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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침묵을 깨고 현장투쟁의 불씨를 지피다 - 현대차 아산공장 단기계약직 해고에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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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조회 6,252회 2018-11-0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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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동지들의 서울고용노동청 농성이 마무리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노동부는 법원판결을 토대로 직접고용 시정명령 당사자 확정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지만 예상대로 시간만 끌고 있다. 원청 노사와 비정규직지회 간의 교섭 역시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지부진한 가운데, 111일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긴 침묵을 깨고 현장투쟁이 벌어졌다. 단기계약직 노동자 계약해지가 발단이 됐다. 이번 투쟁은 숱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직 현장이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중 삼중 차별의 굴레를 박차고 나선 노동자들

 

현대차 비정규직은 불법파견 굴레만이 아니라 1차 업체와 2, 3차 업체와의 차별의 굴레에서 고통 받고 있다. 10월 말로 계약해지된 두 명의 동지는 현신물류의 2차 업체 SMA 소속 계약직 노동자다. 현신물류 바지사장은 상여금과 성과금 차별은 물론, 3~6개월 쪼개기 계약을 강요했다. 모든 차별을 무릅쓰고 간신히 버텨도 업체 정규직 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만 2년 되기 하루 전날 SMA로 보내고, 다시 SMA에서 23개월 30일 후에 현신물류로 보내는 식으로 부려먹었다.

 

파리 목숨이나 마찬가지인 2차 업체 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노조는 그림의 떡이었다. 계약해지된 노동자는 울분을 터뜨렸다. “업체 정규직이라도 되고 싶어서 4년 넘게 연차를 한 번도 안 썼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사장은 계약직을 일회용품처럼 쓰다 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노조에 가입하면 해고될 게 뻔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내가 깨지고 부서지더라도 계약직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고통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계약직 노동자들이 이렇게 하나둘씩 용기를 내서 노조에 가입하자, 사측은 10월 말 2, 12월 말 1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해고철회 요구하며 하나로 뭉친 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계약직 해고가 통보되자 현장은 서서히 분노로 들끓기 시작했다. 노동부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곧 교섭도 열린다는 사실에 조합원 사이에서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긴 했다. 하지만 자본은 불법파견 해결 노력은 고사하고, 심지어 교섭이 코앞인 상황에서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조합원들을 해고함으로써 노조 무력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지회는 이번 해고를 명백히 원하청 자본의 탄압으로 규정하고, 10월 초부터 부당한 계약해지 철회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했다. 현장위원 등 정규직 동지들도 함께 연대했다. 111일 계약해지 당일 쟁의권이 없었던 지회는 조합원 총회를 소집하고 현신물류 항의방문투쟁을 전개했다.

 

원청 사측은 무려 400명의 관리자를 동원해 업체 사무실 앞에서 조합원 진입을 막았다.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업체 항의방문은 무산됐지만, 20148.18 합의 이후 실로 오랜만에 전개한 현장투쟁이었다. 은연중에 배제하기 일쑤였던 단기계약직 노동자들의 해고에 맞서 200여 조합원이 똘똘 뭉쳐 싸운 것은 의미 있는 일보전진이 아닐 수 없다.

 

불법파견 철폐투쟁, 다시 현장에서 답을 찾자

 

조만간 노동부 중재에 따라 현대차에서 불법파견 교섭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근속 일부를 인정한 신규채용 합의 프레임을 강요할 것이다. 현대차지부도 기존 합의 틀을 벗어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부는 이 교섭을 지켜보며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차일피일 미룰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불법파견투쟁을 다시 전면화하는 것은 비정규직 주체들의 현장투쟁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해질 것이다.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경계하며 다시 현장을 조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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