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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위원장은 북한에 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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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7,664회 2018-09-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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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자본의 대북 투자사업에 주체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사진_뉴스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며칠 전, 어떤 노동자와 대화하던 중 우연히 민주노총 위원장의 방북 이야기가 나왔다. 그 동지는 아니 민주노총 위원장이 그런 자리에 왜 가냐며 역정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으로 어용노총 위원장과 함께 방북 일정에 동행하게 된 게 납득이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김명환 위원장의 설명

 

방북을 앞둔 916일 김명환 위원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니, 우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김명환 위원장은 오늘날 노동자들의 현실은 참혹하며 하루하루가, 일분일초가, 투쟁을 조직하고 준비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방북 일정에 동행하는 건 민족구성원 모두의 과제인 평화와 통일에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와 통일이라는 과제에 노동자가 주체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의도는 응당 지지할 만하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주체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남는 건 자본가세력의 주도 아래 노동자가 동원되는 것뿐일 테니 말이다.

 

주체적 개입을 위해 필요한 것 vs 실제로 벌어진 일

 

노동자로서 주체적인 개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주체적인 관점과 요구가 세워져야 하며, 자본가와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조직이 전제돼야 한다. 예컨대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적대적인 이해관계 대립을 슬그머니 지워버리는 민족구성원같은 관점이 아니라, 자주적인 노동자계급 관점 아래 남북한 노동자 모두의 자유로운 왕래와 교류, 단결과 투쟁의 권리를 요구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정부조직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적인 노동자조직의 이름으로 북한 노동자들과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벌어진 일은 어떤 것들일까? 김명환 위원장이 방북 기간에 북한의 평범한 노동자들과 교류했다는 보도는 없다. 공식 노동조합 단체(관변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 관계자조차 만나보지 못했다. 김명환 위원장이 북한 노동자의 자유로운 노동조합과 정당 결성의 자유, 단결과 투쟁의 권리를 요구했다는 소식은 전해진 바 없다. 방북단의 일원으로서 정부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충실하게 참여한 것은 분명하다. , 여기에서 주체적 개입이나 혹은 그와 비슷한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는가?

 

관점이 중요하다

 

김명환 위원장이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참가한 일정은 결국 문재인 정부의 정국 주도력과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을 뿐이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김명환 위원장은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남한에도 현장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이를 통해 국내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피부로 체감했다며 의의를 부여한다.(921일자 <서울신문> 인터뷰)

 

북한을 겨냥한, 경제협력이란 이름의 자본투자로 국내경기 활성화와 현장의 활력을 찾으려는 모습. 영락없이 자본주의의 번영에서 노동자의 활로를 찾으려는 노사 협조주의자의 모습이 아닌가.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 노동자의 자유로운 단결과 투쟁의 권리를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을 때, 이런 식의 번영이 북한 노동자들을 어떤 수렁으로 미끄러뜨릴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관점이 중요하다. 어느 계급의 이익을 지킬 것인가. 어떤 요구를 제기할 것인가. 어떤 조직을 만들어갈 것인가. 이 관점이 없거나 불분명하다면, 애초의 의도가 무엇이든 실제로는 자본의 부역자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된다. 김명환 위원장의 방북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이런 것이다. 문재인 정부 및 자본가들과 나란히 손잡고 그들의 사업 파트너가 될 것인가. 아니면 말과 행동 모두에서 주체적인 노동자계급 세력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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