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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투쟁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무엇을 제기하는가 - 현장에서 솟구치는 민주적, 전투적, 계급적 대안 지도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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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6,415회 2019-02-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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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장에 뿌려진 유인물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2016~17년 투쟁에서 패배한 후 투쟁전열을 갖추지도 못한 채 2018년 임금·단체협약 투쟁에 나서야 했다. 자본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노동자들을 공격했다.

 

201837일 파업에 참여한 200여 명을 선별해 10주 휴직과 교육으로 내몰았다. 330일 현대중공업 지주회사를 출범시켰고, 43일에는 근속 10년 이상 사무기술직(400)과 생산기술직(2,000)의 희망퇴직과 만 55세 이상 조기정년퇴직제 시행을 발표했다.

 

게다가 420일에는 기본급 동결, 경영정상화 시까지 기본급 20% 반납, 단체협약 32개 조항 개악까지 제시했다. 이처럼 2018년 투쟁은 강제휴직과 교육, 2,400명 감축 등 자본의 거센 구조조정과 함께 시작됐다.

 

메가톤급 구조조정 앞에 서다

 

20184월부터 시작한 투쟁은 11개월의 장기전이었다.

 

4월 해양사업부 인력구조조정 저지실패

5~6월 투쟁 실종

7월 정규직 공정 아웃소싱, 자회사 전환, 희망퇴직

719~24일 전면파업

8~9월 투쟁 회피

10월 노사정협의회 출범

11월 노조 지배개입 폭로와 부분파업

12월 잠정합의와 찬반투표 포기

20191월 말 일부 수정한 1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

2차 잠정합의와 찬반투표 연기

2202차 잠정합의 찬반투표 가결로 일단락

 

2018년 임금·단체협약을 마무리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또다시 지난 4~5년간 벌어진 구조조정과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문재인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자본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이다. 사실상 조선소 노동자 전체를 위협하는 메가톤급 구조조정이다.

 

새로운 국면을 맞아 중대한 투쟁에 나서야 할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난 투쟁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전진을 가로막았던 부정적 요소를 걷어내고 투쟁 한복판에서 솟아난 긍정적 요소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 핵심은 투쟁을 회피하지 않는 민주적, 전투적, 계급적 대안 지도력 건설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현대중공업지부가 겪고 있는 위기

 

지난 4~5년간 연이어 불어 닥친 구조조정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단 한 번도 통쾌한 승리를 쟁취하지 못했다. 수많은 투쟁 기회가 있었지만, 연이은 패퇴를 거듭하며 대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지부가 겪고 있는 위기의 원인은 현장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다. 위기는 대부분 지부 지도부로부터 표출됐다. 좌충우돌 갈지자 행보, 우유부단과 합법주의, 정세판단과 투쟁시기 선택에서의 무능력, 조직보신주의와 희생정신의 결여 등 지도부의 위기는 쌓여만 갔다. 다시 말해 현대중공업지부의 위기는 지도부의 위기다. 치명적 실책과 한계를 드러내며 현장 노동자로부터 신뢰를 잃은 낡은 지도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지도부가 탄생하지 않고 있다. 이게 위기의 본질이다.

 

따라서 투쟁을 이끌고 있는 현장 활동가들이 비판세력에 머물지 말고 새로운 대안 지도부를 세워내는 주체로 나서야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래야 조선산업의 총체적 구조재편에 맞서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과 더 나은 미래를 쟁취할 수 있는 대반전의 길을 열 수 있다.

 

모든 사물과 운동에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가 공존한다. 낡은 것과 부정적 요소가 우위를 차지하면 위기는 더욱 심화된다. 반대로 새로운 것과 긍정적 요소가 우위를 차지하면 위기는 극복되기 시작한다. 노동자 민주주의와 관료주의의 대립, 전투적 투쟁과 타협주의의 대립, 낡은 지도부와 새로운 지도부의 대립은 필연이다. 2018년 투쟁에서도 이 대립은 수많은 계기마다 터져 나왔다.

 

투쟁 속에서 움터나는 새로운 대안 지도부

 

2018년 투쟁에서 집행부가 수시로 투쟁을 가로막았지만, 새로운 대안 지도부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현장 활동가들은 투쟁을 전진시키기 위해 분투했다. 그들은 현장조직과 분과 내부에 갇히지 않고 전체 노동자를 향해 투쟁전망과 대안을 제기하고 실천했다. 최근 그들은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쓰레기 합의안 부결을 주도했다.

 

이 기명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자본이 해양사업부 인력구조조정과 임금·단체협약 개악안을 내놓았을 때, 5분과(지단) 활동가들은 자발적인 대응을 모색했고, 2분과 활동가들은 자발적인 선전전을 시작했다. 5~6월에 투쟁이 실종되자 자본은 해양사업부에 이어 조선과 일렉트릭 공정의 사내외 아웃소싱, 자회사 전환, 희망퇴직을 밀어붙였다. 7월 들어 현장 활동가들은 4월보다 더 넓게 자발적 투쟁흐름을 만들어 나갔다. 조선 1~3분과와 6분과가 공동선전전을 진행했다. 현장 활동가들의 선전전은 조선분과를 넘어 전체 분과로 확산됐다. 7월에 현장 활동가들이 펼친 공동선전전은 719~24일 전면파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추동력이었다.

