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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낙담하지 않고 계급적 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소중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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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 조회 6,033회 2018-07-1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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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 계급적 연대 실현! 전국 현장 활동가 토론회> 참가 후기 

 

7월 14일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대강당에서 전국 현장활동가 토론회가 진행됐다. 9개 단위가 공동 제안한 이날 토론회에는 서울, 경기, 충남, 전북, 구미, 대구, 경주, 울산, 거제 지역 활동가 및 투쟁사업장 노동자들 100여 명이 함께 했다. 공식 참여단위는 아니었지만 사회변혁노동자당,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활동가들도 참석했는데, 이날 토론회에 꽤 많은 동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날로 확산되는 사회적 합의주의와 노조관료주의가 노동자운동을 무장해제 상태로 내몰고,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주장하는 동지들은 왕따로 치부되며,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고립되고 있다. 그러나 퇴행적인 흐름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자신부터 반성하고 성찰하며 대안을 찾으려는 진지한 시도 또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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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노해투

  

이날 모인 전국의 민주적, 전투적, 계급적 지향을 가진 활동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현실 운동을 진단하며 이후 전망과 실천을 모색하는 것은, 향후 성패 여부를 떠나서 노동자운동이 전진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목소리 

 

토론회 사전마당은 변혁당 한국지엠분회 한규은 동지의 사회로 진행됐다. 지역별 참가자 소개에 이어 투쟁사업장 보고가 진행됐다.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서형태 동지가 불법파견 직접고용 및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사장실을 점거 중인 소식을 전하고 연대를 호소했다. 파인텍 차광호 동지는 240여 일째 목숨을 건 고공농성 소식을 알렸다.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노동자운동이 발전적인 전망을 찾고 투쟁사업장 노동자들도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절박한 바람도 전했다. 전국의 수많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사납금제 폐지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김재주 동지는 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전화 연결을 통해 당당한 투쟁의지를 보여주어서 많은 감동을 주었다.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 중인 현대중공업지부와 한국지엠지부 동지들, 문재인 정부의 가짜 정규직화에 맞서 파업 중인 SK브로드밴드 동지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KEC지회 이미옥 동지는 관료주의에 맞선 처절한 투쟁 소식을 전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상근자인 임강순이 KEC 조합원들이 구조고도화와 폐업에 맞서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때, 10배가량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거액의 주식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서 많은 노동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그런데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부 상근자이면서도 투쟁사업장에 얼굴 한 번 비친 적 없는 임강순에게 일부 조합원이 항의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소(공동상해)하고, 심지어 조합원 3명을 제명했다는 소식은 참가자들에게 분노를 넘어 충격을 줬다. 이미옥 동지는 처절하게 호소했다 “회사와의 싸움은 아무리 힘들어도 이길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 안에서의 싸움은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열띤 토론과 논쟁 

 

사전마당을 마치고 현대차공동행동 김봉길 동지의 사회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윤철희 동지가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사례를 발제했다. 얼마 전 금호타이어는 중국의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장 평조합원들은 파업에 적극 참여했고, 마이너스 대출까지 받아가며 끝까지 싸우려는 열망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도부는 밀실교섭으로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꺾었다. 임금삭감, 노동강도 강화 등 굴욕적인 협상의 이면에는 광주시 사회통합추진단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음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윤철희 동지는 이번 투쟁에서 조합원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을 가장 커다란 성과로 꼽았다. 비록 집행부 불신임 등 노조 민주주의를 사수하려는 노력은 실패했지만 합의 무효화를 위한 법적 소송 등 이후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단지 몇몇 대표가 주도해서 법에 의지하기 위한 소송이 아니라,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참여함으로써 지난 합의의 부당성을 알려내고 투쟁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동지는 노조관료주의와 노사담합에 맞선 민주노조 혁신과제를 발제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지난 3년의 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민주노조운동에서 자라나고 있는 심각한 질병을 준엄하게 비판하고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대차공동행동 최병승 동지가 민주노조운동의 과제와 대응을 중심으로 종합 발제했다. 발제를 시작하며 이날 토론회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대공장 현장조직이 과연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소개했다. “대공장노조에 대한 따끔한 비판은 수용하되, 반성에 머무르지 않고 답답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의 동지들과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문재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은 노동조합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계속 질주하는 사회적 합의주의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로 구미지부 임강순 사태와 판매연대노조의 금속가입을 2년여 동안 가로막아 온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의 패악질을 노조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혁파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함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투쟁사업장 연대와 미조직 조직화 사업을 시작으로 계급적 연대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전국의 수많은 투쟁사업장이 모두 소중하지만, 현재 전체적인 전선을 형성하는 데 초점이 될 수 있는 한국지엠 비정규직투쟁에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런 실천 활동을 담을 그릇으로 전국적인 현장 활동가 모임 건설을 제안했다. 

 

사실 토론회에 참여한 대다수 동지들은 단지 토론만 하고자 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은 자연스러웠다. 상당수 동지들이 찬성 발언을 이어갔다. 물론 이견과 우려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과거 전국현장조직대표자회의처럼 기업별 현장조직 중심의 운동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고, 과연 새로운 조직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표출됐다.

 

이번에 제안된 현장 활동가 모임이 채워가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현장 활동가 모임 건설을 위한 후속논의를 진행하기로 결의하고, 토론회 제안단위, 지역 연락담당, 추가 참여단위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한국지엠 투쟁 연대, 노사담합과 관료주의에 맞선 실천 활동도 결의하면서 토론회를 마쳤다. 

 

이제 실천의 바다로

 

토론회 참가자들이 후속모임을 만들어 가기로 결정했지만, 회의장 전반에 무거운 공기가 흘렀던 것도 사실이다. 활동가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의 무게가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공장과 중소사업장으로 갈가리 찢긴 현실에서 새로운 운동을 건설하는 과제가 결코 아무런 시행착오 없이 이뤄질 수도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현실에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계급투쟁 조직화를 위한 도전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제 소중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 발걸음이 더욱 단호하게, 더 멀리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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