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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 ‘위험한 업무’ - 기만적인 잣대 걷어치우고 외주화 금지, 조건 없는 정규직화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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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6,134회 2019-01-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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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만들어내는 노동이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가 아니라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라는 정부의 약속은 시간이 지나면서 흉한 몰골을 드러냈다. 고 김용균 노동자처럼 발전소에서 연료환경, 경상정비를 맡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5,000여 명은 정규직화 대상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도급 금지 대상에서 또다시 제외됐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거부하는 정부와 발전사의 논리는 일관되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서 정한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도 아니고, ‘위험한 업무’도 아니라는 거다.

 

궤변도 이런 궤변이 있을까

 

위험한 업무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고 김용균 노동자는 왜 목숨을 잃어야 했는가. 지난 10년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생명을 잃은 노동자만 열두 명이나 된다. 고인의 어머니는 현장 설비를 둘러보고는 ‘살인병기’나 다를 바 없다며 통곡했다.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라는 정부의 잣대 역시 기만적이기 짝이 없다. 발전소 노동자들은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필수유지사업장’으로 묶여 파업할 권리를 빼앗겼다. 노동자 투쟁권을 박탈하기 위해선 발전소 업무가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라고 규정하더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니까 이제 와서 발전소 업무는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가 아니란다.

 

도대체 어떤 업무가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인가? 12월 29일 추모제에선 한 노동자가 무대에 올라 자기 이야기를 했다. 학교에서 밥을 짓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 노동자는 학생들에게 밥을 지어주는 자신의 노동에 확고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 밥으로 김용균을 길러냈으며, 또 다른 김용균들을 길러낼 것이었다. 

 
이윤을 숭배하는 자본가체제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동안, 밥을 짓는 그의 일은 노동자라는 사회계급 전체의 생명을 지속시키는 숭고한 역할을 한다. 도대체 누가 이 노동에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가 아니’라는 잣대를 들이댈 수 있겠는가.

 

모든 노동이 생명, 안전과 연결돼 있다

 

이 노동은 생명, 안전과 밀접하고, 저 노동은 밀접하지 않다는 식으로 노동을 분할하는 것도 부당하다. 이 사회를 움직이는 노동자들의 노동이 서로 뗄 수 없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자본가들이 절대로 ‘생명, 안전과 밀접한 업무’라고 인정하지 않을 청소 노동자들을 보자. 발전소든, 학교든, 공항이든, 그 어디에서든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이 중단되면, 그곳은 더 이상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없다. 밥 짓는 노동과 마찬가지로 청소 노동 역시 생명,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은 말할 것도 없다.

 

정부와 자본가들은 이런 관점을 거부한다. 그 대신 기만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노동자들을 분할하고, 경쟁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KTX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승무원들은 사고가 나더라도 규정 상 승객의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는 기막힌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저들은 이 모든 상황 앞에 ‘효율화’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저들의 이윤을 살찌우는 데는 물론 효율적일 테다. 그 대가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괴물에게 재물을 바치듯 주기적으로 생명을 바쳐야 하며, 우리 모두는 안전한 삶을 저당 잡혀야 한다. 이 사회가 그렇게 굴러가도록 내버려둬야 할 이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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