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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 뭐라고? 최저임금 오르는데 비정규직 월급은 안 오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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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분회 조회 6,253회 19-01-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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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4일자 한국GM 특보 15호입니다. 그림파일로 보실 분은 여기로.

 

  

뭐라고? 최저임금 오르는데 비정규직 월급은 안 오른다고?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2018년보다 820원이 올랐다. 해마다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었던 비정규직들은 그나마 최저임금이라도 많이 오르길 기대해왔다. 그런데, 부평공장 하청업체에서는 월급이 오르지 않을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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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는 최저임금 개악

 

공장에 떠도는 소문이 현실화된다면 이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격이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게 된 것은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국회는 작년 5월 최저임금법을 개악하면서 매월 지급되는 상여금 중에서 최저임금 월환산액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리고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기 위해 상여금을 월할 지급하기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실상 사용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노동부는 한술 더 떠 월할 지급하는 상여금의 경우 100% 모두 최저임금 산정에 산입할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바꿨다. 부평공장 업체들도 이걸 노리는 것인가?

 

2020, 2021년 계속 동결?

 

결국 최저임금이 올라도 기본급이 한 푼도 안 오를 수 있다. 2019년만 안 오르는 게 아니라 2020, 2021년에도 기본급이 안 오를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1만 원을 얘기할 때까지만 해도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느 정도 기대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오히려 '촛불대통령' 문재인에게 뒤통수를 후려 맞았다. 울화가 치민다.

 

자기 월급을 알 수 없는 비정규직

 

1월이 돼 최저임금이 인상됐지만 업체 바지사장들은 월급을 어떻게 지급할 건지 얘기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월에 월급을 받아봐야 자기 월급을 알 수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노조와 교섭을 해서 월급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바지사장들은 이미 월급이 꽂히면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비정규직도 나중에 체념하지 말고 지금 당장 바지사장에게 월급을 어떻게 줄 건지 따져 묻자.

 

정규직이 업체 전수조사에 나서자

 

2018년 임단협에서 정규직은 임금이 동결됐다. 정규직도 억울한데 매년 최저임금 인상만을 기다려온 비정규직이 그나마 최저임금 인상 효과도 누리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정규직 노조가 있는 공장에서 비정규직이 1월이 됐는데도 내 월급이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는 건 너무하지 않은가.

 

정규직이 나서서 비정규직지회와 함께 업체 전수조사에 나서자. 업체 사장들이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기 위해 어떤 짓을 하려고 하는지 조사하자. 바지사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 어떻게 할 생각인지 말하도록 강제해내자. 임금삭감을 시도하려는 바지사장들에 맞서 비정규직을 비정규직지회로 조직하고 함께 싸워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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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준비했다면 3천 명도 가능했을 것” -

가능성을 보여준 비정규직 해고반대 서명운동

 

 

1식당 앞에 줄이 늘어섰다

 

밥줄이 아니라 서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었다. 인천KD 폐쇄로 해고되는 비정규직, 그리고 부평 2공장 1교대 전환의 여파로 업체 교체과정에 고용승계 탈락으로 해고되는 비정규직. 이들의 해고를 막아달라는 서명운동이 1식당 앞에서 진행되었고, 정규직·사무직 노동자들이 줄을 서서 서명에 동참해준 것이다.

 

이렇게 열기가 뜨거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1담당, 2담당, 엔진공장 등 직접 현장을 순회하며 받은 서명지도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컨베이어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1담당, 장비 사이사이를 열심히 찾아다녀야 했던 엔진공장에서 작업 중 짬을 내 많은 노동자들이 서명을 해주었다.

 

특히 젊은 노동자들이 호응한 2담당

 

휴게장소에 삼삼오오 모인 노동자들에게 서명의 취지를 설명하자 이내 그 업체에 내가 아는 친구들, 동생들이 있는데 그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를 물으며 관심을 표하기 시작했다.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동지들의 뜻을 모아주시면 힘을 모아 투쟁으로 모든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만들어 내겠다고 얘기하자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이처럼 뿌듯해 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사무직 노동자들도!

 

공장만이 아니었다. 짧은 서명기간이었지만 연구소, 디자인센터, 직영정비소에서 사무직 노동자들도 수백 명의 서명용지를 모아주었다. 법인 분리 문제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아닐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연말 이 엄동설한에 비정규직들 짜른다고요? 그러면 안 되죠! 짤리는 설움이 뭔지 알면 이렇게 할 수 없을 텐데 GM은 정말 나쁜 놈들이에요.”

