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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 할 수 있다! 우리도 그들처럼 - 경계를 넘어 힘차게 뻗어가는 현대중공업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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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분회 조회 5,149회 2019-06-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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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13일자 한국지엠 특보 20호입니다. 그림파일로 보실 분은 여기로.

 

[앞면]

 

할 수 있다! 우리도 그들처럼 - 경계를 넘어 힘차게 뻗어가는 현대중공업 투쟁

 

 

저 개 자식들, 우리가 막을 수 있었는데!” “다 막은 건데 호로자식들 저따위로 날치기를 하다니!”

 

531일 오후 1, 오토바이에서 내려 헬멧을 벗어던진 현대중공업 조합원들, 30~40대 다 큰 어른들이 꺼이꺼이 소리내며 울음보를 터뜨렸다.

 

주주총회 장소가 한마음회관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울산대로 변경되자 조합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오토바이에 올랐다. 주주총회를 반드시 막겠다는 일념으로 신호등도 무시하고 밟았다. 사고가 나서 넘어져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막지 못했다. 가슴 깊은 분노가 치밀었다. 정씨 재벌의 3대 세습을 위해 수많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모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최소한의 절차도 팽개치며 330초만에 주총을 날치기한 자본의 발가벗은 탐욕에, 또한 자본의 악랄하고 치졸한 행태를 비호하는 경찰과 정부에 그야말로 치가 떨렸다.

 

과감하게 경계를 뛰어넘은 45일 점거투쟁

 

527일 단행된 현대중공업지부의 한마음회관 기습점거, 상당수 젊은 조합원들이 그동안 하도 많이 실망해서 지부가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법원이 사측의 주주총회 방해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지만 간단하게 무시해버렸다. 지난 5년간 수많은 구조조정 공격에 제대로 투쟁을 조직하지 못했던 역사를 단숨에 돌파해버린 일대 도약이었다.

 

지부 집행부의 과감한 결단은 파업대오의 뜨거운 호응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진짜 싸움을 하는구나. 그래 해보자. 젊은 조합원들의 눈빛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파업대오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집회, 침탈에 대비한 예행연습, 며칠 동안 토막잠을 자면서도, 엄청난 피로에 시달리면서도 조합원들은 생기를 잃지 않았다.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강렬한 영감을 주다

 

현대중공업지부의 한마음회관 점거와 45일 점거파업은,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전국의 노동자들 가슴을 사로잡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무엇보다, 무척 오랜만에, 특히 문재인 정부 아래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맞선 강력한 대중투쟁이 터져나왔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금호타이어, STX조선, 한국지엠, 그리고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노동자들은 이렇다 할 투쟁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당해왔다.

 

그것은 한편으로 비정규직이 여전히 조직되지 못한 까닭이었고, 다른 한편으로 대기업 정규직의 운동이 후퇴를 거듭해온 결과였다. 게다가 촛불을 찬탈한 문재인 정부를 촛불 정부로 잘못 인식함으로써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 문재인에 대한 환상이 광범하게 퍼진 까닭이었다.

 

이제 원하청 경계 넘는다

 

611(), 울산시청에서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가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대중공업 내 모든 하청 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사업을 전면적으로 펼치겠다는 공동선언이었다. 정규직인 현대중공업지부는 그동안 하청 노동자 처우개선 임단협 요구가 공문구에 그쳤던 것을 깊이 반성하고 하청임금 25% 인상 투쟁을 전적으로 책임지고공동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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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하청교섭 타결 없이 정규직교섭 타결은 없다”, “하청 노동자에 가해지는 모든 부당노동행위를 강력하게 응징할 것임을 선언하고, 혹여 닥칠지도 모를 해고, 계약해지에 대해 생계비를 포함한 신분보장으로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원하청 경계를 넘어 수천~수만 명의 하청 노동자 대대적인 조직화라는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지엠과 닮은꼴 현대중공업, 우리도 희망을 품자!

 

330초 날치기 주총은 지난해 카허 카젬 사장의 혼주총을 연상케 한다. 인적 분할, 물적 분할, 단어는 다르지만 결국 회사를 쪼개서 노동조합도 쪼개고 단체협약도 쪼개서 노동자의 힘을 쪼개려는 짓은 한국지엠과 현대중공업에서 완전히 똑같은 현상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 역시 연구법인 분리, 인천물류 폐쇄 소식을 들으며 지엠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현대중공업처럼 일어설 수 있다. 매번 반복되는 패배, 우울한 현실, 사업부 간 분열, 원하청 간 이질감 현대중공업에서도 이런 일이 3~4년 동안 지속됐지만 한마음회관 점거와 45일 전면파업은 역사의 물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젊은층이 활성화되며 전투적인 기풍이 되살아났고, 이제 그 흐름은 하청 노동자로까지 뻗어가기 시작했다.

 

620일 원하청 공동집회에 이어 626일 전국노동자대회가 울산에서 열린다. 대규모 희망퇴직, 법인 분리, 공장 폐쇄의 아픈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동지들을 만나러 가자. 그들의 기운을 한국지엠으로 옮겨 우리도 해보자! 경계를 넘어, 원하청 노동자 총단결로 악질 자본 지엠의 구조조정을 분쇄하기 위해!

