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국제

“일해도 보람도 없는 노예 같은 세상”에 맞선 세계 노동자들의 행진

페이지 정보

오연홍 조회 8,431회 2019-05-01 09:20

첨부파일

본문

 

 

일해도 보람도 없는 노예 같은 세상은 싫어. 생각할 시간도 없고 살아가긴 너무 힘들어. 찬란한 햇빛 보고 싶고, 꽃내음도 맡고 싶네.” “여덟 시간은 일을 하고, 여덟 시간은 쉬고, 남은 여덟 시간 사람다운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은 오리.”

 

어느 노래의 가사 일부다. 오늘날 노동자의 현실과 감정이 잘 투영된 노랫말 같다. 하지만 이 노래는 요즘 나온 게 아니다. 이 노래의 원곡(“Eight Hours”)1860년대 말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절의 기원이 된 188651일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행진했다. ‘8시간 노동제를 위하여란 제목으로 한국에 번안 소개된 건 그로부터 100년쯤 지난 후다.

 

 

3e2ec9ee85af97c1dc4b30faffe3b3af_1556670004_7493.jpg
8시간 노동제를 상징하는 그림

 

 

그 뒤로 오랜 세월이 흘렀다. 자본주의가 번영의 시대를 거치면서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잔혹한 시대는 영원히 지나간 것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자본주의가 번영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노동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믿음만큼 헛된 망상도 없을 것이다.

 

2008년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온 세상의 자본가들에게 파괴적인 1929년 세계대공황을 상기시켰다. 자본주의 국가들이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재원을 쏟아부으며 총력전을 펼쳤다. 덕분에 20세기 초의 세계대공황처럼 폭발적인 사태 전개는 가까스로 막았지만, 그 대신 끝을 가늠하기 힘든 장기불황이 세계를 뒤덮었다.

 

국가권력이 자본가계급 내의 이쪽에 있든 저쪽에 있든(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따라서 좀 더 세련된 방식이든 거친 방식이든, 그들의 역할은 이 위기에서 자본주의를 구출하기 위해 노동자대중에게 끔찍한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이란 구호 아래 실제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최저임금 차등 적용, 탄력근로제 확대, 그리고 ILO 핵심협약을 빌미로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까지 추진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유한국당 같은 극우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를 두둔하기만 한다면, 결국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계급을 시궁창에 처넣을 것이다.

 

19세기 노동자들의 노래가 오늘날 노동자의 처지에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이 기괴한 현실을 두 눈 뜨고 직시해야 한다. 노동자가 독립적인 계급으로 뭉쳐 자본가들의 권력 전체에 맞서지 않는다면,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는 노동자의 삶을 수십 년 아니 백 년 이백 년 뒤로 내동댕이쳐 자신의 이윤을 보전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악 공격이 끈질기게 시도되는 지금, 노동절 집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 저들은 여덟 시간은 일을 하고, 여덟 시간은 쉬고, 남은 여덟 시간 사람다운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은커녕, 탄력근로제 확대로 더욱더 일해도 보람도 없는 노예같은 세상을 단단하게 고착시키려 한다.

 

자본가들과 문재인 정부의 공격을 물리치고 사람다운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다. 133년 전 51,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총파업 투쟁에 나서며 자본가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노동자들처럼.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Total 132건 8 페이지
국제
인터뷰/정리 오연홍 20/09/10 31,915
국제
오연홍 20/08/21 5,154
국제
오연홍 20/08/08 4,850
국제
옮긴이 양동민 20/06/25 5,047
국제
오연홍 20/06/12 5,720
국제
옮긴이 양동민 20/06/09 4,557
국제
옮긴이 사랑 20/06/03 5,429
국제
옮긴이 태형 20/06/02 5,625
국제
옮긴이 양동민 20/05/30 5,792
국제
옮긴이 양동민 20/05/27 5,136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