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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사건을 다루는 지배자들의 구역질나는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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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267회 2018-11-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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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상무이사 폭행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같은 극우정당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사냥개처럼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물어뜯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민주당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 대표 이해찬은 경찰의 엄정한 대책을 촉구했다. 하나 같이 유성기업과 원청인 현대차 자본을 향한 목소리를 찾아 볼 수 없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에 이어 탄력근로제 확대 등 경제위기의 책임과 부담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지배자들은 유성기업 사건을 민주노조운동을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한국 노동운동 역사상 손에 꼽힐 만한 악랄한 노조파괴, 노동자를 향한 살인적인 폭력, 그리고 법원, 검찰, 경찰의 비호를 감추면서 말이다.

 

과연 누가 폭력집단인가?

 

2011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엔 잠 좀 자자는 상식적인 요구를 했다. 새로운 요구도 아니었다. 이미 노사가 합의했던 주간연속 2교대를 약속대로 도입하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주간연속 2교대 도입이 완성차와 부품사에 전면적으로 도입되는 걸 두려워한 현대차가 개입하자 상황이 급격하게 달라졌다.

 

유성기업은 조합원들이 파업을 시작하자마자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깡패를 투입했다. 이명박은 때를 맞춰 유성기업지회를 귀족노조라 맹비난했다. 20년 이상 일한 노동자들이 연봉 6,000~7,000만 원을 받는다는 게 이유였다.

 

자본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은 노동자에게 가공할 폭력을 휘둘렀다. 조합원 22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머리뼈, 광대뼈 함몰로 수술한 노동자만 2명이다. 용역깡패들은 소화기, 벽돌 등 흉기를 사용했다. 그런데 검찰은 용역깡패 책임자에게 고작 징역 2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내던지는 용역깡패(사진_유성기업지회)

 

 

519일 새벽에는 용역깡패가 무면허 대포차로 조합원들을 향해 돌진했다. 라이트도 끈 채 인도에 피해 있던 조합원들을 향해 달려 왔다.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살인미수였다. 그러나 경찰은 불구속 수사를 진행했고, 이 용역깡패는 피해 노동자들과 합의를 보지도 않았는데 집행유예 처벌만 받았다.

 

하지만 충남지방경찰청은 이번 상무 폭행 사건에 대해 전담팀까지 구성했고 곧바로 조합원 검거에 나섰다. 이것이 중립적인 경찰의 모습이다.

 

역사상 손에 꼽힐 만한 악랄한 노조파괴

 

유성기업은 노조파괴 컨설팅 업체로 유명했던 창조컨설팅에게 14억 원을 지급하며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짰다. 노조파괴는 현대차가 주도했다. 금속노조 조합원을 회유해 기업별 노조로 가입시키는 과정에서 현대차는 유성기업에 구체적 목표치(금속노조 탈퇴 기업노조 신규가입 70~80% 확보하라)까지 제시했다. 유성기업 전직 임원의 녹취록도 있고, 당시 검찰도 수많은 증거를 확보했다. 그러나 그 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공권력을 등에 업은 유성기업의 노조탄압은 끝이 없었다. 유성기업이 지회와 조합원을 상대로 낸 고소, 고발 건수가 1,300여 건이나 된다. 믿을 수 없는 수치다. 유성기업은 재판에 참석하는 조합원들을 무단이탈로 처리해 징계하고, 판결 결과를 이유로 중징계와 해고를 남발했다.

 

회사 관리자들은 CCTV와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조합원을 감시했다. 핸드폰을 봤다는 이유로, 화장실에 다녀 왔다는 이유로 징계했다. 말이 아니라 진짜로 조합원들의 피를 말려 죽이려는 계획이었다. 유성기업은 지회 조합원 96.5%를 징계하고 27%의 조합원을 고소, 고발했다.

 

지옥으로 출근하는 노동자들

 

수많은 조합원이 우울증에 시달렸고, 매일 회사 정문을 통과하는 것이 지옥 같다고 말했다. 한광호 열사는 금속노조 대의원으로 활동하다 11번이나 고소당하고, 8번 경찰조사를 받았다. 한광호 열사는 20163월 노조파괴에 분노하며 자결했다.

 

2015년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울장애 고위험군 43.3%, 상태불안 고위험군 22.1%, 사회심리 스트레스 고위험군 64.5%,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고위험군 53.6% 등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고, 다른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보다도 심각했다.

 

조합원들은 인내심의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잔업·특근 배제, 성과급·승진 차별로 임금을 삭감 당했다. 월급은 반토막 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앞에서 말한 지독한 감시와 통제, 탄압으로 일상이 무너졌다. 수많은 조합원의 가정이 파탄 났다. 삶보다 죽음을 가까이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살을 시도한 조합원도 여럿 있다.

 

하지만 유성자본은 멈추지 않았다. 조합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명백한 노조파괴를 아예 못 본 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법원은 20172월 회장 유시영에게 징역 1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4개월이 감형돼 12개월을 살다 온 유시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역시 현대차와 정몽구의 털 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검찰 과거사위원회조차 자료가 방대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유성기업 노조파괴 사건을 1차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해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올 2월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도 미루고 있다.

 

구역질나는 위선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회사 임원 폭행을 비판하려면 유성기업, 현대차, 공권력을 최소한 만 번 이상 비판해야 하지 않는가? ‘상식이라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정성이 있다면 그래야 한다. 이미 유성기업과 현대차의 노조파괴는 알려질 대로 알려졌고, 사태의 본질은 악랄한 노조파괴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배자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지배자들은 이번 폭행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자신들의 어마어마한 폭력과 살인은 감춘다. 한 노동자의 목숨까지 빼앗은 악랄한 노조파괴와 노동부, 검찰, 경찰의 비호행위는 폭력과 살인이 아니고 무엇인가?

 

유성기업 조합원들의 손발을 묶은 복수노조제도는 어떤가? 유성기업은 강제적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용해 유성기업지회의 교섭력을 무력화했다. 어용노조와 수십 차례 교섭하는 동안 유성기업지회와는 단 한 차례 정상적인 교섭을 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게 지금의 복수노조제도다.

 

그뿐인가? 노동자 민중의 죽음을 부르는 비정규직화, 외주화, 민영화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1년에 2,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노동재해로 죽어가고 있다. 이 문제를 이번 사건 보도하고 공격하듯 다뤄보라.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걸어온 길이 민주노조운동의 역사

 

유성기업지회는 지난 8년 동안의 노조파괴 사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1015일 서울사무소 농성에 들어갔고, 101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유성기업지회는 단식, 고공농성, 오체투지, 수차례의 총파업 등 해볼 수 있는 투쟁을 다 했다. 이제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투쟁하고 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걸어온 길이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다. 심야노동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했다. 노조파괴를 막아내기 위해 8년을 싸웠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혼자 그 무거운 짐을 지지 않도록 민주노조운동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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