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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잠잠해지면 누군가는 또 죽어나가야 하고, 저는 이거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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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018회 2019-01-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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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들 다칠까봐 두려웠습니다

1~8호기가 9~10호기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가동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이 일이 잠잠해지면 누군가는 죽어나가야 하고 다치고…

이번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해 주시길 꼭 부탁드립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님의 발언. 1월 4일(금요일) 태안화력 작업중지 해제 시도 고용노동부 보령지청 규탄 결의대회에서)


1월 4일 태안화력 작업중지 해제 시도 고용노동부 보령지청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던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님의 발언을 옮긴다.

 

 

“저는 평범한 아줌마였습니다. 정말 이렇게 우리나라가 어둡게 돌아가는 건 용균이 죽고 나서 알았습니다. 제가 용균이 죽고 병원에 와서 회사 측 사람을 만났는데요. 그 사람 저보고 하는 소리가 용균이는 착실하고, 일 잘하고 그런데 고집이 세서 하지 말라는 일 다 하고, 보험 들어놓은 것 있으니 그거 주겠다고 얘기했어요. 처음 보는 저에게 그런 말을 하니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고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여기 저희하고 지금 같이 하시는 분들 만나서 일을 여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용균이 일하는 곳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탈의실부터 갔는데 거기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그 애들도 어리고 용균이처럼 이뻤습니다. 그 현장에서 그 애들 일하는데, 그 애들 다칠까봐 두려웠습니다. 그 애들보고 나가라고 했습니다. 정말 저는 그 애들 다치는 것 싫습니다. 그 애들하고 현장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환경이 너무,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안 좋았습니다. 곳곳이 다 일할 게 너무 많고 너무 광범위하고 혼자서 일을 해야 했고, 뚜껑 열 때마다 애가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더라구요. 지나가는 곳마다 그 수십 개 문이, 몇 개인지도 모르겠어요. 엄청 많아서 셀 수도 없었어요.” 

 

“그리고 밖에 나와 있는 탄, 무덤처럼 많이 있었고. 걷는데도 미끄러워서, 트레킹화 신고 있는데 미끄러워서 넘어질 뻔했는데, 옆으로 잡으려 하니까 그 사람들이 회전체 있으니 거기 잡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갔을 때는 서 있는 상태라 그나마 괜찮은데 평소에는 거기 회전체가 있어서, (움직이기 때문에) 못하게 돼 있어서 그냥 넘어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더구요. 다 노출돼 있어요. 넘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많고, 바깥도 미끄럽고 탄가루가 다 고와서 미끄러지더라구요. 사람이 지나댕기면서.”


“노출돼 있는 거기에 잘못 넘어지면 빨려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더라구요. 오히려 1~8호기가 9~10호기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1년 전 11월에 3호기에서 협착사고가 일어났어요. 그리고 또 사람이 죽은 적이 있고. 또 다른 사람 얘기를 들었는데 컨베이어벨트에 사람이 끌려 들어가는 걸 옆에서 지나가는 사람이 구조한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데 왜 1~8호기는 가동되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 사람들 목숨 한 사람 한 사람 얼마나 소중합니까? 그런데 그 사람들은 다 인권유린 당하고 무조건 위에서 지시하면 지시하는 대로 다 따라야 한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우리 아들도 그렇게 해서 죽은 겁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왜 우리는, 우리 없는 사람들은 인권도 무시당하고, 이렇게 행해지고 있다는 게. 정말 저는 그 환경을 기자들 다 불러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온 나라가 지금 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어두운 면, 이 나라 기업이 이렇게 행해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이 어렵게 일하는 거 다 밝히고 싶었습니다. 저는 우리 아들이 그렇게 무참하게 찢겨 죽은 거, 저는 무엇으로도 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 이 나라 기업이 돈만 생각하고 우리 인간을 인간 대접 안 하고 인간 이하 취급하고 행해졌기 때문에 그것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이렇게 힘을 합쳐 주셔서 너무 고맙고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제가 여러분들한테 부탁하고 싶은 건, 사람들이 여태까지 엄청 많이 다치고 죽고 그랬는데, 아직까지 크게 일어난 일이 많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 일이 잠잠해지면 누군가는 또 죽어나가야 하고, 다치고, 저 혼자 생각인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거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해도 되겠지 이런 생각하지 마시고, 이번에 이렇게 크게 일어났을 때 다 함께 일어나 주시고 이번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해 주시고, 꼭 이번 기회로 모두 함께 해서 이 사태를 계기로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어둡고 열악하고 어려운 사람들 다 구조하고 살릴 수 있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저 혼자만으로는 절대 안 됩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야 이 일을 해 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신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 혼자는 너무 어렵습니다. 많은 부탁드립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은 고사하고, 서부발전과 노동부는 호시탐탐 9~10호기의 재개까지 노리고 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를 포함해 현장을 둘러본 사람들은 9~10호기보다 1~8호기가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당장 1~8호기 작업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사와 노동부는 이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그나마 유가족과 대책위, 그리고 노동자들의 강력한 항의와 투쟁 때문에 보령지청은 서부발전의 9~10호기 작업허가 요청을 불승인했다. 안전과 다시 투입될 작업자들의 심리상태까지 고려했을 때 작업을 허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작업을 허가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하지 못하겠다는 공단전문가회의 결과를 받아들인 것이다. 또한 현장 노동자 의견을 받지 않은 사측의 작업요청은 모두 불허하는 방식으로 지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 ‘약속’이 얼마나 철저하게, 언제까지 지켜질지는 불확실하다. 유가족의 피눈물 나는 투쟁은 오늘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노동자의 목숨 값으로 이윤을 뽑아내는 자들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현장에 아무런 대책도 세워지지 않는다면, 말로 때우면서 기업의 뒤를 봐주려는 현 정부의 작태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그런 사회에서 누구도 안전하게 일할 수 없다. 살기 위해 우리는 함께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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