 

그러나 7월 전면파업은 8~9월 파업으로 뻗어나지 못했다. 지부 지도부가 전면파업으로 자본을 응징해야 한다는 현장 활동가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노사정협의회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11월 현대중공업의 노조 지배개입 기획문건이 폭로되면서 현장의 분노가 폭발했다. 부당노동행위 척결하자는 현장의 요구가 빗발치자 지부 지도부는 부분파업과 현장순회투쟁에 나섰다. 궁지에 몰린 자본은 교섭에 기어 나와 사태 반전을 도모했다. 지부 지도부는 투쟁 없이 교섭에만 몰두했고 12271차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1차 잠정합의안은 현장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기본급 동결, 부당노동행위 고소고발 취하, 1년간 구조조정 중단뿐 아니라, 간사회의록에 노동조합은 사업 분할, 지주사 전환(RD센터 건립 포함), 오일뱅크 사업 운영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었다.

 

현장 활동가들과 노동자들은 쓰레기 잠정합의안 폐기와 재교섭을 요구했다. 또한 총회 소집 시 부결운동을 결정했다. 그리고 1231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명의로 98명 현장 활동가와 노동자들이 참여한 첫 번째 선전물이 배포됐다. 기명활동가들의 주장은 현장 노동자들의 정서와 요구를 정확히 대변했다. 지부 지도부는 1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포기하고 재교섭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부 지도부는 1차 잠정합의안 폐기와 재교섭을 진행하지 않고, 17일 또다시 일부 문구만 수정해 잠정합의했다.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쓰레기 잠정합의 압도적 부결로 심판하자!”2차 선전물을 배포하고 부결운동에 들어갔다. 120명이 넘는 현장 활동가와 노동자들이 참여했고, 1차 잠정합의안은 압도적 반대로 부결됐다.


123일 다시 기본급 동결만 철회한 2차 잠정합의안이 나왔다.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3차 선전물을 인쇄까지 해 놓았으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문제가 터져 지도부가 총회를 연기하면서 배포하지 않았다. 그리고 2202차 잠정합의안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반대 쟁의행위 찬반을 동시에 묻는 총회에서 2차 잠정합의안은 201표차로 가결됐다. 220일 총회를 앞두고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선전물은 발간되지 못했다. 그동안 앞장서 부결운동을 조직했던 현장조직 투쟁하는 노동자함성만 유일하게 2차 잠정합의안 부결을 선동하는 선전물을 배포했다.

 

명실상부한 대안 지도부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2016~19년 초까지의 투쟁에서 조합원들은 결코 호락호락 당할 생각이 없었다. 201819일에 있었던 2016~17년 잠정합의안 부결, 20191월에 있었던 1차 잠정합의안 부결만 봐도 그렇다. 1차 잠정합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킨 후, 수많은 조합원이 2차 잠정합의안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또 부결이 돼 지도부가 총사퇴할 경우 대안이 있느냐는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조합원이 잠정합의안에 만족해서가 아니라 대안 지도부가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찬성표를 던져야 했다. 만일 대안적 흐름이 보였다면, 그리고 그 대안적 흐름이 단호하게 투쟁 전망을 제시하고 조합원들을 결집해 나갔다면 2차 잠정합의안도 부결됐을 것이다.

 

주체의 허약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2019년 투쟁도 마찬가지 실패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안 지도부의 출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바로 잠정합의에 반대하는 서명자 일동에 참가한 현장 활동가들, 그리고 옳은 걸 선택할 줄 아는 수많은 현장 노동자다.

 

투쟁 속에서 등장한 새로운 지도부의 맹아가 낡은 지도부에 짓눌려 발화하지 못하는 참담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급적 투쟁 원칙을 더욱 분명히 붙잡아야 한다.

 

조합주의와 단사주의 극복, 정규직·비정규직 계급적 단결과 투쟁”, “상층 중심의 관료주의에 맞선 노동자민주주의 실현, 투쟁회피와 조직보신주의 척결, 합법 테두리를 넘어서는 전투적이고 비타협적 투쟁,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현장투쟁 조직화를 기치로 내걸고 전진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 동의하는 현장 활동가들이 모일 수 있는 틀을 만들고, 현장투쟁을 복원시켜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조선산업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노동자 죽이기 구조조정이 펼쳐졌다. 이윤에 굶주린 자본가들은 구조조정을 멈출 생각이 없다. 자본의 위기 전가 반대, 조선산업 전체 노동자의 총고용 보장을 내걸고 필사즉생의 투쟁을 조직할 대안 지도력 건설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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