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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 7월 전면파업이 보여준 것과 8월의 발걸음은? - “더 공세적인 투쟁전술, 더 많은 파업대오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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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관, 오세일현대중공업 노동자 조회 6,269회 2018-08-1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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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7월 19~24일까지 전면파업을 했다. 2013년 민주노조를 재건한 후 처음 벌인 7월 전면파업은 노동자의 요구를 해결하지 못한 미완의 파업이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현장에 돌아온 노동자들은 7월 1차전을 차분하게 돌아보며 더 강하게 더 멀리 전진하는 8월 2차전을 준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7월 1차전에서 노동자들은 파업대오를 조직하는 현장순회선동, 본관집회, 물류흐름을 차단하는 투쟁전술 등 여러 경험을 쌓았다. 7월 전면파업은 노동자들에게 ‘예행연습’과 같았다. 지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7월 전면파업의 긍정적인 측면은 유지하며, 드러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6일간의 전면파업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주말을 포함한 6일간의 시한부 전면파업을 벌였다. 민주노조 재건 후 5년 만이다. 7월 전면파업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한걸음 전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파업은 1988~89년 빛나는 128일 무기한 전면파업을 거쳐 1994년 63일 LNG 선상파업 이후 24년 만에 벌인 시한부 전면파업이다. 

 

6일간의 전면파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자본이 기본급 20% 삭감 등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없는 조치를 강요했기 때문이다. 둘째, 정규직 일자리 사내외 아웃소싱과 자회사 전환, 무급휴직, 강제교육 등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셋째, 자본의 임금삭감, 단체협약개악, 구조조정을 막아내지 못할 경우 민주노조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처럼 7월 전면파업을 불러낸 원인제공자는 노동자의 생존권과 민주노조를 무력화하려 발악하는 자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솟구친 노동자의 투쟁의지와 지부 집행부에 대한 압력이었다. 지부 집행부는 임기 초반에 현장 활동가와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을 거스르며 임금과 단체협약을 굴욕적으로 타결했다. 4월 조기정년과 희망퇴직에서도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으나 단호한 투쟁을 조직하지 않았다. 이런 지부 집행부의 행보를 비판했던 노동자들은 6~7월 들어 파업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것이 7월 전면파업의 원동력이었다. 

 

7월 전면파업에는 약 1~2천여 명이 참가했다. 지부 사무실 앞 천막농성장을 중심으로 모여 움직였던 파업 노동자는 약 1,000~1,200여 명이다. 전체 조합원 중 10%의 파업대오로 생산을 타격해 자본을 굴복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민주노조 재건 후 처음 조직된 6일간의 전면파업에서 파업 노동자들은 매우 더운 날씨인데도 쟁의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파업 노동자들의 투쟁의지가 유지됐기에 6일간의 전면파업이 이어질 수 있었다. 7월 전면파업에 적극 참여했던 노동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지도부가 결단해서 이만큼이라도 전면파업을 할 수 있었다.” 

“지도부가 앞장서서 전체 파업대오를 이끌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을 조직하는 현장순회투쟁을 강력하게 펼쳤으면 더 좋았을 거다.” 

“이번에 지도부가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생산을 타격하는 더 결사적인 투쟁으로 나가지 못한 게 아쉽게 느껴진다.” 

“파업의 시작은 좋았는데, 여전히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강력한 투쟁을 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업에 들어가기 전과 파업 기간에는 파업에 나오지 않은 조합원들의 반응과 분위기가 좋았는데, 24일 파업을 마친 후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려졌다. 처음에는 전면파업에 기대했다가 나중에는 실망하는 것 같았다.” 

“이번 파업에 적극 참여했는데, 파업과정에서 지도부의 단호하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다음 파업에도 참여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파업 노동자들의 평가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7월 전면파업의 약점을 극복하려는 파업 노동자들의 의견이다. 또한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전면파업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희망한 조합원들의 정서다. 

