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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의 대응” 1차 공동토론회 - 미래차를 중심으로 상황 종합과 새로운 접근, 미조직 조직화로 다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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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예주 조회 6,556회 2019-01-3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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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일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노동자의 대응” 1차 공동토론회(사진_정원현 페이스북)

 


같이 찾아보자

 

울산에서 노동해방투쟁연대() 동지들과 사회변혁노동자당 동지들이 머리를 맞댔다. “정부와 자본이 세계경제위기 한가운데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타이틀로 자본의 기술발전을 활용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동차산업도 미래차로 재편하는데 노동조합은 노사상생을 말한다. 노동자의 계급적 대응방향과 계획이 부족하다. 전체 그림을 그리고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토론회를 함께 해보자.” 이렇게 공동토론회가 두 차례로 기획됐다.


그 첫 번째 토론회로, 지난 117<기술혁신과 구조조정 사이에서 - 세계 자동차산업 변화추이 개괄과 대응방향> 공동토론회를 진행했다. 지역 활동가들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경주 부품사, 현대차 모듈-서열 비정규직 등 다양한 사업장 동지들이 참석했다.

 

경제위기 이데올로기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가 없어진다 자본의 기술혁신에 노동의 미래가 달렸다는 프레임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현장 노동자들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어렵고 답답하기도 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단 미래차를 중심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림을 그리면서 방향을 찾아보자는 취지에 공감했다.

 

미래차를 중심으로 본 윤곽

 

사회자가 토론회 취지와 더불어 여는 발언을 했다. “자본의 첨단기술이 뻗어나가는 현실에서 한 달여 전 고 김용균 청년 노동자는 산업의 심장과도 같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너무도 처참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기술발전 좋지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윤이 우선이었습니다. 이윤추구를 위한 구조조정, 외주화, 비정규직화가 스물넷 청년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발제는 노동자운동 연구공동체 뿌리 오민규 동지가 맡았다. ‘세계 자동차산업 현황과 전망’, ‘한 걸음 성큼 다가온 미래자동차 시대: 숫자로 더듬어 보는 전기차’, ‘미래자동차 시대의 자동차산업의 변화: 완성차, 부품사, 서비스산업’, ‘미래자동차 시대와 민주노조운동: 그리고 자본의 운동’, ‘미래자동차의 역설: 미래는 개척하는 자의 것등의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미래자동차 시대, 수많은 질문이 노동자의 임금, 고용, 노사관계에 관한 고민으로 이어져 있다. 그 답을 찾아가는 길에 오민규 동지는 세계 자동차산업 현황, 추세부터 미래차에 관한 생소한 용어와 개념, 미래차에 관한 각종 현황와 지표, 특성, 국가별 정책 등을 알기 쉽게 보여줬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재벌의 전쟁터

 

발제자가 소개한 지표를 보니 미래차의 시장점유율은 1%대 수준으로 낮지만, 시장의 성장속도는 정말 빨랐다. 한국도 5년간 30배나 성장했다. 미래차의 완성사와 부품사 동향을 보면, 거대자본이 국적과 업종을 넘나들고 있었다. 이름도 처음 듣는 중국 메이커들이 글로벌 상위에 랭크된 점, 세계 가전제품박람회에서 미래차의 신기술을 선보인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언론기사들을 자주 접하니 구글, 애플이 자동차 부품사인 건 좀 익숙한데, 한국에서 현대차그룹사(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와 함께 삼성, LG, SK 등 재벌기업이 자동차 부품사로, 네이버와 카카오도 한편에서 자동차 부품사로 달려가는 상황을 보니 재벌의 몸집이 더 커지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인상적인 몇 가지

 

미래차의 관한 정의를 자본가들은 CASE라고 한다. (C: 커넥티드, 만물(보행자, 도로, 신호등, 스마트폰, 차량 등)과 연결되는 자동차. A: 자율주행. S: 공유. 카쉐어링이나 카헤일링(호출) 등 소유가 아닌 차량공유. E: 전기차.)

 

발제자는 특히 카쉐어링을 공유경제로 규정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자동차를 빌려서사용하는 건, 예를 들어 리눅스 운영체제나 어플리케이션 오픈소스의 공유와는 달리, 기업이든 개인이든 차량의 소유자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쉐어링을 번역할 적절한 단어를 찾지 않고 공유경제로 과도하게 포장하고 있었다.

 

발제자는 미국에서는 노동력 제공이 서비스를 원하는 자와 공급하는 자 사이의 계약에 의해 제공되는 형태(호출노동 또는 플랫폼노동)긱 이코노미라 표현하고 있으며, 2016년 대선 때도 이미 일용-임시직 호출노동 형태의 비중이 높아 긱 이코노미가 쟁점이었다고 소개했다. ‘남의 차 이용 서비스시장을 마치 사적소유가 아닌 척 공유경제라는 표현을 쓰다니, 의도적 사기군!

 

그리고 미래차에 친환경차라는 말을 붙이는데, 전기는 친환경이지만 전기를 만드는 원료는 대부분 화석연료라는 점을 빼놓지 않고 짚었다. 문재인 정부가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수소경제는 현대기아차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특혜를 주는 정책이라는 점도 얘기했다.

