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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현대차 투자협상 타결: 자본과 정부의 ‘행복한 동행’, 노동자에겐 ‘하향평준화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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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우 조회 5,730회 2019-02-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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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협약식 행사장엔 행복한 동행이란 문구가 내걸렸다. 과연 누구의 행복일까?

 

 

2019131일 광주시와 현대자동차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을 맺었다. 문재인은 이날 협약식에서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러나 이 날은 전체 노동자 임금의 하향평준화와 노동3권 부정으로 가는 역행의 전환점일 뿐이다.

 

밀실협상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상 과정은 밀실협상 자체였다. 청와대가 국정과제로 삼아 밀어붙이고, 정부예산 2,000억 원 가량이 지원되며, 산업은행을 통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깜깜이로 이뤄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전체 자본 7,000억 원 중에 현대자동차는 고작 530억 원, 7.6%만 투자하고, 광주시와 산업은행이 나머지 대부분을 투자한다. 준공기업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합의된 내용은 심각하다. ‘44시간, 3,500만 원2021년 하반기가 양산 시점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최저임금 수준이다.

 

노동3권 부정으로 비판받은 누적생산 35만 대까지 임단협 유예조항은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부속결의에 제반 법령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동3권이 정부와 자본이 존중해야 인정되는 권리였단 말인가. 현대차 자본에게 경영안정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치외법권을 인정해준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 실투자규모의 10%에 상응하는 보조금과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75% 감면 등 온갖 특혜는 덤이다.

 

하향평준화 급물살

 

28일 청와대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제2, 3의 광주형 일자리가 상반기 중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군산, 구미, 대구를 언급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구미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를, 군산시는 삼성 전장사업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형 일자리를 자동차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광주에서 전국으로 확산시킬 것이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도화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역상생형 일자리 창출이란 이름으로 반값 임금, 질 낮은 일자리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고, 전체 노동자임금을 하향평준화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개악했고, 올해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를 시도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박근혜가 추진했던 성과연봉제를 말만 바꿔서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려 하고,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대상부터 직무표준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광주형 일자리로 민간부문에서도 낮은 임금과 직무,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함으로써 임금유연화 완성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길 자들은 자본가계급뿐이다.

 

스마트하게 고용 없는 성장

 

문재인 정부는 이 모든 것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밀어붙인다. 그러나 고용 없는 성장을 추구한 것은 정부와 자본가들이다. 30대 재벌은 사내유보금 883조 원을 쌓아놓고 있고, 20182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128조 원으로 2017년에 비해 12조 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고용이 그만큼 늘어나지는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산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인데 이거야말로 고용 없는 성장의 대표 모델이다. 또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주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했다고 선전해대더니, 이제는 이율배반적으로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와 요건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커녕 있는 일자리도 못 지켜

 

문재인 정부는 있는 일자리도 지키지 못했다. 자본가들이 수년간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에서 수천, 수만 명을 해고할 때 단 한 번도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 오히려 노동자들을 고통분담의 주체로 못 박고, 인원감축과 비용절감에 동의하라고 윽박질렀다.

 

그럼에도 절박한 일자리 문제의 원인이 이른바 귀족노조때문인 것처럼 호도하며 전체 노동자임금의 하향평준화와 임금유연화를 완성하고, 조직 노동자운동을 고립시켜 자본가들을 돕는 것, 이것이 광주형 일자리의 본질이다.

 

신설한다는 광주공장에선 1,000여 명을 고용해 경형 SUV10만 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자본은 스스로 위기라 말하면서, 지속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는 광주공장에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차 자본이 노리는 것은 당장 광주공장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공장 간 경쟁과 분열을 조장해 구조조정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겠는가.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는 노사민정 합의란 이름으로 한국노총을 끌어들여 현대차 자본에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의 꽃놀이패를 쥐어준 것이다.

 

절실한 요구, 진정성 있는 투쟁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은 절실하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는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올 수 없으며, 생겨봐야 나쁜 일자리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가 아니라 탄력근로제 폐지 35시간 이하로 노동시간 단축 재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883조 몰수를 통한 고용 창출과 생활임금 보장 비정규직 해고 중단 및 정규직 전환 등의 조치만으로도 광주형 일자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자본가들은 일자리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런 요구는 극렬히 반대한다. 문재인 정부에게는 일말의 기대감도 가져선 안 된다.

 

조직 노동자운동이 광주형 일자리 반대만이 아니라 위와 같은 요구를 함께 제기하고, 전체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해 진정성 있게 투쟁을 조직하자. 그러기만 한다면 일자리 문제가 조직 노동자운동 때문인 것처럼 호도했던 문재인 정부와 자본가들의 위선은 폭로될 것이다. 가난한 미조직, 청년, 실업 노동자들과의 계급적 단결의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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