 

이것이 모두가 주목해야 하는 핵심이다. 파업 노동자들은 사기저하에 빠지지 않고 더 강고한 전면파업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7월 전면파업의 약점을 극복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7월 전면파업을 치른 파업 노동자들은 투쟁의지를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7월 전면파업에서 어떤 약점을 극복해야 8월 전면파업을 더 강하게 밀고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부터 치열한 문제제기와 선도적 실천이 전면적으로 펼쳐질 때, 7월과 마찬가지로 8월 전면파업도 가능할 것이다. 

 

7월 전면파업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① 파업불참 조합원 조직화를 위한 현장순회선동

 

7월 전면파업의 핵심은 파업에 불참한 조합원들의 조직화였다. 다수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해야 생산에 치명적 타격을 줘 자본의 고압적 태도와 거센 구조조정 공격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율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7월 전면파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였다. 

 

파업 불참 조합원 조직화를 위해 채택한 전술은 현장순회선동이다. 자본은 현장순회선동이 공세적으로 펼쳐지는 것을 차단하려고 발악했다. 자본은 ‘파업 불참자에 대한 비난, 욕설, 협박, 관리감독자에 대한 폭언과 폭력’, ‘작업장에 진입해 정상작업 방해(단체구호, 함성, 경적 등 소음으로 인한 작업 방해), 출입문 봉쇄’는 불법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또한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권과 자유로운 현장순회선동을 가로막기 위해 관리자들을 동원해 작업장 출입을 봉쇄했다. 자본도 세력관계를 결정하는 핵심지점이 노동자의 파업 참여율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가장 두려워했다. 

 

7월 20일 각 지단별로 현장순회선동이 진행됐다. 1지단, 2지단, 엔진지단, 일렉트릭지단이 관리자들의 출입문 봉쇄를 뚫고 현장순회선동을 진행했다. 나머지 지단들은 중식시간 식당선동과 작업장 주위를 도는 오토바이 경적시위를 벌였다. 현장순회선동은 각 지단별로 편차를 보였고, 전반적으로 파업 노동자들이 주도권을 잡고 공세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자본이 앞세운 관리자들이 허용한 안전통로로 순회하는 수세적인 방식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이 펼쳐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각 지단별로 100여 명의 파업 노동자들이 작업장 전체를 장악하는 게 만만치가 않았다. 다음은 민주노조가 재건된 이후 합법적 테두리에서 움직였던 노동자의 경험부족도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현장순회선동 과정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상황에 즉각 대처하고 투쟁을 공세적으로 이끌어갈 전투적인 활동가들의 선도적 투쟁이 등장하지 않았다. 

 

20일 현장순회선동을 경험한 파업 노동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파업 노동자들 속에서 더 공세적으로 현장순회선동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지단별 현장순회선동으로는 안 된다. 지부 집행부가 앞장서서 파업대오를 이끌고 현장순회선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파업 노동자들의 의견은 쟁의대책위원회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장순회선동은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20일 하루에 그치고 말았다. 

 

7월 전면파업에서 현장순회선동을 집행한 것은 민주노조 재건 이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더 진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7월 현장순회선동과 같은 수세적 방식으로 파업 참여율을 높여 파업의 기세와 위력을 강화하려는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었다. 

 

② 휴업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의 조직화

 

파업 불참 조합원들을 조직하는 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게 휴업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 조직화다. 현재 휴업 인원은 880여 명이며, 교육을 받는 조합원들이 있다. 이 중 많은 숫자가 민주노조 재건 이후 노동조합 투쟁지침을 적극 수행한 조합원들이다. 이 조합원들은 7월 전면파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노동조합투쟁에서 멀어져 있었다. 

 

왜 그럴까? 휴업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들이 파업에 불참하는 것은 지난 투쟁과정에서 입은 상처와 아픔을 아직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쟁의대책위원회가 휴업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조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월 19일 쟁의대책위원회가 “파업기간에는 모든 교육은 중단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지침만 내렸을 뿐 휴업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들의 조직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8월 전면파업에서는 휴업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들을 조직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③ 천막농성장과 대조립 블록 이동차단

 

7월 전면파업에서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긴장감을 높인 지점은 지부 사무실 앞 천막농성장과 대조립 블록 이동문제였다. 천막농성장은 대조립 블록 이동흐름을 어렵게 만들어 자본의 생산에 일정한 타격을 주는 유일한 지점이었다.

