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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 “정몽구의 바벨탑을 무너뜨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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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7,171회 2018-03-2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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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8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모비스 유인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일어나 비정규직노조를 결성하고 현자노조와 함께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쟁취하였다.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못하란 법이 어디 있는가! 그렇다! 우리의 요구를 당당하게 내걸고 싸워보자! 바로 지금이 기회다! 망설이지 말고 움츠리지 말고 비정규직노조로 단결하여 힘차게 투쟁하자! 모비스 비정규직 동지들! 용기를 가지고 힘차게 투쟁하며, 비정규직노조로 단결하자!! 승리는 그럴 때 우리의 것이 된다.”

 

200510월 현대모비스 2공장(매암동)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해고자의 외침: “현대모비스 노동강도는 가히 세계 최고, 최악의 수준이다. 두 사람이 일할 공정을 한 사람이 도맡아 해야 하고, 라인속도는 자동차 조립라인보다 훨씬 빠르다.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모듈을 생산하도록 강요받는 노예 같은 삶이 모비스 사내하청의 현실이다.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웁시다!”

 

20183 11일 현대모비스 울산지회 창립총회 자료집에 제시된 별도요구안: “연차 일방적 지정 및 소진 강요 금지 적정인력 확보 계약직 사원 전원 정규직화 냉난방 대책 마련 장애인 직원 소통방안(안전대피 표시, 전광판, 문서전달 등) 청소와 업무의 분리 일과 학습 병행교육 일방 강요 중단

 

변하지 않은 것과 변한 것

 

2003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깃발을 들고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당당하게 투쟁하자고 외친지 15년이 흘렀다.

 

강산이 한 번 반 바뀌는 동안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와 현실이다.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노동현실을 실미도’, ‘생지옥에 비유한다.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최저임금+몇 십 원의 저임금, 숨 막히는 현장통제와 비인간적이고 부당한 대우, 연월차도 맘대로 못 쓰는 무권리, 2명이 하는 일을 1~1.5명이 하는 살인적인 노동강도 등 지옥 같은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에 입대하기 전 젊은 노동자들을 하청업체 계약직으로 고용해 단물 쓴물 다 빨아먹고 내다 버린다. 군대 갔다 온 젊은 노동자들은 다시 가혹한 착취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해 소리 소문 없이 도망치듯 공장을 떠난다.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 20~30대가 70~80%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반면 정몽구 회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땀을 흡혈귀처럼 빨아들인 거대한 부의 바벨탑을 쌓아왔다. 2017년 현대모비스 매출액은 351,446억 원이고, 당기순이익은 15,787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몽구의 바벨탑은 아래로부터 무너져 내릴 운명에 처해 있다.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조 깃발을 들고 현대차 자본의 착취와 억압의 굴레를 뚫고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향한 반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희망을 일궈가는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

 

2017527일 현대모비스 화성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민주노조의 깃발을 들었다. 현대모비스 화성지회를 신호탄으로 1015일 아산공장, 201824일 광주공장, 210일 평택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건설했다. 그리고 2018311일 선발주자들의 노조건설 열기와 성공, 경험과 지원에 힘입어 현대모비스 울산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울산지회 창립총회를 열고 당당히 금속노동자들의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도미노처럼 민주노조를 건설해 나가는 다른 공장 노동자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을 것’, ‘우리도 노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노조건설의 꿈을 키워 왔다.

 

311일 울산지회 창립총회 뒤풀이에서 화성지회 안재연 지회장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얘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울산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못하고 있었는데, 지회장님과 다른 지회 동지들이 울산공장에 노조 깃발을 세워 새로운 희망을 줬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안재연 지회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어요. 다른 공장 지회 동지들과 울산공장 노동자들이 나서서 한 것이죠. 울산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을 때, 거리가 멀었지만 일단 만나려고 여기까지 왔어요. 그때 내려와 울산공장 함형길 동지(울산지회장)를 만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건설의 꿈을 이루는 출발은 한 통의 전화였고, 몇 달 만에 그 꿈은 이뤄졌다.

