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

여전히 진행 중인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정부만의 실패가 아니라 이 체제의 실패

페이지 정보

이용덕 조회 7,427회 2019-04-16 19:16

본문



690d09b2c172bfaacbc433c59facad2a_1555409539_7252.jpg
세월호 참사는 단지 박근혜 정부의 실패가 아니라 이 체제의 실패였다.



5년 전 416, 한국사회는 슬픔과 분노로 뒤덮였다. 304명은 마지막까지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다 너무나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참사는 하루아침에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다. 청해진해운은 과적을 일삼으며 노동자들에게 위험한 배를 몰게 했다. 그렇게 한 번 과적할 때마다 최대 7,000만 원의 수임료를 벌어들였다. 취항 이후 과적으로 벌어들인 이득은 총 29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노동자들이 세월호의 복원력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청해진해운은 자꾸 그런 소리 하면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승무원 33명 중 19명이 비정규직이었다. 23일 일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의 임금은 고작 117,000원이었다.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안전교육도 받지 못했다.

 

정부는 자본의 업무 대행자에 불과했다. 자본가의 이윤 획득을 돕기 위해 규제완화를 밀어붙였다. 이명박 정부는 선박 연령을 25년에서 30년으로 늘려 세월호라는 낡은 배가 운항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위험의 외주화로 안전을 내팽개쳤다.

 

박근혜 정부는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았다. 구조를 위한 어떤 단호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구조를 방해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절체절명의 위급한 상황 앞에서도 영상부터 띄우라고 했다. 박근혜는 실종자 전원이 선체에 갇혀 있는 것도 모르고 구명조끼를 입었는데 왜 발견이 안 되냐는 엉뚱한 질문이나 했다. 밝혀야 할 게 많이 남아 있다. 그런데도 서울고등법원은 세월호 참사 관련 청와대 문서 목록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호받아야 해서 최장 30년 동안 열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과연 이 사회는 바뀌었는가?

 

2년 전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다. 민주당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세월호 수사권, 기소권도 야합하고 박근혜 탄핵에도 반대해 민중의 질타를 받았던 민주당 정부가 쉽게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극우세력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고, 다른 정치세력들이 민주당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직 노동자운동은 촛불항쟁을 주도할 전망과 태세,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권교체 이후에도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제천 화재참사 등 끔찍한 참사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세월호를 닮은 이 사회의 수많은 공장과 사무실에서 여전히 한 해 2,000명 넘는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다! 작년 태안화력에서 비참하게 목숨을 잃은 김용균 동지를 보라. 현대제철, KCC, 한화 등 수많은 공장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노동자의 죽음을 보라.

 

문재인 정부는 가난한 노동자 민중의 고통을 해결하기는커녕 최저임금제 개악,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밀어붙이며 더 지독한 고통을 불러오고 있다. 자본가들은 한국지엠, 금호타이어, 현대중공업 등 수많은 현장에서 살인적인 구조조정을 퍼부었고, 지금도 퍼붓고 있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경제위기의 대가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수백만 노동자의 삶은 실질적으로 변한 게 없다. 가난한 민중은 하루하루 붕괴하고 있다. 야만의 한국사회는 OECD 국가 중에서 13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또 다른 형태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본주의 호에서 탈출할 준비를!

 

세월호 참사는 이 체제의 착취, 모순, 비리, 부패 등이 켜켜이 쌓여 일어났다. 단지 박근혜 정부의 실패가 아니라 이 체제의 실패였다. 참사는 되풀이되고 있다. 자본가들은 이 사회를 이끌 자격이 없다. 한시라도 빨리 자본주의 호에서 내릴 준비를 해야 한다.

 

자본주의가 불러오는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노동자들의 투쟁능력이다.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쟁취한다면 누구라도 당당하게 위험을 고발할 것이다. 안전대책 수립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힘을 하나로 모아 문재인 정부와 자본가들의 공격에 맞서자. 외주화 저지, 구조조정 저지,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자. 원청 사용자성 쟁취, 복수노조 자율교섭권 보장, 업무방해죄 적용금지, 손해배상 및 가압류 폐지, 필수유지업무제도 폐지 등 노동자계급의 사활적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자.

 

기울고 있는 자본주의 호에 더 이상 매달리지 말자. 이윤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운영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전진하자. 304명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노동자 민중이 자본가들의 이윤을 위해 쓰러지지 않도록.

 

 

반드시 기억해야 할 노동자들

 


세월호 참사 때 자신만 살기 위해 도망친 비겁한 노동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를 위해 목숨을 바친 노동자들도 있었다.

 

승무원 고 박지영씨는 너희들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 선원이 마지막이야라고 말하면서 임무를 다했다. 사무장 양대홍씨도 지금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 은행통장에 돈이 있으니 큰아들 학비 내라고 말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기간제 교사 김초원, 이지혜씨를 비롯해 열두 명의 교사 노동자가 목숨을 바쳤다. 배에 타고 있던 배관설비 노동자가 수십 명을 구조했고, 어민들도 빠르게 달려와 많은 사람을 구했다. 민간 잠수사들도 목숨을 걸고 수색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단지 위험 앞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불쌍한 존재가 아니다. 피치 못할 재난 앞에서도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버팀목이다. 나아가 노동자들은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과적, 불법증축, 부실검사, 허술한 결박, 무리한 운행을 막을 수 있다. 외주화, 민영화, 비정규직화를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계급, 그래서 노동자 민중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이다. 목숨을 바친 노동자들은 더 나은 사장, 더 나은 대통령이 아니라 노동자 스스로가 현장과 사회를 운영해야 할 정당한 이유를 분명히 보여줬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노동자들은 이 질문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노동자운동은 누구의 모습을 따르고 있는가? 도망친 선장과 일부 선원의 모습인가, 아니면 승객들을 살리기 위해 헌신했던 선원들의 모습인가? 위험하고 고된 일을 비정규직에게 떠넘기고,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의 고통에 눈감는 노동자는 누구를 따르고 있는가? 실업과 불안정노동에 시달리는 수많은 젊은이를 외면하는 노동자운동은 과연 누구의 모습인가?

  

 

<가자! 노동해방> 텔레그램 채널을 구독하시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스마트폰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검색창에서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을 검색해 채널에 들어오시면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노동해방투쟁연대)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