 

 

[뒷면]

 

한계를 단 하나도 극복하지 못한 인천부품물류 폐쇄 저지투쟁 -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자본의 아픈 곳을 찌르자

 

 

65일 인천물류 조합원들은 이후 투쟁계획을 논의하고 부평공장 안으로 들어가서 농성하는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그동안 함께 싸워온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 당연히 비정규직은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답은 여기서 논의할 주제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비정규직은 함께 싸워온 동지들이다!

 

129일 지엠이 일방적으로 인천물류 폐쇄를 발표한 이후 인천물류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100일 넘게 함께 투쟁해왔다. 13명의 비정규직들은 비록 비정규직지회에 가입하는 결단은 하지 못했지만 피켓을 들고, 머리띠를 묶으며 생산직, 사무직과 함께 투쟁해왔다.

 

비정규직 해고를 용인한다면 비용절감이란 논리로 공격하는 지엠 자본에 맞서 정규직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천물류 사수투쟁은 비정규직의 손을 놓지 않을 때 절반은 이기고 시작하는 싸움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엠이 524일 이후로 인천물류를 폐쇄, 업무를 중단하고 63일부터는 정문까지 봉쇄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급해진 간부와 조합원들은 비정규직과 잡은 손을 사실상 놓았다. 부평공장에서 함께 농성하자는 제안도 없었다. 비정규직은 어쩌란 말인가.

 

네 차례나 시행된 희망퇴직

 

지엠은 인천물류 폐쇄 발표 이후 총 네 차례의 희망퇴직을 일방적으로 시행했다. 3월과 5월 인천물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하더니 6월 초에는 세종, 창원물류로 확대했고, 611일에는 VSSM(내수판매 및 서비스 부문) 사무직 전체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통보했다.

 

특히 특정 부문을 콕 찍어서 희망퇴직을 받고 남는 인원에 대해 전환배치하는 길이 뚫린다면 앞으로 직영정비 외주화, 창원 1교대 전환, 엔진 단종, 부서 통폐합 등 모든 경우에 동일한 방식의 공격이 일반화될 것이다.

 

그러나 지엠이 네 차례나 희망퇴직을 일방시행하고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이 변변한 저항을 조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부, 지회는 항의공문을 보내고,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말라는 성명만 발표했다. 최근에야 사무지회가 단협위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을 진행했을 뿐이다. 공문으로는, 말로는 희망퇴직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지 않았는가.

 

전열을 가다듬고 자본의 아픈 곳을 찌르자

 

완전한 계급적 배신으로 타락하지 않으려면, 인천물류 폐쇄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자본의 아픈 곳을 찌르자.

 

첫째, 비정규직과 함께 투쟁하자. 기왕 부평공장으로 농성 거점을 옮겼다면 인천물류 비정규직도 함께 농성대오로 참여시키고, 인천물류 사수, 총고용 쟁취 깃발을 높이 들자.

 

둘째, 내수와 수출 물량 상당부분을 담당하는 세종물류 타격과 조직화 작업에 집중하자. 지엠에게 세종물류는 중요한 거점인데, 여기가 공격당하는 것은 아플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과 단결하는 노동자들만이 정당한 명분을 가지고 더욱 과감하게 투쟁할 수 있고, 자본의 공격을 멈춰 세울 수 있다.

 

 

하청 모여라” - 함께 차별 극복에 대해 얘기하자

 

부평공장 곳곳에 유인물이 뿌려지고 소자보가 부착됐다. 이른바 하청 모여라소식지다. 하청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한 차별과 처우를 담아내고, 각기 다른 업체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차별도 소개한다.

 

소식지에는 안전을 위한답시고 하청 노동자의 전동차만 잡아대는 안전관리자에 대한 규탄이나 찜통더위를 견딜 방법을 하청업체 사장이 내놓으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익명의 소통 방으로 모이다

 

불만을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만들어졌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회사의 탄압과 눈치, 보복이 두려워 가입을 망설이는 노동자들은 익명의 소통 방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구성원들은 작업 중 겪는 애로사항이나 관리자에 대한 불만과 고민, 차별을 일삼는 한국지엠 원청에 대한 규탄 등의 내용을 털어놓기도 했다.

 

비정규직 차별이 판치는 공장

 

다들 쉬는 날 일했는데 하청이라고 특근처리 안 된다?” “먹을 거로 치졸하게 차별하느냐?” “한솥밥 먹고 똑같이 일했는데 잔업물량 하청주기 아까워 집에 가란다”, “더워 죽겠다. 에어컨을 달라”, “안전관리자가 아니라 하청잡이?” “하청낙인 찍는 지엠 마크 유니폼.

 

소식지를 통해 제기된 차별들이다. 계속해서 작업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공장 곳곳에 만연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통을 통해 차별을 넘자

 

우리가 관심을 갖고 불만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내일은 오늘보다 더 심한 차별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비정규직도 서러운데 하청이라고 더 차별하는 슬픈 현실을 이대로 방치할 텐가?

 

권리를 찾기 위해 익명의 소통 방에 제보하자. 서로의 불만을 소통하자. 현실 푸념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다면, 두텁기만 한 차별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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