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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 | 목숨보다 비싼 석탄 한 줌 -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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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예주 조회 1,660회 2018-12-1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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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한 줌이 더 값어치 있단다

석탄 한 줌 취급도 받지 못한

스물넷 노동자 당신을

어찌 보내란 말이냐

 

미안하다

미안하다

 

거대한 아궁이로 실려가는

4키로미터 석탄 컨베이어벨트

스르르 바닥에 떨어진

석탄 한 줌이

스물 넷 너의 목숨보다 귀하단다

 

불빛도 없는 탄 구덩이

너는 혼자

가쁜 숨 뿌옇게 쉬어대며

라인을 핥아야 했다

너보다 비싼 석탄가루를 주워야 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거칠게 연신 달리는 컨베이어벨트가

네 몸을 동강이 내버려

질렀을지 못 질렀을지도 모르는

비명소리조차 검은 공장에 묻혀버렸다


몸에서 콸콸 쏟아 내린 붉은 피마저

몇 시간

또 몇 시간

너보다 귀한 탄가루에 검게 뭉개져버렸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의 마지막 숨결이 실린 석탄은

먼저 간 그의 마지막 숨결이 실린

보일러실 잿더미공장에 이르렀구나

목숨을 삼킨 전기가 천지에 흐르는구나

 

너의 희고 검은 몸을 더듬기 전

먼저 전기가 되어버린 선배노동자의

싸구려 몸값을 막았더라면

그 전 아니 그 전에 막았더라면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의 죽음에서

어머니 아버지 손으로 옮겨간 석탄가루는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의 손으로 옮겨간

당신의 죽음은

지워지지 않는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당신은 우리 가슴에 흘러라

무엇보다 소중한 노동자 당신, 그리 가지마라

 

당신은 우리 가슴에 흘러라

우리의 머리는 당신을 기억하고

우리의 몸은 당신을 실천하리다

죽음의 제도를 걷어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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