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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울산1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여덟 번째로 민주노조 깃발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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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조회 9,448회 2018-10-0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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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운동에서 최근 1~2년 동안 돋보이는 하나의 흐름은 현대자동차 계열사의 무노조 천국이었던 현대모비스에서 펼쳐진 민주노조 건설이다. 2017527일 현대모비스 화성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결한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치며 민주노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화성공장 노조건설은 가혹한 현장통제와 착취를 당하며 고통받아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의 불꽃이 됐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영감을 줬다. 기회가 왔다고 직감한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화성공장에 이어 모든 공장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했다. 이처럼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민주노조의 깃발을 세우고 단결불패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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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에서의 민주노조 건설은 경기, 충남, 광주를 거쳐 울산으로 이어졌다. 2018311일 울산2공장(장생포 매암공장)에 민주노조가 건설됐고, 이제 울산1공장(염포공장)도 민주노조를 세웠다. 아직 미조직 상태로 남아있는 곳은 경북 김천공장이다.

 

울산1공장에 휘날린 민주노조 깃발

 

우리 현장은 실미도 같다.” “우리는 생지옥에서 일하고 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을 것이다.” “우리도 노조가 있으면 좋겠고, 우리도 노조를 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울산2공장 민주노조 건설 소식을 접한 울산1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얘기다. 그리고 2018927일 울산1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 창립총회를 열었다. 11개 업체 800여 비정규직 노동자 중 7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이날 창립총회에 약 450여 명이 참석해 지회규칙을 의결하고, 노조 건설에 앞장선 준비위원들을 임원으로 선출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임금과 단체협약은 임원에게 위임했고 전체 조합원 출근투쟁을 결의하며 창립총회를 마무리했다. 창립총회에는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임원을 비롯해 여러 지회들이 참석했다. 울산지부 지회들과 연대단체들도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 창립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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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건설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현대모비스 울산1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6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민주노조를 건설했다. 노조 건설을 향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망과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만큼 업체 사장과 관리자들은 현장통제를 강화하고, 개별면담과 집단회식 등 협박과 회유를 하며 노조 건설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건설을 막을 길은 없었다.

 

5~6월에 거쳐 2개 업체 5명의 노동자들이 현대모비스 울산1공장 노조준비모임을 결성했다. 7141차 준비모임에 1개 업체 노동자들이 합류했다. 7212차 준비모임에선 노조설립 로드맵을 논의했다. 노조준비모임은 현대모비스 울산의 모든 공장은 하나의 노동조합을 지향한다는 원칙을 공유했다. 노조 건설 방식은 현대모비스 울산지회에 가입하는 방식. 현대모비스 울산지회 가입 후 통합선거를 치루는 방식. 염포공장에 별도 지회 설립 후 적당한 시기에 통합하는 방식을 논의했다.

 

85일 준비모임 1차 전체회의에서 노조설립 준비를 단일한 체계로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준비하고 지회 체계와 관련한 내용은 현대모비스 염포공장 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통합된 노조설립 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해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812일 준비모임 2차 전체회의에서는 현대모비스 염포지회 준비위원회 임원 구성 등이 논의됐고, 826일 노조설립 준비위원회 1차 임원회의를 진행했다. 현대모비스 염포공장 노조건설은 우선 별도의 지회를 설립한 후 적당한 시기에 통합하는 방식에 따라 추진됐다.

 

업체 통폐합 통보로 노조 건설이 급물살을 타다

 

8~9월 들어 업체 사장과 관리자들의 태도가 변했다. 노조 건설을 가로막던 태도에서 노조는 건설될 것 같다. 우리 업체가 앞장서지만 말아 달라며 물러섰다. 그 이유는 9920여 명이 모인 노조설립 준비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밝혀졌다. 현대자동차가 “20181031일부로 현대모비스 내 전체 업체를 통폐합 일원화하겠다며 업체 사장단에게 업체 정리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노조 건설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현대자동차가 업체 통폐합을 추진한 이유를 파악할 수 없지만, 업체 통폐합은 주체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업체 사장들은 노조 건설을 더 이상 막지 않고 뒷전으로 빠졌고,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억눌러왔던 자신의 과거를 고해성사하며 살길을 모색했다.