 

1217일부터 시작한 서명운동, 불과 3~4일 만에 무려 1,720명의 서명이 쌓였다. 비정규직지회는 검찰청 항의투쟁도 병행 중이었고, 18일에는 3명의 간부가 연행되어 석방투쟁도 해야 하는 조건이었다. ‘함께 살자 공동행동으로 모인 정규직 활동가들이 헌신적으로 서명운동에 결합해 주었고, 혼자라면 할 수 없었던 대중의 지지를 모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제대로 준비해서 집중했다면 3천 명 이상 거뜬히 받아냈을 겁니다.” 3천 명이면 부평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비록 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싸운다 하더라도 3천 명의 정규직 노동자들 지지를 받으며 투쟁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우리는 귀족 노동자가 아니라 함께 차를 만드는 노동자들이다!” 자본이 갈라놓은 고용형태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물론 그동안 단결과 연대의 길이 가로막히기도 했지만 현장의 뜻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노동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해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대세임을, 그래서 원하청 단결과 연대의 가능성을 보았다.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할 때다.

 

 

법인 분리?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자!

 

 

전광석화

 

1218, 오전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연달아 개최한 GM과 산업은행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법인 분리를 의결했다. 오후에 산업은행은 온갖 변명으로 가득 찬 입장서를 발표했다. 상반기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때와 똑같았다. “비밀 협상이었기에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 “결과는 좋은 방향으로 나올 테니 걱정 말라.” “노동조합도 경영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

 

산업은행이 내놓은 자료에는 허울 좋은 숫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은 단 한 가지도 공개할 수 없다는 변명만 가득했다. 한국GM의 독자생존을 팔아먹은 것 아니냐는 세간의 비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다 잘 될 테니 믿으라는 얘기뿐이었다. 이게 무슨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인가. 촛불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권, 하지만 GM 앞에만 서면 적폐정권의 행태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12일자로 법인 신설이 완료되고, 전적 대상자들의 고용관계는 강제로 신설법인에 넘겨지게 된다. 한국GM지부와 체결한 단체협약, 사무지회와 합의한 별도합의서가 무시될 것이며,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수많은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인정할 수 없다. 이토록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자.

 

첫째, 문재인 정권을 굴복시켜 법인 분리를 강행했지만 절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면 된다. 21노조 등 굳건히 하나의 노조로 단결하고 있음을, 그리고 곧바로 노동자들의 반격이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주자. 단체협약 승계는 안 된다고? 누구 맘대로! 당장 단체협약 보전 가처분신청을 넣고, 단체협약 승계와 갱신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자. 법인 분리가 시작된 바로 그 시점부터 평화가 아니라 분쟁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자.

 

둘째, 법인 분리 이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특히 단체협약과 권리를 무시하는 모든 사건들을 쟁점으로 만들고 현장투쟁을 조직하자. 조합비 체크오프, 조합원 교육시간, 유급 전임시간, 총회와 대의원대회, 노사협의회와 산보위, 수많은 영역에서 진행해온 다양한 노사협의 등이 그대로 유지되도록 요구하고 그에 대한 확약을 요구하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서명운동, 리본·버튼 착용, 대자보 작성 등 낮은 수준에서부터 현장의 반대를 보여주자. 온갖 영역에서 분쟁이 벌어진다면 법인 분리를 강행한 것에 후회하기 시작할 것이다.

 

셋째, 이를 위해 간부와 활동가 모두 현장에서 살겠다는 각오로 현장을 누비고 조합원·비조합원과의 접촉면을 늘리자. GM 자본이 법인 분리 이후 온갖 오만방자한 짓을 벌이기 시작할 텐데, 간부·활동가들이 현장에 밀착해야만 조합원·비조합원이 각종 사건을 제보해올 것이다. 아직 평조합원들이 현장투쟁을 조직하기 어렵다는 조건임을 감안하면, 간부·활동가들이 현장에 밀착해야만 사건이 발생함과 동시에 즉각즉각 현장대응과 투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GM 자본의 대응을 미리 예상해보고 현장 토론 속에서 자본을 골탕 먹이기 위한 수많은 창의적 의견들을 쏟아내자. 회사 이름이 바뀌었으니 명함도 다시 만들고, 간판도 새로 달고, 공문서식까지 다 바꿀 거다. 젠장, 저 돈은 다 누가 감당하나? 기존에는 부서 간 업무협조로 가능했던 일이 이제 존속법인, 신설법인으로 나뉘었기에 시스템도 다 바뀐다. 이 불편하고 복잡한 업무를 내가 왜 감당해야 하나? 출입증과 사원증도 새로 만드나? 식당과 식권은? 주차장과 출입문 문제는 달라지는 게 없나? 이제 달라지는 모든 것들이 현장투쟁의 재료와 소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당한 꼭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크게 되갚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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