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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자본주의, 타락하고 잔인한 체제 - 버닝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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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944회 2019-03-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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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연예인, 특정 업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1억짜리 양주세트가 팔린다. 하루 테이블 이용료가 25천만 원까지 오른다. 노동자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 가난한 사람에 대한 모욕도 이만한 모욕이 없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여성에 대한 잔인한 범죄다. 고액 손님들은 여성을 물건처럼 소비했다. 클럽 영업직원들은 여성들에게 약물을 몰래 먹여 VIP에게 갖다 바쳤다. 여성은 사냥감에 불과했다. 정준영을 비롯한 연예인들과 부유층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강간범죄를 즐기고 불법촬영 동영상을 공유했다.

 

가차 없는 응징과 처벌

 

노동자 민중의 분노가 들끓었다. 고 장자연씨가 당한 일에 대한 윤지오씨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조선일보> 사장을 비롯한 정재계 거물들의 성착취, 성폭력 사건도 다시 부각됐다. 김학의 성착취, 성폭력 사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동안 법무부는 이 두 사건에 대한 새로운 의혹과 증언이 쏟아졌는데도 과거사위원회의 활동기한 연장에 반대했다. 과거사위 간사를 맡은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활동기한 연장 요구에 사표를 쓰겠다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법무부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과거사위 활동기간을 두 달 연장했다.

 

318일 문재인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이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의 현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했다.

 

문재인이 직접 나서고 법무부가 태도를 바꾼 이유는 끓어오른 노동자 민중의 분노 때문이다. ‘장자연씨의 수사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은 이틀 만에 7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배자들과 특권층의 어마어마한 범죄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정부와 자본주의 사회 자체를 겨눌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했다. 자본가들 역시 정부가 빨리 이 문제를 수습해 자신들의 권위를 회복시켜 주길 바랄 것이다. 이 사건들이 부르주아 전체의 권위를 워낙 많이 손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의 자신만만한 결의가 무색하게, 지난 19일 법원은 클럽 버닝썬 대표 이문호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주당은 특검을 얘기하면서도 버닝썬 특검은 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윤모 총경이 연예인 비호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인가?

 

문재인 정부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이 사건들의 실체와 진실은 반드시 규명돼야 하고, 모든 범죄자는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과거사위 활동기한을 무기한으로 연장하지 못할 이유가 없으며, 특검을 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 수단은 지배자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따라서 한계도 분명하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범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모든 유형의 여성억압과 성폭력,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공권력에 대한 가차 없는 응징과 처벌 없이 이 사회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구조의 문제, 그 구조는 무엇인가?

 

썩어빠진 자본주의는 인간의 성을 사고 파는 성노예제도를 유지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 자본주의는 겉으로는 성산업을 일부 불법화하는 모습을 취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성상품화, 성산업으로 노동자 민중을 우민화하고 길들이는 커다란 정치적 이득을 얻고 있다. 자본주의 문화산업, 광고산업은 매일매일 여성의 몸을 눈요깃감으로 상품화한다.

 

자본가들은 더 이상 생산적 기능을 하지 않는다. 대다수 자본가들은 부동산, 주식, 채권, 선물, 환투기, 금융이자배당, 건물임대료, 뇌물수수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해서 먹고사는 여러 착취자들도 거대한 룸펜군을 이룬다.

 

청년기의 자본가들은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청교도적 도덕을 발전시켰다. 그들이 아직은 생산적인 활동에 관여하고 단순한 기생자들이 아니었을 때, 자본가들은 토지소유자들, 봉건귀족들의 방종과 타락을 조소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반동화가 심화되면서 자본가계급은 기생분자로 전락했다. 기생분자로 전락한 자들 속에서 남아도는 시간과 주체할 수 없는 돈을 오직 동물적 욕구의 충족에 쓰려는 자들이 생겨난다.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동물로 퇴보했다.

 

어떻게 여자(또는 남자)를 자신의 쾌락을 위한 도구로 쓸 것인가가 그들의 주요 관심사다. 마약이 파고들며, 변태적 성관계는 극단으로 나아간다. 그들은 서슴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돈과 권력으로 대충 무마하면 되기 때문이다. ‘버닝썬에서 일어난 일은 자본주의가 전면화시킨 성상품화, 자본가계급의 위선과 문화적인 타락, 그리고 그들이 타락하면서 사회에 쏟아낸 찌꺼기를 응집적으로 보여준다.

 

타락한 노동자도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없다

 

왜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한 자본가계급이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며 우리 사회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가? 왜 그들이 온갖 부와 권력을 독점해야 하는가?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 그런데 저들의 찌꺼기를 받아들여 타락한 노동자 역시 마찬가지다. 착취와 억압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이 누군가를 억압하면서 자신을 해방시킬 수는 없다.

 

마르크스는 노동자운동에 대해, 노동자 스스로의 운동을 통해 자본주의가 자기 몸속에 심어놓은 낡은 오물을 토해내고 새로운 공동체적 주체로 탄생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자기 내부에 침투한 자본주의적 요소에 맞선 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노동자운동은 결코 결정적인 도약에 성공할 수 없다. 여성 노동자들과 남성 노동자들이 하나의 대열로 계급적으로 단결할 수 없다면, 즉 노동자계급 내의 모든 차별과 허위의식을 걷어낼 수 없다면 애당초 노동해방이란 가능하지 않다.

 

인간을 돈으로 사고,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행위가 왜 문제인지 답은 분명하다. 단체카톡방에서 불법촬영 동영상을 공유하는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분명하다. 노동자운동에서 여성에 대한 모든 편견과 무시는 가장 강력한 반대를 만나야 한다. 모든 성차별, 성폭력은 단호하게 격퇴돼야 한다.

 

자본주의의 부패, 가진 자들의 타락과 범죄는 여성에게 커다란 타격을 가하고 있다. 출구 없는 잔인한 사회에서 수많은 여성이 희생당하고 있다. 노동자계급은 방관자 또는 공모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출구를 여는 개척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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