 

자본은 14개 천막이 설치된 곳은 “성형공장, 판계공장, S6 쉘터 진입로”이고 “트랜스포터 등 물류차량 왕래도 많아 작업 및 물류흐름 방해”하는 건 불법이니 천막을 철거하라고 떠들었다. 대조립 블록이동이 원활하지 않자 자본과의 긴장감은 높아졌다. 

 

이에 쟁의대책위원회는 대조립 블록에 관한 회의를 열었다. 몇몇 지단장이 ‘이미 결정된 사항에 따라 파업이 마무리된 후에 블록을 이전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지부 지도부는 ‘회사 블록 이전과 관련하여 내일 천막철거 후 오후에 작업할 것. 오늘(23일) 필히 해야 한다면 현 상태에서 천막 건드리지 말고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문제는 애초 50개 천막을 14개로 축소한 것, 오토바이 주차문제 등에서 지부 집행부가 물류흐름을 단호하게 차단하지 않는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이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7월 전면파업은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맥없이 마무리됐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파업 노동자들의 의견은 중요한 결정과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파업 노동자들이 파업의 주인공으로 서는 것, 파업 노동자들의 의견이 반영돼 파업투쟁이 집행되는 것, 이것은 이후 투쟁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중요한 문제다. 

 

자본의 불법놀음과 예상되는 탄압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자본은 전면파업 하루 전인 17일 ‘불법파업’ 논란을 전면화했다. “파업 시 이런 행위는 불법”이라며 “조합원의 참여 조직화 활동, 현장순회선동, 사내행진, 오토바이 경적시위, 주요시설물 점거, 사내 유인물 부착, 협정근로자와 특수선 월차 사용 후 파업참여 등”을 제시했다. 그야말로 파업 노동자들의 모든 행위를 불법으로 매도했다. 또한 천막농성장이 물류흐름을 방해하니 불법이라고 떠들었다. 

 

이것은 엄연한 합법적 파업권 행사를 기, 승, 전, 불법으로 몰아세우는 후안무치한 행위다. 자본이 불법이라고 나열한 것 대부분은 민주노조의 파업에서는 거의 문제 삼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왜 현대중공업 자본은 이런 불법놀음을 버젓이 저지르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파업기간에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어서다. 정규직이든 사내하청이든 다수가 일을 하고 있는 한, 자본은 노동자의 파업권에 불법의 올가미를 씌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7월 1차전뿐 아니라 8월 2차전에서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 앞에 놓인 핵심은 다수 조합원의 파업참여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전체 생산을 멈추는 것이다. 이것은 8월 전면파업에서 사활적인 문제다. 현대중공업 전체 노동자의 대중파업을 조직한다면 자본의 불법놀음은 끝장날 것이다.

 

자본의 불법놀음이 판쳐도 노동자들은 투쟁을 멈출 수가 없다. 7월 전면파업에서 드러난 수적 열세도 투쟁을 통해 극복할 수 있고, 수적 열세를 핑계로 투쟁을 멈추면 노동자에게 닥칠 결과가 무엇일지 명확하기 때문이다. 

 

자본은 7월 전면파업의 기세를 꺾으려고 탄압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7월 23일 자본은 “평균 매출손실 83억 5천만 원, 선주와 약속한 인도일 못 맞추면 하루 10억 원 지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며,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각종 불법행위의 시시비비를 갈려 전원 인사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부와 쟁의대책위원에 대한 고소고발, 노동조합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노조의 지침에 따른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징계 등 거센 탄압이 예상된다. 자본의 탄압은 지도부와 조합원들을 위축시켜 8월 전면파업의 심장을 도려내고 허리를 잘라내는 게 목표다. 지도부가 7월 전면파업보다 더 공세적이고 강고한 지도력을 발휘하고 조합원들이 투쟁의지를 견결히 유지하고 자본과 맞장 뜰 때, 탄압을 딛고 전진하는 길을 열 수 있다. 

