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국제

그리스 자본주의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구한 대가

페이지 정보

오연홍 조회 6,104회 2018-07-08 19:48

본문

 

6월 22일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가 넥타이를 매고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2015년 1월 취임한 치프라스 총리는 “막대한 채무가 해결되면 그 때 넥타이를 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고 나서 3년 6개월 만이다. 치프라스는 기분이 좋은 듯 해맑게 웃어댔다.

 

9826d95007bbba54003aea09c16303d6_1531046827_7943.jpg

사진_EPA

  

하루 전날인 21일, 19개 유럽 채권국이 모여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종료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막대한 채무가 해결”된 건 아니다. 이 날의 결정사항은 단지 그리스가 더 이상 채권국들에게서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뿐이다. 이를 두고 언론에선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졸업’했다고 표현했다. 졸업은 무슨! 이제부터 그리스는 2010년 이후 세 차례 구제금융을 받으며 쌓아놓은 3,260억 유로, 약 423조 원의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더군다나, 그나마 (적어도 당장에는) 더 이상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재정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리스 지배계급은 노동자들에게 혹독한 구조조정, 긴축정책을 강요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

 

가령 그들은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공공부문 운영’이 그리스 경제 붕괴의 원인인 것처럼 호도하면서 노동자들을 겨냥한 경제위기 책임전가 공격을 개시했다. 2009년에 90만 명이던 공무원이 2016년엔 67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23만 명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공무원 임금도 크게 삭감됐다. 2009년에 연봉 3,400만 원 수준이던 임금이 2016년엔 약 2,1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38% 삭감이다. 

 

공기업 민영화도 광범하게 추진되면서 공공부문 전체의 4분의 1이 사라졌다. 그리스 정부는 많은 걸 팔아치웠다. 그리스 1, 2위 항구인 피레우스항과 테살로니키항이 매각됐다(전자는 중국에, 후자는 독일과 프랑스 컨소시엄에). 14개 지방 공항, 은행, 전력, 가스, 상하수도, 우체국, 석유 공기업들도 매각, 민영화를 면하지 못했다.

 

연금개악

 

2010년 이후 세 번의 구제금융과 추가지원 승인을 얻기 위해 열 차례 이상의 긴축조치가 도입됐는데,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대대적인 연금개악이었다. 연금수령 개시 연령이 기존 65세에서 67세로 상향 조정됐다. 연금수령액은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0%까지 삭감됐다. 노동자계급 전체의 임금을 삭감한 것이다.

 

실업률

 

‘자본주의 살리기’를 위한 공기업 매각과 민영화, 공무원 감축 등의 긴축조치가 강행되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실업률도 급증했다. 2013년엔 전체 실업률이 26%까지, 청년실업률은 무려 65%까지 급격하게 치솟았다. 갈 곳 없이 길거리에 주저앉아 있거나 어디로든 어슬렁거리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났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2010년 이후 5년간 범죄율은 31% 늘어났고, 성매매도 150% 이상 증가했다.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사례도 그 이전에 비해 유례없이 늘어났다. 아래 그림은 2014년 그리스 상황을 집약해서 보여준다. 노동자들에게 벌어진 일은 이런 것들이다. 

 

9826d95007bbba54003aea09c16303d6_1531047000_2583.jpg
 
▲ 1,000,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률 190.5% 증가 

▲ 임금 38% 삭감

▲ 연금 45% 삭감

▲ 아동사망률 42.8% 증가

▲ 빈곤율 98.2% 증가

 

이런 일련의 상황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무엇일까? 자본가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합리적인 정책과 비용절감으로 자본주의는 충분히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영원히 발전하리라.” 다른 말로 바꿔본다면? 오직 노동자에게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전가함으로써만 자본주의는 자신의 생명을 지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이란 이런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절대 다수 인간에게서, 즉 노동자계급에게서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박탈하는 이런 사회체제가 계속 유지돼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가자! 노동해방> 텔레그램 채널을 구독하시면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스마트폰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 검색창에서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을 검색해 채널에 들어오시면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노동해방투쟁연대’)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Total 132건 10 페이지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