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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고 김용균 동지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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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예주 조회 6,194회 2019-01-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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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운동에 함께 한 동지들과 서명용지에 남겨진 글귀들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문 앞에서 사회변혁노동자당과 노동해방투쟁연대() 동지들을 중심으로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서명지를 받는 선전전을 했다. 몇몇 현대차 동지들도 개별적으로 참여했다. 소수 인원이라 지난주부터 4공장 문과 정문에서 한 주에 두 번씩 진행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하자는 마음으로, 설 전까지 다른 공장 문에서도 서명운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출근을 서두르는 노동자들의 발걸음은 항상 바쁘다. 그래도 현대차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관심 있게 지켜봤다. 현대차지부가 이미 현장에서 서명운동을 한 상황이라 했어요라는 반응도 많았지만, 미처 하지 못한 정규직 노동자들과 사내하청, 촉탁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현대차 자본 노무팀도 나와서 카메라 촬영을 하며 사찰했다.

 

어렵게 한마디씩 남기는 노동자들

 

횡단보도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며 서명판을 받아든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이름과 주소를 빠르게 쓰고선, ‘한마디쓰는 칸에서 멈칫했다. 그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펜을 쥐고 뭐라고 쓸지 고민하는 바로 그 모습. 고민하다가 한마디를 쓰지 못한 노동자도 있었고, 어렵게 한마디를 쓰는 노동자도 있었다. 많은 노동자들이 유가족들에게 힘내시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자기도 비정규직이고, 내 자식도 비정규직이라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 비정규직을 없애야 해결된다고 말했다.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 어느 청년 노동자는 공장에 뿌려진 유인물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 촛불집회 공지를 보고 혼자 찾아 갔었다고 말하며, 주위 동료들에게 함께 서명하고 모금도 하자고 권유했다.

 

제각각의 반응

 

위험의 외주화 중단, 비정규직 철폐검은 리본을 나눠줬는데 대부분 받아갔다. 태안 장례식장에서 챙겨 온 버튼은 금세 동나버렸다. 2차 업체 어느 노동자는 동료가 지난주에 버튼을 받아 온 걸 봤다며, 자신도 서명을 하고는 버튼을 챙겨서 가방에 달았다.

 

동료들이 나란히 출근하며 먼저 서명을 한 사람이 옆 사람에게 얼른 하라고 말했는데, 그가 고개를 저으니 핀잔을 주기도 했다. 공감은 하는데 이름을 쓰기는 그렇다는 사람도 있었고, 소속 사업장을 쓰는 게 아니라 주소를 행정 동까지만 쓰는 거라 하겠다는 노동자도 있었다. 아마 비정규직 노동자였나 보다. 길 가던 청소년이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서명해 주기도 했다.

 

모금함을 두었지만 따로 모금을 요청하지는 않았는데, 알아서 지갑을 열어주기도 했고, 음료수를 사다 주고 가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노동자가 별로 없어 모금은 신통치 않았다(지금까지 15만 5천 원). 신호가 바뀌어 달려가다가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서명운동이라는 선동을 듣고 돌아와 서명하고 다음 신호에 건너기도 했다. 물론 고개를 흔드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서명지 글귀를 다 읽어보고는 안 하겠다는 젊은 노동자도 있었다.

 

우리에겐 책임이 있다

 

출근길이라 오가는 노동자는 많은데 우리는 몇 명 안 되다 보니 신호등 간격이 짧은 게 야속하기도 했다. 눈물을 참고 말을 거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노동자들과 고 김용균 동지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몫을 말하고, 아주 작은 일이지만 같이 행동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얼마 전 어느 노동자가 지금이야말로 고 김용균 동지의 죽음과 모든 노동자의 죽지 않을 권리를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공감과 반성, 조직 노동자운동의 책임을 새롭게 되새긴다면, 그런 투쟁도 비록 멀지언정 얼토당토않은 꿈은 아닐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써주신 어느 정규직 노동자의 한마디 글귀를 옮겨본다. “아주 안타까운 일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렇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투쟁하자. 우리에겐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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