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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본주의를 때려잡아야 치솟는 집값도 때려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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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1,447회 2018-09-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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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8월 서울 평균 주택가격이 7억 238만 원을 넘어섰고, 중위가격도 6억 7,208만 원에 이르렀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10.21% 상승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불과 15개월 만에 11.9%나 올라버렸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결과다. 

 

문재인 정부가 아예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작년 8.2 부동산대책에서 시작해 올해 9.13 대책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정부는 한 달이 멀다하고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온갖 대책은 무용했다. ‘시장 이기는 정부 없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이것은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지 않는다면, 노동자 민중의 최소한의 주거권도 보장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서울 아파트값, 왜 이렇게 폭등하나 

 

작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시중 유동성자금이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금년 3월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총생산(GDP) 대비 시중 부동자금의 비율은 그간 가장 높았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57%보다 더 높은 63%에 이르고 있다. 은행이자율은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칠 만큼 바닥이다. 주식시장과 가상화폐시장도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돈 되는 곳으로 몰릴 준비가 된 1,000조 원의 부동자금이 폭등의 일차적 원인이다. 

 

이렇게 떠도는 천문학적 부동자금은 이윤율 저하의 결과물이다. 이자는 이윤의 일부다. 일시적인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이윤율 저하는 이자율 하락을 낳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윤율이 떨어짐으로써 투자할 대상을 찾지 못하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런 부동자금의 증대는 이자율을 더욱 떨어뜨린다.

 

주식의 가치하락도 그 연장선에 있다. 주식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윤율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은행금고나 주식계좌에 돈을 넣어둘 사람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낮은 이자율을 활용해 돈을 빌려 소규모 사업에 투자할 사람들이 느는 것도 아니다. 망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거품은 커지고, 투기행렬은 늘어난다

 

이윤율 하락에 뿌리를 두고 괴물처럼 커지는 부동자금은 돈이 될 만한 곳을 하이에나처럼 찾아 헤맨다. 이 행렬에는 자본가들만이 아니라 중간계급, 심지어는 노동자들까지 동참했다. 자본가들이야 아파트에서 거둬들이는 몇 억 원 정도의 수입이야 관심사가 아니다. 은행 자본가들에게는 주로 아파트에 투자되는 1,5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에서 걷는 천문학적 이자가 관심사다. 건설 자본가들에게는 주택경기 호황에 따라 안정적으로 걷는 높은 이윤이 관심사다.

 

하지만 아파트 투기행렬에는 중간계급이 대대적으로 참여한다. 대략 1,5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에 더해, 거의 전 재산이라 할 만한 모아놓은 자금이 총동원된다. 왜 그런가? 이들은 생각한다. 그동안 기복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준 곳은 어디인가? 아파트밖에 없다. 그것도 서울 아파트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는 집을 지을 땅이 거의 고갈돼 ‘독점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이 서자 서울과 주변 수도권으로 부동자금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거품이 부풀어 올랐다. 물론 이 거품은 상대적이다. 상위 중간계급은 희소성을 가진 강남이나 한강변의 수십억 원에 이르는 아파트값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주변의 부동산들이다. 

 

서민들의 선택, 그것은 합당한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이 투기에 광분한 것은 아니다. 일정한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극소수 노동자들만 투기에 동참했을 것이다. 문제는 아파트가격이 폭등하면, 일반 노동자들까지 투기행렬로 떠밀린다는 점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앞에서는, 단순히 주거할 집을 갖고자 하는 기본적 욕구만으로도 아파트 구매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단 몇 달에 20~30% 이상 폭등하는 집값 앞에서, 은행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 애쓰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 직장동료가 단 1년 내 몇 억의 불로소득을 올리는 상황에서 매달 몇 십만 원이라도 꼬박꼬박 저금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 당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자본가들과 투기꾼에 농락당하는 것이다. 아파트 한 채가 몇 억이 오르더라도, 가진 것은 달랑 아파트 한 채인 서민의 삶은 그대로다. 몇 억 오른 아파트를 팔아 다른 아파트를 사더라도 남는 것이 없다. 모두 다 올랐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자들은 몇 채 이상의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자들, 투기꾼들이다. 그들은 적절한 시점에 일부를 팔아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이 투기판에서는 피라미밖에 되지 않는다. 진짜 수십, 수백조 원의 돈을 챙기는 사람들은 은행 자본가들과 건설 자본가들이다. 

 

예견되는 상황은 그 이상이다. 과거의 부동산가격 상승은 어쨌거나 아직 한국경제의 활력이 있을 때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상승은 전혀 다르다. 한국경제의 활력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거품이다. 이 거품은 더욱 요란하게 터지고 말 것이다. 

 

대안이 없는가?

 

가족이 거주할 집 한 채라도 장만하려는 서민들의 간절한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가족이 거주할 집 한 채를 초과하는 다주택을 몰수해 국유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 집을 원하는 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토지를 국유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해서 벌지 않는 모든 불로소득을 인정하지 않는 새로운 사고의 결과물로만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그것을 절대 실현할 수 없다. 불로소득 금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본가들의 모든 수익이 바로 그 불로소득이지 않은가? 그것도 단순히 투기를 넘어서서, 노동자에 대한 무자비한 수탈과 착취를 통해 쌓아올린 불로소득이 아닌가? 부동산 불로소득이 문제가 된다면, 자본가계급의 모든 이윤이 문제가 된다. 그렇기에 자본가정부는 불로소득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코 토지국유화를 실행할 수 없다. 

 

그런 한계를 문재인 정부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서울지역 부동산가격 폭등을 막으려 했다면, 몇 가지 간단한 조치로도 충분했다.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강력하게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충분했다. 다주택 보유세를 10% 이상으로 부과했다면, 다주택자들은 아파트를 헐값으로 팔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8.2 조치에서 임대사업자제도로 거의 비과세 수준의 특혜를 다주택자에게 주었다. 9.13 조치의 핵심인 보유세 인상은 실효세율 기준으로 0.16%인데, 이것은 미국의 0.9%에 비할 때도 한참이나 낮다. 아파트 원가공개를 통해 건설자본의 엄청난 이윤을 공격해 주택 가격을 낮추는 조치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이런 소심한 정책으로는 부동산투기를 절대 막을 수 없다. 이후 아파트가격이 폭락하더라도, 그것은 문재인 정부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거품 붕괴’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전적으로 서민들이 치를 것이다. 

 

대안은 하나다. 은행, 건설자본의 이윤을 몰수하기를 겁내지 않는 것! 다주택자들, 투기자들의 불로소득을 전면 환수하는 것! 그렇게 만든 재원으로 저렴한 영구임대주택을 서민들에게 전면적으로 공급하는 것! 하지만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오직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통해서만 강제할 수 있다. 자본가정부는 절대로 그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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