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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부에 적신호가 켜졌다! 31대 대의원선거 결과가 현대중공업 활동가들에게 요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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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6,491회 2019-03-1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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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여한 현장 활동가들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확실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현대중공업 자본은 2018년 상하반기에 희망퇴직, 휴업과 휴직, 정규직 일자리 아웃소싱, 휴직자 강제교육 등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에 맞서 현대중공업지부는 7월 19~24일 시한부 전면파업에 나서기도 했으나, 자본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 2019년 2월 20일 임금과 단체협약은 마무리되고 2월 26~28일 31대 대의원선거가 진행됐다.  

 

31대 대의원선거는 30대와 다른 선택을 했다. 대의원선거에서 드러난 결과가 현장 노동자들의 정서와 의식을 100% 표현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18년 구조조정에서 패배한 결과가 현장 노동자들의 정서와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그것은 31대 대의원선거라는 ‘창’을 들여다보면 확인할 수 있다. 

 

과거와 달라진 현장 노동자들의 선택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2013년 민주노조 재건 이후 줄곧 민주파로 여기는 후보들을 60% 넘게 대의원으로 당선시켰다. 2017년 10월 31일 임원선거에서 박근태 후보조를 선출한 현장 노동자들은 12월 초에 치른 30대 대의원선거에서도 민주파로 판단되는 대의원을 60% 넘게 선출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31대 대의원선거에서 과거와 다른 정서와 의식을 보여줬다. 사고선거구를 제외하고 104개 선거구에서 민주파로 분류되는 출마자가 50% 이하로 당선됐다. 현장조직인 ‘투쟁하는 노동자함성’과 ‘전진하는 노동자회’, ‘분과동지회’, 무소속 일부까지 합쳐서 겨우 50%에 근접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을 조직하는 데 앞장섰던 현장 활동가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지부는 희망퇴직, 휴업과 휴직, 강제교육 등 어느 것 하나 막아내지 못했다. 조합원들은 많이 위축됐다. 먹고 사는 문제로 잔업과 특근에 매달리면서 사측의 현장통제력도 강화됐다. 이번 선거에서 지지도가 떨어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부와 현장 활동가에 대한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커져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비슷한 이유인데, 중요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지부가 투쟁을 외쳤지만 조합원들은 항상 회사가 원하는 대로 됐다며 실망했다. 그러니 속 시끄러운 집행부 쪽이 아닌 다른 후보를 뽑은 것이라 생각한다.”

  

“셋째로 이번 선거에서도 사측의 개입이 심했다. 지난 부당노동행위 문제를 철저히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작용했을 거라 본다.”

 

역대 대의원선거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민주적 후보들에게 보여주었던 지지와 신뢰는 31대 대의원선거에서 10% 이상 떨어져 나갔다. 이것은 현장 노동자들이 민주파로 여겨졌던 현장 활동가들을 외면하고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다. 민주노조 재건 이후 대의원선거에서 민주적 후보가 50%를 넘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선거결과가 보여주는 현장실천의 중요성 

 

각 분과의 대의원선거 결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보여줬다. “투쟁하는 노동자함성”과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다수가 참여한 2분과, 5분과, 해양 분과에서는 민주적 후보들이 50~80% 이상 당선되었다. 그러나 투쟁과정에서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여하지 않은 일렉트릭분과와 지원설계분과, 소수가 참여한 엔진분과에서는 민주적 후보가 거의 당선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이 단락은 3월 13일자 <가자! 노동해방>에 실린 기사에서 약간 수정됐습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원문에서 ‘플랜트분과’를 지우고 문구를 재정리했습니다.)

 

“일렉트릭의 경우 작년에 희망퇴직, 휴업, 교육, 아웃소싱 등 사측의 거센 구조조정이 있었다. 그때 지부와 현장 대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않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민주파라는 대의원들에게 실망감을 표현한 것으로 판단한다. 엔진의 경우,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이 덜한 곳이다. 또한 민주파의 조직적인 현장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곳이다. 이런 상황이어서 민주파가 거의 당선되지 않았다고 본다.”

 

각 분과 대의원선거 결과는 ▲현장 활동가들이 투쟁과정에서 보여준 헌신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올바르고 분명한 입장 표명, ▲조직적인 현장실천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 즉 현장 활동가들의 일관되고 책임성 있는 실천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것이 현장 노동자들의 정서와 의식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의 공동실천

 

2018년 12월 31일 최초 잠정합의안이 나왔을 때, 부결투쟁 과정에서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이 등장했다. 이후 부결투쟁의 정당성을 알리는 선전물을 3차례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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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대 대의원선거에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가했던 24명의 현장 활동가와 노동자들이 출마했다. 그 결과 3개 구역을 제외하고 21개 구역에서 대의원에 당선됐다. 민주파로 분류한 당선자(50여 명) 중 약 40% 이상 당선된 것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 번이라도 선전물에 기명한 현장 활동가 24명이 대의원선거에 나갔다. 그 중에 3명이 떨어졌고 21명이 당선됐다. 대의원 당선자 중에 기명 활동가들이 대부분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좀 적게 나온 경우도 다른 당선자들보다 다수표를 얻었다. 기명 활동가들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확실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가한 대다수의 현장 활동가들은 노동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가한 현장 활동가들이 각 현장조직에 갇히지 않고 더 광범하고 더 조직적으로 공동투쟁을 전개하며 민주적, 전투적, 계급적 대안 지도력의 면모를 갖춰 나간다면,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지부를 일으켜 세우는 중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결과가 현장 활동가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

 

31대 대의원선거 결과는 현대중공업지부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뜻한다. 2019년 임금투쟁과 대우조선 인수합병에 따른 거대한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이 있지만, 2018년 투쟁을 돌아보면 다음 임원선거와 대의원선거에서 민주적 경향이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

 

현재 새로운 대안 지도력의 씨앗은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 속에서 발화하고 있다.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가하는 현장 활동가와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정규직의 임금현안을 넘어서는 보다 전투적이고 계급적인 공동실천으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

 

‘노동법개악 저지투쟁을 위한 서명자 일동’,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구조조정 반대와 총고용 보장을 위한 서명자 일동’,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서명자 일동’ 등 중대한 사안에 대한 공동실천을 이어나가자! 그 공동실천의 열기가 분출하는 한가운데에서 현대중공업지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 지도력의 희망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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