의 만행과 정부의 공조: 조합원들은 문재인도 공범이다!”라고 외친다.(사진_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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