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현장

삼성전자서비스 | 콜센터를 정규직으로 두는 곳은 없다? 그러면 우리가 만들자! - 합의파기에 맞서 투쟁하는 삼성 노동자들

페이지 정보

이용덕 조회 7,021회 2018-09-23 09:54

본문

 

15270a401c7516b8671d59cee05e2faa_1537664035_5272.jpg
사진_노해투

 

9월 20일 2,000여 명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이 서초동 삼성본관 진입투쟁을 전개했다. 노동자들은 삼성의 합의파기에 분노했다. 삼성은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 모든 직종의 하청 노동자 8,000여 명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발표하더니, 24차 협의에서 콜센터는 자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명백한 합의파기다. 

 

전국에서 콜센터를 정규직으로 두는 곳은 없다?

 

삼성은 ‘전국에서 콜센터를 정규직으로 두는 곳은 없다’며 치졸한 꼼수와 사기를 합리화하려 한다. 물론 전국에 있는 콜센터 노동자 모두가 비정규직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형은행, 보험사, 카드사, 통신사들이 자회사나 외주업체를 통해 콜센터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삼성은 삼성에서의 콜센터 직접고용이 다른 산업, 다른 현장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 점을 알고 있다고 얘기한 한 조합원은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콜센터도 직접고용돼야 한다고 얘기했다. 

 

콜센터를 직접고용에서 제외하는 건 노동자투쟁의 대의와 파업의 파괴력을 지우려는 노림수이기도 하다. 아산분회 이성우 분회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무조건 함께 가야 한다. 만약 콜센터 제외를 수용하면 자본은 우리를 결국엔 자기들만 살려는 이기주의 세력으로 몰아붙일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외근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외부인력을 쉽게 투입할 수 있지만 1,000여 명의 콜센터 노동자가 한꺼번에 파업하면 손쓰기 어려울 것이다. 당장 대체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 콜센터 노동자의 직접고용은 투쟁하는 민주노조라면 반드시 쟁취해야 할 과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콜센터 협력업체 ‘E2C(이투씨)’ 소속 노동자들은 수원, 대구, 광주센터를 합쳐 약 1천 명이다. 대구, 광주센터 노동자들은 분회를 출범시켰고 수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9월 28일 분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서 이투씨분회 노동자들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폭로했다. 1년 내 퇴사율이 60%에 이를 만큼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화장실도 순번을 정해서 가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고, 아파도 쉴 수 없다. 온갖 욕설에 시달리는 건 말할 필요조차 없다. 

 

삼성 노동자들은 콜센터 노동자의 고통과 설움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고 얘기했다. SK브로드밴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회사는 또 다른 하청회사일 뿐이기 때문에, 자회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얘기했다. 

 

제대로 된 정규직화

 

콜센터 제외문제뿐 아니라 다른 꼼수도 많다. 삼성은 하청 노동자들의 경력을 제대로 인정할 생각이 없다. 총 직무경력을 기간별로 나누는데 경력 인정률은 30~50%에 불과한 안을 제시했다. 10년 이상을 일해도, 예를 들어 20년을 일해도 경력 인정률은 50%, 최대 10년이다.

 

삼성이 제시한 임금구조는 고정급(기본급+고정OT+가족수당+식대보조)+실적급(10등급)체계다. 실적급의 경우 수리실적을 구간별로 10등급으로 나눴다. 실적 산정기준은 ‘S/T(쉽게 얘기하면 시간당 서비스를 얼마나 하느냐는 것)’인데 많은 삼성 노동자들은 이게 건당 수수료 체계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고, 물량 자체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사측이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고 얘기했다. 실적급 비중이 여전히 높고 기본급을 포함한 고정급 비중이 여전히 낮다면 노동자들은 실적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삼성은 조만간 본사 관리자를 센터에 투입하면서 꼼수 정규직화를 굳히려 할 것이다. 삼성은 자신들이 합의를 파기하고 숱한 꼼수를 부리고 있으면서도 시간을 핑계로 콜센터 직접고용 거부, 경력 불인정, 비중 높은 실적급 체계, 해고자 복직 거부를 밀어붙일 것이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노동부, 검찰, 법원의 악랄한 노조파괴와 불법파견 은폐가 없었더라면 이미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 됐어야 했다. 그 점만 보더라도 경력은 온당히 인정돼야 하며, 삼성의 노조탄압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은 당연히 복직돼야 한다. 

 

어느 조합원은 조급함 때문에 독이 든 사과를 덥석 물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삼성 노동자들은 합의파기에 맞서, 꼼수 정규직화에 맞서 더 강력한 투쟁을 결의했다. 삼성 하청센터들의 집중교섭으로 쟁의권을 얻어 투쟁을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힘을 하나로 모아 온전한 정규직화 쟁취하자

 

2,000여 명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800여 명의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17일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을 내걸고 집회를 개최했다. 1,600여 명의 LG수탁사 노동자들도 9월 29일 무늬만 정규직, 나쁜 일자리를 비판하며 집회를 연다. 6월 말부터 파업을 시작한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역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서울노동청 농성에 돌입, 단식투쟁까지 시작했다. 

 

이렇듯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에너지는 결코 작지 않다. 이 에너지를 모아낸다면 대재벌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조차도 쉽게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불법파견, 자회사, 노조 할 권리 문제를 해결하라는 목소리의 강도가 달라지면서, 노동존중 정부의 실체가 남김없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승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공동집회를 시작으로 연대투쟁의 포문을 열어내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 

 

재벌과 정부의 기만적인 쇼를 넘어서자. 자본과 정부의 분열 시도를 이겨내고 단결의 원칙을 끝까지 붙잡는 노동자들만이, 자신의 문제를 넘어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만이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자해방 세상의 위대한 새날을 열 수 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가자! 노동해방> 텔레그램 채널을 구독하시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스마트폰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검색창에서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을 검색해 채널에 들어오시면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노동해방투쟁연대’)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