 

노조설립 준비위원회는 설립 시기를 추석 전후로 잡되 1, 2차 조합가입서 접수의 경과를 지켜보며 최종 D-day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노조설립 준비위원회의 확대와 노조가입운동을 공세적으로 펼쳐나갔다. 무주공산인 현장의 주도권은 완전히 노동자에게로 넘어왔다.

 

922일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날 노조설립 준비위원 38명은 5차 전체회의를 갖고 창립총회 날짜를 확정했다. 지회 명칭은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로 하고, 준비위원회 임원들이 지회 임원에 출마하기로 했다. 그리고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27일 울산1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 창립총회를 열고 여덟 번째로 금속노조에 합류했다.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 건설과정은 미조직 사업장에서 어떻게 민주노조가 건설돼 가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동일한 공장의 노조 건설 노조 건설 분위기 형성 노조 건설 초동주체 준비모임 구성 초동주체 준비모임 확대 노조 건설 준비위원회 구성 노조 건설 준비위원회로의 노동자 조직화 노동조합 창립총회라는 노조 건설 경로를 거쳤다. 이것은 노조 건설 기간이 짧든 길든 기회가 왔을 때 노조 건설에 앞장서는 주체들을 내실 있게 조직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노동자들은 현장의 변화와 인간다운 삶을 희망한다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는 노조를 건설하고 전체 조합원 출근투쟁을 전개했다. 3일 동안 주야간 200~250여 명이 출근투쟁에 참가했다. 민주노조의 힘으로 현장을 바꾸겠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근투쟁에 참석한 한 노동자는 바뀌고 있는 현장 분위기를 얘기했다. “지금까지 관리자 눈치를 보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개처럼 일했다. 노조가 만들어진 후 현장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관례적으로 하던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엄청난 노동강도 때문에 화장실도 가지 못했는데, 이제는 근무시간에 조금씩 쉬면서 일한다. 동료들과 얘기할 시간도 없이 일만 했는데, 서로를 바라보며 얘기를 나누며 웃으면서 일한다.”

 

다른 한 노동자는 바라는 것을 소박하게 얘기했다. “우리는 임금, 노동강도, 강압적 노동통제, 연차사용, 인원충원, 계약직 정규직화 등 모든 게 변화되길 바라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바라는 건 인원충원과 노동강도 완화다. 계약직들은 정규직이 되면 좋겠고, 그러면 많은 게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는 10410개 업체 대표들과 노사 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업체 대표들에게 노조를 인정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그리고 노조 활동을 위한 기본협약과 고용승계, 노동조건 승계를 요구했다. 노사 간담회에서 요구한 내용에서 확인되듯이 현대모비스 비정규직지회는 업체 통폐합(하나의 자회사로 통합이든, 몇 개 회사로 분리 통합하든)에 대비한 교섭과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조만간 현대자동차가 업체 통폐합을 추진하는 이유와 방식이 파악될 것이며, 그것에 따라서 투쟁의 양상도 결정될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의도가 무엇이든 노동자 단결투쟁의 대의를 굳게 사수한다면, 그 무엇도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의 발걸음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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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노해투

 

더 큰 포부, 더 넓은 시야로 힘차게 전진하자

 

위의 표에서 보이듯이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개 노조를 건설했다. 울산1공장 비정규직지회, 울산2공장 울산지회와 물류지회로 분할돼 있다. 여러 개로 분할된 노조가 거대자본 현대자동차에 맞서 싸우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현대자동차와 제대로 맞짱을 뜨려면 하나의 노조로 단결해야 한다. 1공장 비정규직지회 건설 과정에서 별도의 지회 설립 후 적당한 시기에 통합하는 방식을 공유했다. 이에 따라 일정한 준비과정을 거쳐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통합노조로 모아낸다면 더 강력한 민주노조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 현대모비스 모듈생산부문을 현대글로비스로 통폐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통합노조가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사내외 하청업체 노동자를 하나로 단결시키는 깃발이 된다면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주역으로 우뚝 설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이후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생산의 일대변화에 대비해 현대자동차지부와의 단결과 연대를 일궈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2018817일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5개 지회는 4시간 공동파업을 전개했다. 이것은 노조로 단결한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기아차 생산을 멈출 수 있는 거대한 단결력과 투쟁력을 갖고 있다. 이 거대하고 강력한 힘을 온전히 사용하려면 전국의 현대모비스 지회들과의 교류와 연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더 큰 포부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거침없이 전진하는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항상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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