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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담산업 | “외주화 음모 박살내고 고용안정 쟁취한다!” 파업 100일 향해 달려가는 금속노조 새내기 현담산업지회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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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조회 7,859회 2018-11-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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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금속노조

 

금속노조 소속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임단협이 타결됐지만, 현담산업지회는 아직도 파업이 한창이다. 쟁의행위에 돌입한 게 지난 8월 중순이었는데 어느덧 파업 100일을 앞두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무려 한 달 이상 전면파업을 전개했다.

 

현담산업지회는 올해 초 기업노조에서 금속노조로 조직을 전환했다. 그러다보니 아직 투쟁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훌륭하게 파업을 사수하고 있다. 아직 이번 파업의 성패는 판가름 나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현담산업 노동자들이 파업이라는 노동자의 학교를 통해서 민주노조의 주역으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식이 자라나다

 

1992년 설립된 현담산업은 자동차 연료필터 등을 제조하는 사업장으로, 아산과 경주에 공장이 있고 천안에 기술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1998IMF 위기를 거치면서 일본의 아이산그룹이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권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노조가 설립됐다. 이후 현담산업은 약 600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미국, 중국, 인도, 슬로바키아에 현지법인과 지사를 설립함으로써 연매출 3,982억 원의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회사의 눈부신 성장과는 정반대로 노동자의 처지는 열악했다. 노동강도는 날이 갈수록 강화된 반면, 동종 부품사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에 시달렸다. 또한 상당수 노동자들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주야간 맞교대 근무가 지속되고 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렇게 불만과 분노가 축적되면서 기업노조 시절인 2016, 2017년에도 파업이 있었다. 자본은 실로 오랜만에 터져 나온 노동자의 저항에 잠시 움찔했다. 그러나 결코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야금야금 추진해 왔던 외주화를 지속했고,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비해 사외창고를 비밀리에 늘렸다. 자본의 최종 목표는 노조무력화라는 게 불을 보듯 뻔했다.

 

조합원들의 위기의식은 점차 높아졌고 회사와의 결전이 임박했음을 직감했다. 개별 사업장의 투쟁을 넘어 연대를 확대해야할 필요성이 모두에게 분명해졌다. 결국 올해 초 현담산업노조는 조합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금속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조합원이 주체로 성장하는 파업

 

금속노조로 조직형태 변경이 이루어지자 사측은 가장 먼저 현장을 통제하려고 했다. 지난해에도 시도한 바 있는 숙련도 평가제도를 강행한 것이다. 이 제도는 실제 업무와는 거의 무관한 시험으로 조합원들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였다.

 

조합원들은 평생을 일했는데 아직도 숙련이 필요하냐며 지회의 지침으로 시험을 거부했다. 6월에는 경주공장에서 600평의 사외창고에 재고를 가득 채워 놓은 것을 본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잔업, 특근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아직 합법적인 파업권이 없었지만 잔업, 특근거부 투쟁은 이후에 아산공장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자 현장에서 솟구치는 투쟁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자본은 아산과 경주 지회장에게 정직 1개월, 3개월의 징계를 때렸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8월 초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 이후 아산과 경주에서 파업 출정식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했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합원들은 기업노조 시절 파업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파업의 실질적인 주체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조합원 모두를 분임조로 편성하고 토론을 조직했다. 일부 노동자는 분임조 편성에 반대하기도 했고, 경험이 없다보니 분임조장이 해야 할 토론 결과 발표를 집행간부가 대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임조는 조합원들 속에서 튼튼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

 

교섭회의록으로 대신하던 교섭상황 보고도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노사 간 모든 발언을 밴드에 공유함으로써 모든 조합원이 교섭내용을 훤히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확대함으로써 파업은 더 강고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돈이 얼마나 들든 노조를 깨려는 자본

 

지회의 완강한 파업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여전히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교섭 초기에는 노조의 입단협 요구에 대해 회사의 인사경영권 침해라며 임단협 요구안 자체를 수정하라는 억지를 부렸다. 지금도 회사는 형식적으로 금속노조를 인정한다고 하지만 조합원들의 고용안정과 직결되는 단협조항에 대해서는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일부에서는 올해는 임금에 집중하고 단협은 다음을 기약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조합원 대다수는 단협과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올해는 기필코 끝장을 보는 싸움을 전개한다는 각오로 버티고 있다. 조합원 대다수가 적금통장을 깨고 대출을 받으면서 버틸지언정, 이번에는 반드시 회사를 굴복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파업대오가 완강히 유지되자 사측은 노조 파업 때문에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1017일부터 쌍용차 티볼리 라인에서 결품사태가 발생해 라인이 정지됐다. 회사가 당장 문 닫을 것처럼 협박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은 오히려 사측의 이율배반적인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현재 노동조합의 요구안대로 임금을 모두 인상하더라도 40억 원 정도지만 사측은 임단협 타결을 거부하고 대신에 항공운송비용을 60억 원이나 책정했다. 돈이 얼마나 들더라도 사측은 이번 기회에 노조를 깨겠다는 야욕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벼랑 끝에서 노려본다

 

113일 장시간 마라톤 교섭이 결렬된 이후 사측은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문자에서 노동조합을 상대로 더 이상의 설득 및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통보했다. 사실상 교섭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강공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117일을 기해 쌍용차에 이어 현대기아차 라인마저 끊어질 상황이다.

 

자본이 직장폐쇄나 물량이원화를 통해서 계속 버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사측은 회사가 망하면 조합원의 고용도 없다는 논리로 대대적인 탈퇴공작에 나설 것이다. 노동조합 또한 파업 장기화로 생계난이 가중되면서 일부 조합원의 탈퇴 조짐이 있다. 이제 노사 모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이다. 누가 더 대담하게 자신의 요구를 붙잡고 버티느냐에 따라 이번 파업의 성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현담산업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잘 싸워온 것처럼 회사 살리기 논리에 굴하지 않고 버틴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더 강한 심장으로 마지막까지 굳건하게 파업대오를 사수하자! 단결하는 노동자들에게 패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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