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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 나치가 썼던 청산가스로 노동자 시민 위협하는 현대제철, 이제 숨 쉬기도 두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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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1,967회 2019-04-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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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시안화수소를 내뿜고도 18개월이나 숨겼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시안화수소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물질로, 청산가스라고도 부른다. 과거 독일의 나치가 유대인 학살에 썼던 화학물질이다. 429일에는 미세먼지 저감장치가 망가졌는데도 이를 숨기고 5년 째 공장을 가동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12년간 36명의 노동자가 죽은 현대제철은 죽음의 공장으로 악명이 높다. 올해 220일에도 외주업체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 그런데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던 거다.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법정허용치 초과 배출건수는 18,435번에 이르렀다. 현대제철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생각을 물어봤다.

 

 

청산가스 배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전혀 몰랐다. 제철소라 쇳가루와 미세먼지가 날리고 그래서 작업할 때 마스크도 끼고 나름 내 몸을 완전히 보호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챙겼는데,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청산가스가 나왔다는 건 정말 충격이다. 공장 근처에 살고 있는 동료와 그 가족들도 상당히 많다. 산재사망 사고가 많이 나서 죽음의 공장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숨 쉬는 것조차도 두렵다.”

 

웃픈 농담이 있다. 쇳가루와 먼지가 몸에 쌓여 1년마다 1킬로가 늘어난다는. 당장에 나타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런데 앞으로 몇 년 흐르면 우리 몸에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걱정된다. 고로, 연주, 소결, 코크스 같은 원료들이 고온에 열화돼 발생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나 미세먼지가 나중에 우리 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아직 알 수 없다.”

 

전혀 몰랐다. 알갱이가 큰 분진이 공장 안팎에 쌓여 가는 걸 매일 눈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청산가스라니? 제철소에서 그런 게 나온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먼지야 눈에 보이니까 마스크라도 쓰는데, 청산가스 같은 건 웬만한 방독면 가지고도 안 된다. 그런 살인가스가 기준치 이상 나온다는 걸 알고도 방치했다니 어처구니없다. 현대다운 건가?”

 

몇 년 전에 전로에서 가스누출로 여러 명이 실려 간 적도 있다. 고로나 코크스, 전로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중에 주로 재사용하는 가스는 대충 알고 있지만, 그 외에 어떤 유해가스가 발생하는지는 거의 모른다. 알려주지도 않는다. 만약 유해가스가 나오는 공정에서 일하다가 중독돼 죽으면 왜 죽었는지 모를 수도 있는 거다. 그런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

 

지난 1일 환경부가 발표한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미세먼지 배출량 1위다.

 

현대제철의 미세먼지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만 걱정되는 게 아니다. 방송에서도 최고의 미세먼지 주범으로 제철소와 화력발전소를 꼽고 있다. 공장 안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수백 가지 오염물질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작업하고 있다. 컨베이어 등 각종 라인에서는 끊임없이 미세먼지가 새어나오고, 집진차량이 모아 싣고 온 초미세 코크스 분진은 재처리해서 규격화된 블럭이나 알갱이로 만들어야 할 텐데 차량에서 바로 코크스 야적장에 다시 쏟아 섞어버리기도 한다. 그게 바람에 날리면 수백 평 정도의 면적이 검은 안개에 뒤덮이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당진 시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란 걸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소결광을 만들고 저장하는 곳과 컨베이어 이동 중에 누설되는 먼지도 심해서 때로는 야적장이나 길이 잘 안 보일 때도 있다. 4년 전에 공장 안에서 길을 지나가다 찍은 사진속의 먼지는 누가 봐도 너무 심각해서 찍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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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지만 안개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수시로 어디선가 흘러 다니는 지독한 독가스 냄새를 맡을 때면 이곳의 노동자들은 자포자기한 생활에 젖어 그냥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조차 든다. 잔인하고 이기적인 경영자들은 노동자의 고통은 느끼지도 못하고 방관한다.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관계당국과 기업 간의 타협으로 모든 걸 적당히 덮고 지나가는 관행이 계속되는 한 노동자들의 죽음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현장 노동자뿐 아니라 모든 시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일이다.

 

현대제철은 입만 열면 친환경 제철소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제 정말 죽음의 공장이 됐다. 청산가스와 그 많은 미세먼지, 유독성 물질이 노동자와 주민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야 하는 문제다. 현장을 실제로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되풀이된다. 노동자들이 강제해야 한다. 투쟁해서라도 바꿔내야 한다.”

 

노동자가 죽어도 기껏 벌금 몇 천만 원, 많아야 몇 억이다. 벌금 얼마로 끝낼 일이 아니다. 특별근로감독에서 1,464, 종합안전보건진단에서 937, 자체안전점검에서 526건 등 총 2,927건의 위반사항이 지적됐다. 여기에 청산가스와 미세먼지 문제까지 추가하면 정말 이대로 가동되면 안 되는 공장 아닌가? 죽음의 외주화 문제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 컨베이어벨트 협착 사망사고 이후 낙광처리 인원을 증원한다더니 외주인력만 15명에서 25명으로 늘린다고 한다. 외주화 금지가 아니라 외주화 확대가 답이란 말인가?”

 

현대제철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충남도와 노동부가 현대제철의 범죄행위를 은폐, 비호해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않고 있다. 그들도 공범이다. 공범을 향한 투쟁이 절실하다. 현대제철 노동자들이 노동자 시민의 생명을 위해서 일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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