 

311일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울산지회 창립총회에서 지회규칙 제정, 임원 선출, 단체협약안을 확정했다. 그리고 노동조합 창립결의문을 채택하고 힘찬 출발을 결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화성지회, 아산지회, 광주지회, 평택지회, 광주부품사지회 간부와 조합원들, 그리고 현대차지부와 동진지회를 비롯한 울산지역 활동가들이 참석해 민주노조 건설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임금과 단체협약에 들어간 현대모비스 울산지회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은 현대자동차 옆 염포동(1공장)과 남구화학공단(매암동 2공장)에 위치하고 있다. 울산지회는 2공장에서 건설됐다. 6개 하청업체 350여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 약 3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1공장은 약 800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2공장에서 민주노조가 건설됐다는 소식을 접한 1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술렁였다. 하지만 곧바로 1공장으로 노조건설 불길이 옮겨 붙지 못했고, 사내하청 사장과 관리자들의 회유와 협박,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면서 잠시 주춤한 상태다.

 

현대모비스 울산지회는 민주노조 건설의 여세를 몰아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6개 업체 사장들에게 발송해 노조를 인정하게 만들었다. 상집간부 인선을 완료했고 326일 대의원 선거를 마치면 간부들이 구성된다. 조합원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창립총회 다음 날부터 상집간부와 조합원들은 매일 오전 61직 출근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지회는 326일 임금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상견례를 요구했다. 210일 건설된 평택지회가 임금과 단체협약 체결 건으로 쟁의조정신청을 한 것을 볼 때, 울산지회 투쟁이 어떤 길을 걸을지 아직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큰 꿈과 미래를 위해 거침없이 전진하길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샤시, 칵핏 모듈생산, 수출물류(울산), IP(천안), ABS(천안), A/S에서 약 1만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201712월 기준 비정규직이 약 7천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모듈생산 공장과 IP, ABS는 비정규직 공장이다. 충북 진천, 경남 창원공장은 정규직 공장이다. 울산 2공장에 노조가 건설돼 이제 비정규직 모듈공장은 울산1공장, 충주공장, 김천공장이 미조직 상태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되는 추세라면 나머지 모듈생산 공장들에 민주노조 깃발이 꽂히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번지고 있는 노조건설의 불길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즉각주문 생산방식(JIS: Just In Sequence)을 채택하고 있다. 이 점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한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힘은 현대기아차그룹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현대모비스 지회들이 한날한시에 공장을 멈춘다면, 현대기아차 공장도 그대로 멈출 수밖에 없다.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창립총회에서 밝힌 결의대로, 남아 있는 미조직 노동자들까지 민주노조로 결집시켜 공동투쟁, 공동파업의 깃발을 들며 거인의 위용을 드러내는 가슴 벅찬 날을 우리는 간절히 희망한다.



▶ 아래 내용은 현대모비스 울산지회 창립결의문입니다.

 

 

노동조합 창립결의문

 

우리는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 될 새시모듈을 생산한다. 소중한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그동안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해야 했다. 하청업체라는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으며 열심히 일하는 세월을 보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며 결코 차별해선 안 된다. 우리 모두는 소중하며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차별에 굴복하는 인생은 행복할 수 없다.

 

마침내 우리는 선배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헌법과 법률로 보장한 노동권의 주인이 되고자 여기 모였다.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열망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사용자의 온갖 방해를 뚫고 마침내 이 자리에 모였다.

 

단결하는 노동자는 결코 패배한 적이 없다. 우리는 선배 노동자들이 몸으로 보여준 단결불패의 교훈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확대하고 굳건하게 민주노조를 지켜 나가기 위한 열정을 모아 아래와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 삶은 누구도 대신 살수 없기에 각자 모두가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며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튼튼한 관계를 맺어 살맛나는 일터, 당당한 노동을 만들어 나갈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단결하는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깊이 새기며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굳건하게 단결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사측의 분열과 억압행위에 단호히 맞서 조합원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 나갈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노동권과 시민이 누려야 할 모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지역과 산업, 전국의 노동자와 연대하고 또 연대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노동조합 창립과 함께 압도적 다수의 동료들이 참여하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어떤 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조직력을 만들어 나갈 것을 결의한다.

 

하나, 조합원 각자가 노동조합의 주인이라는 점을 깊이 새기며 노동조합의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을 결의한다.

 

2018311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모비스 울산지회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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