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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발은 대지에 굳건히, 시선은 저 멀리, 진실의 두 측면을 종합하자! - 6월 22일 울산 대중강연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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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6,004회 2018-07-1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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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일 울산에서 한반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 노동자의 과제는?”이란 주제로 노동해방투쟁연대()이 주최한 대중강연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현재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흐름 속에서 노동자계급이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대신 능동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음을 공유했다. 개입의 핵심은 남북 노동자 단결투쟁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점도 공유했다.

 

하지만 그 과제를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이 제기됐다. 짧은 토론시간이었지만, 특히 현장 동지들을 중심으로 진지한 논의가 진행됐다. 당시 제기된 주요한 질문들에 대해 강연자였던 최영익 동지가 토론에서 나왔던 견해들과 함께 본인의 생각을 제출해주었다.

 

 너무 멀다”, “내 현장이 이 모양인데 어떻게

 

현장에 있는 동지들이 제기했던 고민의 핵심은 이런 것이었다. “내 현장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단결조차 이루지 못하는 상황인데 남북 노동자의 단결을 꿈꿀 수 있겠는가? 너무 멀어 보인다.” 이런 고민은 남북 노동자계급의 단결투쟁이란 과제에서 비껴서기 위한 건 물론 아니었다. 오히려 그 과제를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반영했다.

 

이에 대해 한 동지는 현장과 지역에서 계급적 연대투쟁을 강화하는 것이 남북 노동자계급 연대를 끌어내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민주노총만 해도, 다수 조합원들의 상태는 남북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추동하는 요구를 자기 요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노동자 단결의식을 어떻게 형성해나갈 것인가? 일단 현장에서부터 단결투쟁을 끌어내야 한다. 가령 자신의 현장이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분열돼 있는 상태라면, 이 분열을 없애는 단결투쟁을 조직하는 게 급선무다. 이런 단결투쟁이 현장에서부터 자라나야만, 이를 기반으로 남북한 노동자계급 단결, 나아가서 전 세계 노동자의 단결로 뻗어나갈 수 있다. 자기 현장에서부터 단결투쟁을 조직하지 못한다면 남북한 노동자 단결과 같은 더 큰 단결을 이룰 수 있는 자신감과 의지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점에서 현장과 지역에서 단결투쟁을 조직해나가는 것이 남북한 노동자계급 단결이라는 과제에 응답할 수 있는 진지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전투적 조합주의를 반복할 뿐이지 않은가?”

 

이런 견해에 대해 다른 한 동지가 반문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30년이 넘었다. 실패한 게 분명한 과거의 전투적 조합주의를 반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19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 전성기에 개별 현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단결투쟁이 이뤄졌지만, 그것이 전체 노동자계급 총단결로 뻗어나가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과거의 이런 뼈저린 경험을 검토한다면, 현장에서 노동자 단결을 강화하는 게 전체 노동자 단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나아가서 이 동지는 자기 사업장 노동자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상황에서 남북 노동자 총단결을 굳이 고민하겠느냐? 노동자혁명을 하고자 하기에 노동자계급 총단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주의자들만이 일관되게 노동자 총단결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울산의 한 활동가 동지는 두 견해의 종합을 시도했다. “개별 현장에서의 단결투쟁 확대가 더 폭넓은 단결의 소중한 토대를 닦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게 자동적인 건 아니다. 개별 현장에서의 강력한 단결이 그 바깥의 노동자들에게는 대단히 배타적인 모습을 취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 현장 수준에서 단결투쟁을 발전시키려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이 단결투쟁이 현장 내부에만 갇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단결투쟁이 그 바깥 노동자들로 확장될 수 있게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진실의 두 측면

 

일견 서로 대립돼 보이는 두 견해는 진실의 두 측면을 모순적으로 반영한다. 개별 현장이라는 공간에서 노동자 총단결투쟁을 끌어내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남북 노동자 총단결 같은 더 거대한 단결에 충실하기를 기대하기는 물론 어렵다. 반면 개별 현장에서 단결투쟁으로 전진한 노동자들이라면, 더 거대한 단결로 뻗어나갈 가능성은 대단히 풍부해진다. “여기서 해낼 수 있다면, 더 큰 범위에서도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대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개별 현장에서 전진하는 단결투쟁은 개별 현장의 범위를 뛰어넘는 더 큰 단결투쟁이 필요하다는 생생한 자각이 성장하는 비옥한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그 점에서 남북한 노동자 총단결, 나아가서 세계 노동자계급 총단결을 끌어내려는 진지한 투사라면, 개별 현장에서 단결투쟁을 전진시키는 데 철저해야 한다. 이런 출발점이 없다면, 전 세계 노동자계급 총단결로 전진할 수 있는 대중적 통로는 닫히고 말 것이다. 또한 현장 수준에서 발전하는 노동자 단결투쟁은 사회주의 투사들이 탄생하는 소중한 대중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것은 틀림없이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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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노동자 단결이라는 과제가 너무 멀어 보이지만 지역과 국경을 넘어서는 폭넓은 단결투쟁의 필요성을 자각하는 노동자들은 개별 현장 수준에서도 더욱 굳건한 단결에 나설 수 있다.(사진_공무원U신문)

 

그러나 진실의 뒷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전진은 결코 자동적이지 않다. 심지어는 현장에서의 강고한 단결이 그 현장의 범위를 벗어나면 지독한 배타주의의 강고한 담벼락으로 둔갑할 수 있다. 한국의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는 그런 뼈저리고 고통스런 경험들로 가득 차 있다. 현장에서의 출발점이 전 세계 노동자계급 단결로 뻗어나가기 위해 무엇이 추가적으로 필요한가? 자동적인 과정이 아니라면 어떤 목적의식성이 더해져야 하는가?

 

바로 그 출발점에 굳건히 두 다리를 붙이되, 개별 현장의 울타리를 과감히 박차면서 더 폭넓은 단결의 과제를 제시할 수 있는 선진 투사들의 목적의식적 분투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출발한 단결투쟁이 왜 거기에 머물면 안 되고, 지역의 노동자들 속으로, 전국의 노동자들 속으로, 북한 노동자들 속으로, 전 세계 노동자들 속으로 확대돼야 하는지를, 생생한 투쟁의 경험과 이 투쟁이 탄생시키는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현장대중에게 정력적으로 납득시키는 목적의식적인 활동에 나서는 선진 투사가 필요하다.

 

현장에 발 딛고, 그러나 현장에 갇히지 않게

 

하나 더. 노동자의 계급의식이 발전하는 과정은 기계적이지 않다. 지역적, 전국적, 세계적 수준에서의 단결투쟁의 경험은 개별 현장에서의 단결투쟁을 촉진하는 거대한 효과를 발휘한다. 비록 당장 거대한 규모의 단결투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더라도, 지역과 국경을 넘어서는 폭넓은 단결투쟁의 필요성을 자각하는 노동자들은 개별 현장 수준에서도 더욱 굳건한 단결에 나설 수 있다. 우리의 선전 선동의 범위가 결코 현장 테두리에 갇혀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누가 그것을 앞장서서 이끌 것인가? 바로 사회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노동자혁명을 위해선 전 세계 노동자계급 총단결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먼저 자각한 투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개별 현장 관점에서가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계급의 이해라는 관점에서 실천하는 투사들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의 투쟁과 사회주의자들의 목적의식성이 결합되는 것, 그래서 하나하나의 현장투쟁이 더 폭넓은 계급적 단결과 사회주의의 바다로 향하는 위대한 출발점이게 하는 것, 바로 여기에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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