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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분노와 투쟁의 목소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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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888회 2019-04-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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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덤프, 대리운전, 학습지, 보험설계사, 간병인 등 2만여 명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413일 서울에 모였다. 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 보장, 노조법 2조 개정, ILO 협약 즉각 비준을 외쳤다. 노동자들은 힘차게 행진하면서 기세를 보여줬다.

 

260만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동자이면서도 형식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도 보장받지 못한다.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3권도 누리지 못한다. 4대 보험도 적용이 안 된다. 그래서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해 20년 동안 싸웠다.

 

대선 전인 20172월 문재인은 <주간 문재인> 매체를 통해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3권 보장을 약속했다. “이상한 사장님들 제 자리를 찾아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ILO 협약 비준도 공약이었다. 그러나 2년이 흘렀지만 변한 게 없다. 오히려 특수고용 노동자는 계속 늘어났다. 자본가들이 고용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의 단결을 가로막는 데 이 제도처럼 좋은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ILO 협약 비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올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그런데 정부는 ILO 협약 비준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아 온갖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렇다면 특수고용 노동자들도 노동개악에 맞선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특수고용 노동자의 완전한 노동3권 쟁취를 전체 노동자의 실질적 요구로 만들어야 문재인 정부를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 총궐기대회가 열린 413일 투쟁의 현장에서 건설, 화물, 학습지 동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설노조 건설기계 충남지부 조합원 동지로부터

 

정부와 사장들은 덤프 노동자를 개인사업자라고 우긴다. 그런데 우리는 현장에 딱 투입되는 순간 끝날 때까지 소장과 관리자의 지시를 받는다. 이게 노동자지 누가 노동자냐? 개인사업자처럼 쉬고 싶을 때 쉬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없다.

 

1년 매출이 많다고 하는데, 여름 장마철과 동절기에는 일 없는 날이 더 많다. 기름 값 빼고, 운영비 빼고 뭐 빼면 1년에 실제로 버는 돈은 4,000만 원도 안 된다.

 

노동자가 아니니까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죽도록 투쟁해서 건설사 소장하고 협약을 체결해도 소용이 없다. 건설사가 다음날 협약을 깨도 아무 문제가 없다.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무시하면 그만이다.

 

체불임금 문제도 심각하다. 원청과 하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 법대로라면 원청에서 돈이 나갈 때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건지 다 확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개인사업주라는 이유로 그것도 열외다. 체불임금 해결이 어렵다. 힘들게 투쟁하고 사무실이라도 점거해야 돈을 받을 수 있는데, 사장이나 노동부는 우리보고 체불임금의 80%70%만 받으라고 한다.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노동자가 산재의 모든 책임을 진다. 노동자 책임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 때문에 산재가 발생했는데 모든 걸 우리한테 떠넘긴다. 수억 원 되는 차가 자빠졌다고 보자. 우리 사무실에 있는 노동자도 견적이 1억 나왔다. 1억이 어디 있는가? 할부 내기도 어려운데. 방법이 없다. 이 모든 걸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노동기본권을 쟁취해야 한다. 노동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너무나 절박하고 소중하다.

 

문재인 당선 때 많은 덤프 노동자가 좋아했다. 특수고용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해준다고 했으니까. 우리가 드디어 꿈을 이루는구나 했다. 그런데 하나도 바뀐 게 없다.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는가?”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합원 동지로부터

 

현장에서 싸움을 하다보면 사측은 교섭도 나오지 않는다. 너희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너희하고 교섭할 의무가 없다는 식이다. 화물연대를 무시한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 노동자다. 사측이 일을 시킨다. 예를 들어 대우전자가 운송사를 거쳐 우리에게 일을 내려준다. 우리는 대우전자가 주기적, 고정적으로 내리는 오더를 받고 일을 한다.

 

그런데 우리가 운송료 문제와 노동조건을 제기하면 자본은 운송사에서 알아봐라,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무시한다. 현장에서 차를 대는 문제나 휴게실 문제를 제기하면, 너희는 개인사업자이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도 아닌데 왜 문제제기를 하냐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최저입찰제다. 운송료를 가장 싸게 제시하는 운송사하고 계약을 맺는다. 그렇게 해서 우리 운송료를 떨어뜨린다.

 

지난 3월 화물연대 광주지부 대우전자분회 투쟁이 있었다. 대우전자 수출물량 납품하는 노동자들이 2년 전부터 노조활동을 했는데, 내수물량 납품하는 노동자들은 노조 가입을 하지 않았다. 내수 운송사들은 엄청난 갑질을 했다. 편파 배차와 차별이 엄청 심했다. 몇 년간 참았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최근에 내수납품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했다.

 

3월 초부터 대우전자에 공문을 공식적으로 보냈다. 한 달 가까이 아침마다 선전전을 했다. 마지막 공문을 보냈는데도 대우전자는 대화에 나오지 않았다. 앞잡이인 운송사를 내보내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었다. 그래서 327일인가 총력결의대회를 마치고 저녁에 차로 대우전자 주변을 에워쌌다. 내수차, 수출차 할 것 없이 대우전자 주변을 에워쌌다. 물류 차들 하나도 이동 못하게.

 

그렇게 이틀간 파업을 해서 승리를 쟁취했다. 대체차량이 들어오질 않았다. 대우전자 운송료에 문제가 있다는 걸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준비를 착실히 했고 과감하게 싸워 승리했다. 운송료를 인상했고, 휴게실 문제도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고 화물연대를 인정받았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오수영 동지로부터

 

학습지교사들이 투쟁해온지 20년이다. 그동안 수많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하고, 심지어 노동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설립필증을 내준 정부도, 사법기관인 검찰도 법원도 노동조합을 노동조합이 아니라 했고, 단체협약은 지킬 의무가 없으며 부당해고를 정당한 계약해지라고 했다.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해 거리농성, 단식, 고공농성 안해본 것 없이 싸워서 우리의 힘으로 단체협약을 되찾고 노조할 권리를 되찾았다. 뒤늦게 대법원이 작년 615일 학습지교사의 노조할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학습지 업계 1, 2위를 다투는 대교와 구몬에 교섭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재능교사와 구몬, 대교 교사는 일하는 조건이 다르기에 대교, 구몬 교사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말뿐이었다. 또다시 지리한 법정다툼을 진행하고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다.

 

어느 한 직종과 한 사업장의 힘만으로 노동기본권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없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특수고용직군은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건설기계, 화물차 운전사 등 손가락에 꼽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앱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노동자들이 정부통계만으로도 50만을 넘어섰다. 굳이 노동통제를 하지 않아도 평점과 후기에 목숨이 왔다갔다하며 쉼 없이 일하고 달리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많이 깨지고 넘어지며 여기까지 왔다. 이제 우리 사업장, 우리 직종의 요구를 뛰어 넘어 완전한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투쟁에 나섰다.

 

오늘(413)은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 전속성이 없는 노동자들, 노동조합의 힘이 없는 노동자들, 노동자로 불리지 못하는 노동자의 단일한 요구, 노조법 2조 개정을 걸고 투쟁한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 모두는 4.13 총력투쟁까지 힘차게 달려왔다. 여기가 종착지가 아니란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오늘까지 모은 결의와 각오로 6ILO 100주년 총회 전에 반드시 노조할 권리 쟁취를 위해 현장에서 거리에서 국회에서 힘차게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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