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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미래 발판 만들기 위해선 포기하지 말고 더 강하게 싸워야 -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한명진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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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조회 6,267회 2018-10-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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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회사는 사기다!”(사진_노해투) 

 

지난 6월 29일 시작된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3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노동자들은 ‘자회사는 사기’라고 외치며 포인트제 폐지, 생활임금 쟁취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평택지회 한명진 지회장에게 지난 투쟁과 10월 투쟁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투쟁이 길어지고 있는데, 핵심적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처음에는 부분파업 몇 차례만 해도 사측이 타격을 받았다. 업무가 밀렸다. 우왕좌왕했다. 그런데 한 달도 안 돼 대체인력이 투입됐다. 지부는 대체인력을 저지하자고 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AM이나 홈클이라고 불리는 내부 대체인력은 막기 어렵다. 원청인 SK브로드밴드가 계약한 외부 대체인력을 막으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 

 

한두 번 정도는 강하게 대응한 지회도 있다. 저도 몇 번 따라다녀 봤는데 그 때 뿐이다. 대체인력이 잠시 그 현장만 피하기 때문에. 한 명씩 전담마크를 해야 하는데, 아침 첫 일정부터 따라다니는 게 쉽지 않다. 아니면 해당 지역 기사들끼리 유기적으로 연락을 해서, 예를 들어 대체인력의 처음 일정이 이쪽이고 다음 일정이 저쪽이면 이쪽 기사가 저쪽 기사에게 연락해야 하는데 그것도 그 시간에 조합원의 일이 없어야 가능하다. 

 

노동부에 고소 고발했지만 함흥차사다. 만약 우리가 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면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지난 3개월의 투쟁을 돌아본다면?

 

출발할 때 조합원이 1,600여 명이었는데 지금까지 이탈자는 소수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자기 자리를 지켰다. 조직력을 유지했다. 초반에는 업무타격을 주면서 사측을 압박했다. 그리고 자회사의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아쉬운 점은 파업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이 부족했다. 선전전과 지회 회의 정도였다. 구체적인 다양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연대투쟁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과 예산의 문제도 있고 일단 권역 차원이든 지회 차원이든 조합원들을 모아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승리를 위해선 연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뭘 하든 외부에 알려지는 게 거의 없다. 상경 총파업 정도는 해야 언론에 조금 난다고 할까. 연대를 다니면서 오프라인에서 알려야 한다. 자회사, 포인트제, 온전한 정규직화는 우리만이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가 함께 겪고 있는 문제다. 함께 싸워야 돌파구를 열 수 있고, 더 멀리 전진할 수 있다. 

 

회사는 포인트제 폐지를 거부하고, 기본급 3만 원 인상안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10월 투쟁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나요?

 

우리의 요구를 다 쟁취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무기력하게 주저앉는다면 실망한 조합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도 없을 것이다. 강하게 투쟁해서 어느 정도 이탈자가 생기더라도 우리의 힘을 보여준다면, 소기의 성과를 쟁취한다면 쟁의기간이 끝난 후에 다시 회복할 수 있다. 그렇게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내후년 직접고용 투쟁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 

 

저는 노조활동을 오래 해보지 않아서 투쟁방법은 잘 모른다. 앞으로 상경 총파업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싸워야 할지 잘 모르지만, 싸우는 방법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 일단 투쟁 강도를 훨씬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회사는 사기’라는 주장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요?

 

작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민간부문 정규직화 사례라고 얘기하면서 SK가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만들었다. 너무 갑자기 추진됐다. 나도 자회사 넘어오기 전에 찬반투표 했을 때 찬성했다. SK그룹 계열사가 되는데 그래도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에. 

 

막상 바뀌고 나니까 달라진 게 없다. 근무복은 좋아졌다. 급여나 근무환경은 바뀌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바뀐 게 없다. 여러 개 센터를 하나로 합쳐 놨다 뿐이지. 과거 하청센터 개별법인처럼 홈앤서비스도 SK브로드밴드하고 사실상 계약관계에 있는 거다. 종속성은 그대로다. 실질적인 권한은 SK브로드밴드와 SK그룹이 쥐고 있다. 

 

투쟁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예전 영세 하청업체들 상대할 때는 많은 요구를 하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투쟁이 쉬웠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거대한 자본을 상대해야 하니까. SK는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해 백 개에 이르는 센터를 하나로 모아 자회사를 만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이나 LG유플러스 등 많은 자본이 ‘자회사’를 밀어붙이고 있는데, 우리 경험을 꼭 참고했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 정규직화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직까지 노동존중은 경험해보지 못해서 뭔지는 잘 모르겠다. 노동존중 받으면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 물론 예전 정부와 비교한다면 변화가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본다. 온전한 직접고용까지는 아니더라도 자회사나 무기계약직 형태로 직접고용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게 문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그런지 투쟁도 예전보다 많은 것 같지만 실제 소득이 별로 없다. 노동자가 스스로 투쟁해야만, 연대해야만 알맹이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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