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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태안화력의 변화를 넘어 모든 현장의 안전을 위해!” 최규철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지부 태안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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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608회 2019-04-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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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한 덕분에 태안화력은 변화하고 있다.”(사진_노해투)

 

 

편집자 주  () 김용균 동지는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를 담당하는 한국발전기술 소속 노동자였다. 또 다른 하청업체 한전산업개발은 태안화력발전소 1~8호기를 담당한다. 한전산업개발 노동자들은 전국의 15개 발전소에서 일한다. 김용균 동지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함께 했다. 최규철 지회장 동지를 만나 김용균 동지 장례 이후 상황을 들었다.

 

 

김용균 동지 장례 이후 현장은 얼마나 변했나? 21조는 잘 지켜지고 있는가?

 

우리는 김용균 동지 사고가 나기 전까지 우리 업무가 21조로 해야 하는 업무인지도 정확히 몰랐다. 21조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했지만. 사고가 난 후 일부 포지션을 21조로 바꿨다. 인력이 충분히 충원되지 못했기 때문에 두 포지션을 한 포지션으로 묶었다. 두 포지션을 하려니 순찰 횟수는 줄고 순찰 구간은 늘어났다. 순찰 횟수가 줄다 보니 또 다른 설비 안전문제가 발생하리라 생각한다.

 

아직 모든 곳이 21조로 바뀌지 않은 이유는?

 

추가로 업무가 가중되는 몇 군데는 21조 근무를 요구했는데 발주사(태안화력)로부터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이유는 지금 발전 5사가 21조 근무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보고 여기는 21조 작업이 맞다, 안 맞다 결정할 것 같다. 결과가 나오려면 5개월 걸린다고 한다.

 

예전에는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짧게는 2, 길게는 한 달 정도 교육하고 현장에 투입했는데, 지금은 신입직원이 6개월 이내에는 단독근무를 할 수 없다. 그러면 상당한 기간 동안 21조 근무가 안 되는 곳이 남아 있게 된다. 이 기간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인원충원이 안 되는 문제도 있다. 한국전력기술의 경우 채용규모만큼 뽑히지 않았다고 들었다. 워낙 임금이 낮고 위험한 노동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해 준다면?

 

예전에도 특별근로감독이 여러 번 있었다. 노동자들은 유해위험요소나 설비개선요구를 많이 적어냈다. 하지만 바뀌는 게 없으니 시간이 갈수록 안 내려고 했다. A4 용지 아깝게 뭐 하러 하냐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석탄설비는 현재는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실제로 개선되니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컨베이어 벨트 주변에 안전펜스를 쳤는데 펜스가 너무 낮다, 어디는 개구부를 막아야 한다, 어디는 점검하는 체크 창이 개선돼야 한다, 이렇게 제기한다. 옆 동료가 하는 작업이 개선되는 걸 보고, 그러면 나도 개선할 게 있는데 하며 제기한다. 탈황이나 회처리 및 환경설비 등 다른 부서도 개선작업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는 소통이 잘 안 되다 보니 엇박자가 나고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 안전시설 개선은 나아지고 있다.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전에도 사망사고가 많이 났지만 대부분 투쟁 없이 보상으로만 끝났다. 이번에도 그랬으면 또 묻혔을 것이다. 유가족의 힘이 컸고, 사회단체와 발전노조, 그리고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 및 시민연대가 십시일반 투쟁한 결과라고 본다. 작년 말 바뀐 산업안전보건법의 영향도 있다고 본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한계도 많지만 어쨌든 개정을 계기로 원청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때문에 정부도 공공기관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문책하겠다고 했다. 이런 걸 의식하는 게 아닐까? 무엇보다 이번에 태안화력이 수천억 손실을 봤다고 한다. 그래서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사망사고가 나면 회사 존폐 문제가 걸린다는 걸 알았기에.

 

자회사 전환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는가?

 

조만간 연료운전환경과 경상정비 모두 노사전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한 노동자 측의 인원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이 아닌 직접고용을 바라고 있다. ·정 발표문에는 연료운전환경의 경우 ‘5개 발전사 전환 업무를 하나로 통합한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고 직접고용한다고 나와 있다.

 

운전부분은 당정청 협의로 공공기관 설립 정도까지 나왔는데, 정비부분은 업체의 반발도 심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용역계약이 종료되면 사업권을 회수하는 건데 정비업체들은 사적 재산운운하며 반발한다. 정규직 전환 협의체는 산자부든 뭐든 공공기관을 만들 수 있는 주체하고 교섭을 해야 한다. 당연히 교섭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와 발전사가 알아서 해주겠는가? 훨씬 더 큰 투쟁의 각오를 가져야 한다.

 

이미 자회사 전환이 된 시설, 청소, 경비 직종 노동자들의 상황은 어떤가?

 

자회사로 전환되면서 매년 계약을 다시 써야 하는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임금이 오히려 낮아진 노동자들이 있다고 한다. 자회사는 한계가 분명하다. 하지만 예전엔 여러 업체로 쪼개져 각개전투를 했다면 이제는 하나로 뭉쳐 교섭과 투쟁을 할 수 있다. 이미 자회사 전환이 된 노동자들도 같은 공공운수노조 소속이다. 지금은 일정한 부분만 공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연대를 더 많이 해야 한다.

 

김용균 동지 투쟁을 하면서 느낀 민주노조에 대한 생각은?

 

한전산업개발은 한국노총이 다수고 우리가 소수다. 그래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노조라면 우리 발전노조가 하는 일이 맞는 것 같다. 민주노총이 진짜 노조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한국노총이 하든 안 하든 경쟁입찰 폐지 투쟁과 온전한 직고용 투쟁을 해왔다.

 

김용균 동지가 같은 회사는 아니었지만 우리 일이라 생각하고 했다. 엄동설한의 투쟁이라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직접 연대투쟁을 함께하고, 서울 투쟁현장을 다녀온 조합원들은 많이 느꼈다고 한다. ‘괜히 갔어가 아니라 가보니 다르다고 얘기했다. 유가족에게 감사드리고, 하나가 돼 함께 싸운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김용균 동지 죽음 이후에도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이 죽는다.

 

원청에게 책임을 물어야만 한다. 발전소의 경우 수많은 외주업체가 들어오는데 이 외주업체는 전체 상황을 알 수 없다. 노동자들 보고 여기 일이 있으니까 그냥 가서 하라는 식이다. 설비들이 정지돼 있어야 하는데 그걸 알기 어렵다. 정규직, 1차 하청, 외주업체 이렇게 나뉘어 있으면 근본적으로 소통이 어렵다. 이게 근본적 한계다.

 

원청이 총괄책임을 져야 한다. 뒤집어보면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 돼야 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외주화를 하는데, 외주화는 사람도 죽이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앞으로의 바람과 각오는?

 

태안화력은 많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태안화력의 변화에서 멈출 수 없다. 여기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장이 안전해야 한다. 모든 설비와 현장이 안전해야 하고 근무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규칙은 현장에 접목돼야 된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활용하기 좋아야 한다. 태안화력 내의 노사정 안전TF팀 운영 사례를 많이 활용했으면 한다. 우리도 태안화력을 바꾸고 더 널리 알리겠다.

 

()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활동이 시작됐는데, 이 위원회의 활동도 중요하다. 각 발전소로 들어가 실태를 파악할 것이다. 이번 김용균 투쟁 때 유가족의 역할이 컸다. 많은 사람이 재발 방지를 위해 죽자사자 노력했다.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뒤로 물러서지 않고 대응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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