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현장

발전 | 한 입으로 두 말하며 비정규직 노동자 단결투쟁 방해하는 발전회사와 정부

페이지 정보

이재백발전 노동자 조회 6,976회 2018-09-12 21:29

본문




8월 13일 태안화력 정문에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외쳤다.(사진_공공운수노조)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촛불정권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해 ‘비정규직 제로’를 실현하겠다며 내놓은 대책이다. 5개 발전회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7,800여 명이고, 이들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다. 

 

‘가이드라인’ 발표 후, 유령처럼 일만 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전유물이던 정문 앞 선전전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지했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선전전이 벌어졌다. 수십에서 많게는 백여 명이 선전전에 참여했다. 노동조합 설립 흐름도 봇물처럼 터졌다. 작년 말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한국발전기술, 금화PSC, HPS, 수산인더스트리, 서부발전운영지부(청소 및 시설담당) 등 1,500명이 새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정부는 방관, 발전회사는 방해

 

그러나 정규직화의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정부는 정작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솔직히 방치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직화 추진의 실질적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발전회사 경영진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왜곡하며 정규직화를 방해하고 있다. 이들의 진심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컨설팅’을 현대자동차 등에서 사측을 대리해 불법파견을 덮으려 한 곳으로 악명 높은 노무법인 ‘서정’에 맡겼다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 협의체’에 노동자 대표로 사용자를 대변하는 자를 참석시키고, 협의내용을 현장 노동자들에게는 알리지 못하게 했다. 또 나이가 많은 청소 노동자에게는 직고용되면 발전회사 정년규정에 의해 해고될 수 있다는 등의 거짓정보를 흘리며 현혹하기도 했다.

 

쟁의 못하게 할 때는 “필수유지업무다”, 정규직 전환 요구하니 “필수유지업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필수유지업무 적용이다. “국민의 생명, 안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는 직접 고용하라”는 것이 정부 가이드라인이다. 

 

그동안 발전사 경영진은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 “전기는 국민의 일상생활, 산업, 경제 및 국가안보에서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해왔다. 그 결과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등 79곳에서 “발전소의 운전업무와 정비업무는 필수유지업무로 평상시의 100% 유지하라”고 결정했다. 이로 인해 발전소 내의 모든 운전 및 정비 노동자들은 기본권인 쟁의권까지 박탈됐다. 

 

이런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른다면, 대부분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당연히 발전사가 직고용해야 한다. 그런데 발전사는 이들이 필수유지업무가 아니라며 직고용을 거부하고 있다. 쟁의를 못하게 할 때는 국민의 생명, 안전과 밀접한 필수유지업무고, 직고용하라고 요구하니 필수유지업무가 아니라고 말한다. 대체 이런 모순이 어디 있는가? 

 

‘3년짜리 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또 다른 세력은 기업노조다. 이들의 주장은, 발전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이미 정규직이기 때문에 발전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전산업개발 노동자들은 “복지도 괜찮고 연봉도 5,000여 만 원이나 받는데 무슨 비정규직이냐”고 이들은 강변한다. 

 

한전산업개발 노동자들은 3년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입찰 결과에 따라 다른 업체로 옷을 갈아입거나 아니면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된다. 이 때문에 노조 스스로 언더티오 유지에 합의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그래야만 입찰에서 떨어져도 과잉인력(?)으로 해고되는 일 없이, 다른 사업소로 전보돼 그나마 고용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규직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일 뿐이다. 

 

진짜 힘

 

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대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강력한 단결과 투쟁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선전전과 국회 등 정치권 압박에 집중했다면, 이젠 파업투쟁 등 노동자의 진짜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현장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단결투쟁의 힘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발전회사 경영진의 기만적인 논리를 박살내며, 실질적인 비정규직 제로를 실현할 생각이 없는 정부를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자! 노동해방> 텔레그램 채널을 구독하시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스마트폰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검색창에서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을 검색해 채널에 들어오시면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노동해방투쟁연대’)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