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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려먹을 땐 ‘IT 인재’, 정당한 요구를 내걸자 대꾸조차 하지 않는 오라클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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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홍 조회 7,006회 2018-07-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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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_뉴시스

 

오라클.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업정보에 따르면, 오라클은 포괄적이고 총체적으로 통합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서비스 스택을 제공한다고 한다. 대체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보 공유와 관리를 지원하는 최첨단 기업이란 인상을 준다.

 

오라클은 기업 데이터베이스 분야 1위 기업이다. 자체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유지하는 국내기업 90% 이상이 오라클 제품을 사용한다. 왠지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선진적인 환경에서 충분한 권리를 누리며 일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착각에 불과했다. 그곳 노동자들이 516일부터 두 달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는 이렇다

 

불안정한 고용: 오라클 노동자들에게는 영업목표가 할당되는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저성과자 프로그램의 대상이 된다. 이게 실제로는 해고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의 비중을 늘리면서 회사는 이를 전담할 노동자 100여 명을 채용했다. 이를 위해 오래 일해 왔던 노동자 100여 명을 저성과자로 낙인찍으며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쫓아냈다.

 

장시간 노동: 일주일에 70~80시간, 심지어 100시간 넘게 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과중한 업무와 이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그렇다고 시간외수당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임금은 그대로: 이렇게 일하는데도 지난 10년간 오라클 노동자 70%의 임금이 동결됐다. 연봉의 절반만 기본급이고, 나머지 절반은 실적보상금으로서, 실적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기본급은 오히려 삭감된 수준이라고 한다.

 

노조 무력화: 사측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중단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간 19차까지 교섭을 하고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파업을 하게 됐다. 그런데도 파업 중단 운운하는 건 결국 어떤 경우에도 투쟁하지 말라는 소리다. 사측은 노조 활동, 노조 전임자, 노조 사무실 모두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 무력화 의도가 더할 나위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노동자는 노동자다

 

이쯤 되면 많은 노동자들이 이렇게 말할 거다. “우리하고 다를 게 없네?” 기업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우드를 관리하는, 뭔가 특별할 것 같은 오라클 노동자들의 처지는 보통의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안함, 고통, 스트레스를 그대로 닮아 있다. 정당한 이유와 절박한 요구를 내걸고 싸우는 다른 모든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오라클 노동자들도 정당한 이유와 절박한 요구를 내걸고 파업에 나섰다.

 

투쟁 현장에서 종종 불리는 노래 중 이런 가사가 있다. “노동자는 노동자다,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진짜 노동자.” 자본가들은 노동자가 이런 의식을 갖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이런 의식을 갖도록 유도하는 건 다름 아니라 자본주의 자신이다. 자본주의는 점점 더 많은 산업을 자본의 지휘 아래로 포섭한다.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을 자본의 지시에 따라 일하고, 빼앗기며, 부품으로 전락하게 만든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노동자가 함께 뭉쳐 싸우는 것 말고는 우리 처지를 바꿀 수 있는 길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라클 노동자들도 바로 그 길에 올라섰다. 부려먹을 땐 ‘IT 인재라고 떠벌리더니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투쟁하자 대꾸조차 하지 않는 자본의 모습을 목격하며, 오라클 노동자들의 투쟁정신은 더 강력해질 것이다. 우리는 마땅히 이들의 투쟁을 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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