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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사회공헌’ 미담의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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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조회 7,921회 2019-03-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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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LG전자가 전국의 초, , 고등학교에 공기청정기 1만 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150억 원 규모의 통 큰 기부다. 미세먼지가 최악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LG 자본의 사회공헌활동은 큰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 사실은 이낙연 총리의 SNS를 통해 먼저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때마침 문재인은 학교 내 미세먼지 문제를 지적하며 지원 방안을 거론했다. LG그룹 권영수 부회장은 총리와의 면담에서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공기청정기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자본이 이렇게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우애를 과시하는 것은 결코 낯선 광경이 아니다.

 

기부가 아니라 투자

 

LG 자본의 입장에서 150억 원 상당의 거액이 들어갔지만, 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상품홍보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다. 이윤에 눈이 먼 자본가들에게 공짜는 없는 법이다. 공기청정기 지원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엄연히 투자다.

 

LG그룹의 다른 사회공헌활동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이전에도 빅데이터, AR(증강현실) IT 신기술을 결합한 자사의 교육프로그램을 전국의 중, 고등학교에 무상으로 지원하고 운영해왔다. LG생활건강은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뷰티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해왔다. 이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 있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지원의 탈을 쓰고 이뤄지는 일들은 고스란히 자기 자본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 자신들의 상품을 소비할 수요자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들 스스로도 이런 활동을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재벌 대기업이 공기청정기 지원사업 같은 것을 훈훈한 미담으로 포장하고 자신들이 마치 사회 전체의 발전에 공헌하는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구역질나는 위선이 아닐 수 없다.

 

위선의 가면을 벗기는 노동자들

 

노동자들의 투쟁과 마주치는 순간 저 자본가들의 훈훈한 미담같은 것들은 거추장스러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본성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는 2010년 한국음료를 인수해서 자사의 음료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인수 당시 경영진은 코카콜라 노동자들의 처우와 비슷하게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무엇 하나 지키지 않았다. 8년여 동안 참아왔던 노동자들은 마침내 20184월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임금이나 노동조건은 둘째 치더라도 먼저 타임오프 인정, 노조 사무실 제공 등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회사, 손자회사 같은 형식으로 노동조건 개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본은 노동자 감시를 위해 공장 내 CCTV를 대거 설치하는 등 탄압에는 한껏 열을 올리고 있다. 단지 노조활동 보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기 위해 160일 넘게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20일 넘도록 단식투쟁을 해야 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인가?

 

이렇게 안으로는 노동자의 기본권을 짓밟고 밖으로는 훈훈한 사회공헌 미담을 퍼뜨리는 저들의 행태에 대해 구역질나는 위선이라고 부르는 게 과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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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료는 코카콜라, 토레타, 씨그램 등을 만드는 코카콜라의 자회사다. 그리고 코카콜라는 2007LG생활건강에 인수된 자회사다. 코카콜라는 2010년 한국음료를 인수하며 50% 이상의 노동자를 하청으로 전환했고, 살아남은 노동자들에겐 코카콜라의 80% 수준의 임금을 주겠다고 꼬드겼다. 그러나 8년째 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는 나아진 게 없다.

 

지난해 4월 노동조합(화학섬유산업노조 한국음료지회)을 만들고 20여 차례의 교섭 끝에 지난해 10월부터 전면파업을 시작했다. 30여 명의 조합원 전원이 전북 남원에서 상경해 LG그룹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도 했다.

 

하지만 회사는 임금인상은커녕 노조조차 인정하지 않으며 탄압과 무시로 일관했다. 이에 36일부터 조합원 다섯 명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인간존중, 정도경영을 내세우며 그럴듯하게 포장한 기업 이미지와는 달리 이렇게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하는 LG. 그래서 단식투쟁 20일을 넘긴 한국음료 노동자들은 절대로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힘차게 말한

사진/설명_홍희자 서울성모병원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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