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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투쟁 자제’는 백해무익, GM 미국공장 폐쇄 결정이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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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5,727회 2018-1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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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불능의 경제위기 앞에서,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 언론은 노동조합에 그 책임을 떠넘기고 공격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으려 한다. 기-승-전-노조 탓, 모든 게 노조 탓이란다.

 

물론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한국GM 노동자들을 겨냥해 비정규직 해고와 군산공장 폐쇄 공격을 퍼붓던 시기에도 자본가 언론은 투쟁에 나서려는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데 골몰했다. 단호하고 용기 있게 투쟁하는 노동자들 때문에 경제가 망가진다는 게 저들의 결론이다. 노조가 투쟁을 자제하고 양보한다면 노사 모두 살아날 수 있다는 게 저들의 마법 같은 주문이다.

 

노조혐오 캠페인 속에서 칭찬받았던 전미자동차노조

 

예컨대 201844일자 <매일경제>달라도 너무 다른 GM ·노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미자동차노조의 협조주의를 칭찬했다. 신규취업 노동자 임금을 반토막 내는 이중임금제 도입, 생산라인에 비정규직 투입, 임금 동결과 복지 축소, 수시로 이뤄지는 해고 따위에 노조가 협력해서 경제를 살렸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노사가 대립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거나 회사가 수익성을 높이도록 돕는 것이 조합원을 위한 길이라는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의 발언도 소개됐다.

 

<문화일보>201846일자로 발표한 “‘나만 살자싸우는 , 양보로 함께 산 너무 다른 GM노조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GM 자본가들과 노조 관료들이 활짝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과, 한국GM 노동자들이 카허 카젬 사장실에 몰려가 거칠게 항의하는 장면을 대조하면서 한국 노동자들을 폭력배처럼 묘사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워낙 저들의 노조혐오 공세가 빗발쳐서인지, 민주노조운동 내에서도 과도한 투쟁을 자제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GM에서 벌어진 일은 그렇게 양보부터 하려는 생각이 노동자에게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지난달 말 GM은 북미지역 다섯 개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생산직과 사무직을 포함해 총 14,700명이 잘려나갈 예정이다.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노조혐오 캠페인을 벌이는 자들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의 노동조합이 엄청나게 강경한 투쟁이라도 벌인 모양이다.

 

하지만 불과 8개월 전에 저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며 전미자동차노조의 타협 행각을 칭찬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노조가 양보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자본가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을 밀어붙인다. , 이제 어디에 경제위기 책임을 떠넘길 것인가.

 

미국 GM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폐쇄 통보가 내려진 로즈타운 공장에서 36년간 일한 노동자 마이크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건 (GM) 전 세계에서 벌이는 전쟁이에요. 그들은 우리 수입을 줄이고, 일자리도 줄이고 있어요. 전미자동차노조도 한통속이고요.” 올해 6월에 해고된 익명의 노동자도 괴로워한다. “새로 태어난 아기가 있는데,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계속 일자리를 찾았지만 형편없는 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만 넘쳐나고 있네요.”

 

GM의 공장 폐쇄는 직간접으로 연관된 다른 공장과 업체들에도 타격을 미친다. “리어라는 회사도 곧 문을 닫을 거고, 아말가메이티드라는 회사도 문을 닫을 겁니다. 자재를 실어다 주던 운송 트럭도 더 이상 다니지 않을 거고요. 이 근처에 금형공장이 있는데, 거기도 문을 닫는답니다.”(로즈타운 공장에서 31년간 일하고 최근에 퇴직한 노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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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로즈타운 공장을 떠나던 미국 GM 노동자들

 

 

투쟁을 꿈꾸기 시작한 미국 노동자들

 

앞뒤 안 가리는 자본가들의 호전적인 공격 덕분에, 이제 미국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타협과 양보가 노사 모두를 살린다는 헛소리 대신 투쟁을 향한 열망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투쟁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뭔가 일어날 겁니다. 비공인 파업이 일어날 것 같아요.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 사이에서 그런 행동을 보게 될 겁니다. 이 공장은 전투적인 명성이 있으니까요. 항상 그래 왔습니다.”()

 

나는 앞뒤 안 가리고 파업을 할 거예요.” “우리가 세계적으로 힘을 모을 수 있다면, 그래서 미국과, 멕시코, 한국의 노동자들이 모두 다 들고 일어나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외친다면, 정말 굉장할 거예요.”(6월에 해고된 노동자)

 

함께 투쟁할 수 있다면

 

미국과 멕시코, 한국의 GM 노동자들이 함께 반격에 나선다면 굉장한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당장 한국에서 GM 자본에 맞선 투쟁에 나서는 것조차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이미 씨앗들이 자라나고 있다. 지난달 말 GM 부평공장에선 함께 살자 공동행동이란 이름으로 모인 생산직과 사무직,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해고에 맞서기 위해 함께 공장을 순회하고 항의방문을 하며 현장에서 투쟁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힘은 아직 작다. 그러나 노동자의 단결이라는 생명력을 품고 있는 소중한 씨앗이다. 이런 시도가 더 크게 자라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보자. 그리고 다른 공장에서도, 다른 일터에서도 이렇게 자본이 갈라놓은 분열의 울타리를 넘어 단결 행동을 만들어보자.

 

미국 GM 노동자들의 발언은 WSWS 최근 기사들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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