 

미래차와 무노조

 

자본가들은 미래차 시대를 민주노조와 함께 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을 보면 금속노조는 내연기관차 전속 부품사에 집중돼 있고, 미래차 관련 부품은 무노조 사업장이 전담하고 있다. 전기차 부품에 주력하는 삼성, SK, LG계열사들 역시 민주노조 조직화 제로다.

 

완성차에서 한국GM이 전면적 구조조정을 이미 시행 중이며, 현대차 자본이 올해 초 최소 30% 구조조정을 선포했다. 광주형 일자리가 조만간 타결되면 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하향, 일자리 축소 등 구조조정 엄포와 시행이 차츰 거세질 것이다. 특히 연말 글로벌 최고기업인 GM이 흑자 상황에서 시행한 미래차 재편을 위한 선제적, 전면적 구조조정은 직접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자본에게 더 치열한 구조조정 경쟁에 달려들라는 깃발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술개발은 어떤 산업을 사양산업으로 퇴장시키기도 하고 주요산업으로 성장시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사양산업에서 수많은 노동자의 해고와 실업, 그에 맞선 투쟁이 벌어졌다. 미래자동차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분, 늘어나는 부분, 창출되는 부분이 생길 텐데, 이를 나의 일자리가 아닌 전체 총량으로 보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본의 프레임은 이미 기술혁신=구조조정이다. 미래차로의 전환과정 역시 구조조정을 수반할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노동조합 조직화

 

발제자는 미국 우버택시가 도입됐을 때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서부지역 택시노조가 투쟁한 모습을 소개했다. 노조는 우버택시 노동자들을 노조로 조직하고 저임금과 노동기본권 박탈의 해결을 요구했고, 법원에서도 노동자성을 인정받는 판결을 끌어냈다고 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카쉐어링, 서비스산업이 자동차산업으로 확장되는 남의 차 이용이 무조건 운수 노동자의 일자리를 없애는 문제는 아니었다.

 

일자리는 노조하기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래는 결정된 게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 사실상 자동차 부품사인 삼성SDI, LG전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사업장에도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긱(GIG) 일자리에 가까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ILO협약 비준투쟁에 힘을 보태고, 전국적으로 비정규직 조직화와 민주노조 건설운동의 흐름을 더 강하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토론: 4차 산업혁명이란 4차 탄압혁명이다

 

참석자들은 토론을 이어가며 조각조각 정보가 아닌 전반적 상황을 개괄해 자본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기존 금속노조 사업장을 중심으로 볼 때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 현장은 잘 모른다. 상황을 종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미래차를 중심으로 종합해보니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4차 탄압혁명이다라는 정의가 내려졌다.

 

보통 자동차 관련 노동조합 집행부는 이런 얘기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요인이다. 일자리를 지키기를 위해 노사민정의 산업정책에 관한 교섭이 필요하다. 노사상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심지어는 일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이런 주장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회사 경영을 왜 노동자가 걱정하느냐.”는 지적이었다.

 

자본주의 기술발전은 계속됐고 노동자의 처지는 계속 악화돼 왔으며, 비정규직 나쁜 일자리와 더 나쁜 일자리, 그런 일자리마저도 없는 실업문제, 정부와 개별자본이 합세한 노동개악 등이 심각하다. 사회적 복지, 삶의 질의 문제도 나빠지고 있다. 노동악법과 최저임금 문제도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술발전의 성과를 노동자가 못 누린다. 따라서 노조가 자본 걱정하고 산업정책을 같이 만드는 건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며, 자본과 싸워야 한다. 문제는 이런 싸움이 안 되는 거다. 싸움의 요구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대차 노동자들이 주장해야 할 단결의 요구

 

최근 현대차 자본의 30% 여유인력 구조조정 선포, 광주형 일자리와 연결한 토론도 이어졌다.

 

현대차가 최소한 30% 여유인력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정부가 현대차에게 꽃놀이패를 주고 노조 공격 모델로 쓰일 거다. 공장 지을 때쯤에는 미래차 생산기지가 될 것이다. 이미 전면적 정리해고, 구조조정 공세로 오는 건데 현장 노동자들의 긴장이 너무 없다.”

 

문재인 정부와 자본가들이 대안이라며 광주형 일자리를 얘기하는데, 정규직 노동자 임금과 노동조건을 하향 평준화하는 공세에 당연히 반대하고 싸워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왜 가난한 노동자들이 저임금을 받아야 되나. 현대차 노동자들과 같은 임금을 주고, 같은 단체협약을 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싸워야 한다.”

 

기술발전, 구조조정, 민주노조

 

“‘조직화로 노동자의 대응 기준을 잡은 점은 처음 듣는 얘기다. 그런데 그게 정답이라고 본다.”

 

뜬구름 잡는 얘기로 느껴진다. 그게 될까?”

 

민주노조운동이 지금 헤매고 있고 제 코가 석자지만 경제위기, 노동개악, 적지 않은 자본의 재편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단결하는 조직화 방안을 제기하는 것이 뜬구름 잡는 얘기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첨단기술이 활용되는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죽고 빼앗기고 착취당한다. 자본이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데 제대로 대응해오지 못했다. 위기가 강화되면서 더 강하게 공세를 취하고 있다. 계급적 단결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자유로운 토론 끝에 다음 2차 공동토론회에서는 어떠한 노동자의 요구와 실천이 필요한지 조금 더 구체화한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오기로 했다. 2차 공동토론회 주제는 미래차가 다가온 현장과 정세에서 노동자의 투쟁의 길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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