 

아무리 탄압이 빗발쳐도 기본급 동결과 20% 삭감, 노조의 근간을 뒤흔드는 단체협약 개악, 정규직 일자리의 사내외 아웃소싱과 자회사 전환, 해양사업부 무급휴직 등 노동자 다 죽이는 공격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은가. 자본의 탄압에 위축돼 전진을 멈춘다면, 그것은 노동자의 생존권과 미래를 자본의 주둥이에 처넣는 것이며, 민주노조의 뿌리가 뽑히는 참담한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자본이 탄압의 고삐를 늦추는 경우에도 안심하는 건 위험하다. 자본은 노동자들이 투쟁하지 않고 물러서면 잠시 탄압 카드를 주머니에 넣어둘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노동자가 투쟁하는 한 탄압 카드는 언젠간 반드시 튀어나온다는 점이다. 자본의 대응에 투쟁이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노동자의 목표를 위해 투쟁하며 탄압을 무력화시키는 게 상책이다. 

 

노동자운동의 역사는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맞선 투쟁의 역사였다. 현대중공업 골리앗투쟁과 128일 무기한 전면파업, LNG 선상파업이 그랬다. 모든 투쟁에서 자본에게 항복하지 않는 한 탄압은 피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과 미래를 사수하기 위해 모든 탄압을 무릅쓰고 투쟁한 지도부와 선진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그 모습을 보고 더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대열에 합류해 역사를 이어온 것이다. 정권과 자본의 탄압이 있으면 그 탄압에 맞서 더 강력한 투쟁이 터지는 법이다. 어떤 탄압도, 누구에 대한 탄압도, 전체 노동자가 함께 책임지고 함께 투쟁한다는 동지적 관점을 확고히 유지한다면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넘지 못할 장벽은 없을 것이다. 

 

7월 전면파업을 도약대 삼아 8월 전면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필요한 것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순간 곧바로 벼랑 끝이다. 7월 전면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은 8월 전면파업을 위한 ‘예행연습’을 마쳤다. 7월 ‘예행연습’을 통해 8월에는 어떻게 전면파업을 조직할 것인지, 8월 전면파업을 어떻게 조직해야 승리의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인지를 이미 체득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7월 1차전보다 더 공세적이고 더 조직적인 전면파업을 단호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자본에게 실질적인 손실과 타격을 안길 수 있다고 위협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7월 전면파업을 도약대로 삼아, 더 공세적이고 더 조직적인 8월 전면파업을 향해 나아갈 때다.

 

① 7월 전면파업에서 실행한 투쟁전술을 더 강화하는 것

 

7월 전면파업에서 천막농성장은 파업 노동자들이 모이고 쉬는 거점이면서도 자본의 생산을 타격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8월 전면파업에서는 천막을 지단별로 1동씩 친 것을 지단별로 3~4동으로 늘려서, 천막농성장을 50개로 확대함으로써 자본의 생산을 타격하는 게 필요하다.

 

7월 전면파업에서 20일 하루만 현장순회선동을 했다. 현장순회선동은 수세적으로 진행됐고 파업 노동자들은 더 공세적인 현장순회선동을 요구했다. 8월 전면파업에서는 쟁의대책위원회가 앞장서서 더 대규모로 공세적인 현장순회선동을 전개하는 게 필요하다. 전체 파업대오가 아웃소싱과 자회사 전환, 무급휴직의 위기에 처한 작업장을 시작으로 모든 작업장을 차례로 휩쓸어 파업대오를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들이 현장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어야 자본을 굴복시킬 수 있다. 

 

또한 휴직과 교육에 나간 조합원들을 조직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각 지단별로 2~3명을 뽑아 조직화 전담팀을 만들어 휴직자, 교육자와 파업상황을 긴밀히 소통하고 산내교육장과 기술교육원 등에 찾아가 조직하는 게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② 1사 1노조 실현을 위해 사내하청, 사무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

 

일상시기에 일하면서 사내하청과 사무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보다 파업시기에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때 조직화하는 게 훨씬 유리하며, 더 많은 노동자들을 만나고 조직할 수 있다. 8월 전면파업에서는 사내하청지회, 일반직지회와 조직화계획을 세워 모든 노동자를 노조에 가입시키는 대대적인 조직화운동을 펼치는 게 필요하다. 

 

전체 파업 노동자를 2~3명의 조직화 팀으로 구성해 하루 중 1~2시간을 조직화운동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파업기간에 파업 노동자들이 조직화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 상당한 성과를 낼 게 분명하다. 파업 노동자들이 다른 투쟁일정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현장에 머물러 있는 조합원들에게 사내하청과 사무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수 있다. 

 

③ 파업 노동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것 

 

모든 파업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려면 파업 노동자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8월 전면파업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민주적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파업 노동자들을 파업의 주인공으로 세워 전면파업을 강화하는 방법은 많다.

 

각 지단을 10인 분임조로 편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100명 이상의 분임조장들로 구성되는 파업위원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기 전에 분임조가 그날의 투쟁을 평가하고 다음 날 투쟁과 전술에 관한 의견을 모아 파업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이다. 지단쟁의대책위원회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파업위원회에서 제기한 파업 노동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투쟁방침과 전술을 확정하는 것이다. 전면파업에서 노동자의 투쟁의지를 드높이는 분임조의 긍정성은 쌍용차지부와 두원정공지회 파업에서 입증된 바 있다. 파업위원회의 건설과 운영은 노동자운동의 역사에서 파업의 활력과 위력, 완강함과 끈질김을 발휘하는 강력한 조직적 수단이었다. 

 

또한 전체 파업대오가 모이는 집중집회와 문화제 등에서 파업 노동자들의 발언을 열어주는 것이다. 파업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얘기하는 발언대를 만들면 노동자들은 자본에 대한 분노, 투쟁과정에서의 고민, 투쟁전술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며 파업대오의 열기를 높여낼 것이다. 자유발언의 힘은 박근혜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항쟁에서도 경험한 바 있다.

 

“모든 병사의 배낭에는 장군의 지휘봉이 있다”는 전쟁금언이 있다. 파업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경험, 지식, 투쟁 속에서 터득한 것 등 풍부하고 창조적인 잠재력을 온전히 끌어내 반영하는 전면파업은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④ 공장을 넘어 파업의 열기를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

 

7월 전면파업에서 보이지 않은 게 연대 조직화와 연대집회다. 8월 전면파업에서는 공장을 넘어 파업 열기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투쟁이 필요하다. 지역 연대집회, 금속노동자 집회 등 대규모 연대집회와 가두행진을 조직해 현대중공업 전면파업에 대한 지지기반을 넓히는 것이다. 

 

울산에도 울산과학대지부, SK브로드밴드지부, 고강알루미늄지회가 장기투쟁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 파업 노동자들이 투쟁사업장을 방문해 서로의 투쟁 상황을 소통하고 연대투쟁을 조직하는 것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아무리 좋은 파업대오 운영방안과 전술이 있어도 선진 활동가들이 앞장서 조직해 내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모든 파업 노동자들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움직이는 대중파업, 조직화, 연대투쟁을 조직하려면 현장 곳곳에 있는 선진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실천이 필수적이다. 

 

7월 전면파업에서 드러난 가장 눈에 띠는 약점은 파업 노동자들의 조직력, 투쟁력, 의식을 강화하는 선진 활동가들의 선도적 실천과 투쟁이 부재했던 것이다.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데, 그 역할을 자처하는 선진 활동가들이 없었다. 8월 전면파업이 더 공세적이고 더 완강하게 진군하려면 7월 전면파업에서 드러난 전술과 조직의 약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대의원, 소위원, 각분과 현장 활동가들의 역할이 절실하다. 

 

자본은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다. 기본급 동결과 20% 삭감,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단체협약개악과 노조 무력화, 노동자를 실업자로 전락시키는 해양사업부 무급휴직 등 아무 것도 해결된 게 없다. 

 

7월 전면파업 경험을 도약대로 삼아 더 단호하고 더 공세적인 8월 전면파업을 조직하는 것, 이것이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가야할 길이다. 7월에 이어 8월 전면파업을 통해 승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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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리 양동민 21/01/06 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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