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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 기대감으로 시작해 분노로 끝난 ‘자회사 정규직화’ 1년, 이제는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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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우 이용덕 조회 6,362회 2018-06-2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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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일 오전 11,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노동자들이 SK서린빌딩 앞에 모여 파업결의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629~301,600명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을 선포했다. ‘민간부문 자회사 정규직화의 모범처럼 홍보되던 SK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파업결의를 밝힌 6월 25일 기자회견(사진_노해투)

 

드디어 때가 왔다! 하나로 단결해 저임금 사슬 끊어 버리자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97.4% 참여, 91% 찬성으로 압도적 가결! 2노조(민주노조 탈퇴자들이 주도해 설립한 홈앤서비스노조’)에서는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는데도 조합원 200여 명(26.4%)이 찬성표를 던졌다. 조합원들 스스로도 놀란 결과다. 수많은 직종으로 구분돼 있지만 우리의 생각과 의지는 하나다.

 

언제까지 포인트의 노예로 살아야 하는가? 언제까지 야간노동, 주말노동에 매여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목숨을 내맡긴 채 위험한 일을 홀로 해야 하는가? 이제 한 목소리로 외치자! NO!

 

가짜 정규직화로 노동자 기만하는 정부와 SK - 우리가 그렇게 하찮은가?

 

문재인은 취임 첫날 인천공항에 찾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그런데 현실은 무기계약직, 자회사 등 온통 가짜 정규직화다. 인천공항만 봐도 전체 비정규직 1만여 명 중 2,940여 명만 정규직 전환하기로 했다. 공사는 지금까지 1,100명을 정규직화했다고 하지만, 임금은 그대로고 직종에 따라서는 더 떨어진다. 근속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른바 정규직 전환이 이런데 2개의 별도 자회사로 고용되는 나머지 7천여 명의 노동조건은 불 보듯 뻔하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분노하며 7월 투쟁을 결의했다.

 

문재인 정부와 발을 맞추며 민간부문 정규직화 깃발을 띄운 SK. 임금은 꼴랑 14만 원 인상안을 제시하고 포인트·수당 기본급 전환 꼼수를 부렸다. 노동시간 단축하랬더니 야간작업과 주말작업을 고정시키는 유연근무제까지 들이민다. ‘무재해 달성2018년 경영목표라더니 안전교육은 온라인 동영상교육으로 퉁치려 했다. 결국 대전의 이남주 동지가 혼자 일하다 쓰러져 죽는 비극이 벌어졌는데도, ‘건강은 개인책임이라는 망발을 내뱉었다.

 

문재인 정부와 SK가 기만적인 자회사 정규직화 쇼를 펼치는 동안 대다수 노동자들의 삶은 바뀐 게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똘똘 뭉쳐 싸우는 방법밖에 없지 않은가?

 

누구도 소외시키지 말자! 단결만이 노동자 살 길

 

그동안 SK는 수많은 방법으로 우리를 갈라 쳐 왔고 경쟁시켜 왔다. 대표적인 방법이 포인트제였다. 우리는 이번에 포인트제를 폐지시켜야 한다. 또한 SK는 내근·영업·HS 등에게 임금을 차등 적용했다. 그러나 모든 직종의 노동은 하나로 연결돼 있고, 소중하지 않은 노동이 없다. 기본급 인상은 동일하게 적용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정규직 비정규직의 임금차별이 정당하다고 우기는 자본의 분열 논리를 뛰어넘을 수 없다.

 

무엇보다 SK는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일부 센터를 자회사로 전환시키지 않았다. 지금도 미전환 센터 3(마포, 강서, 제주)를 남겨둔 채 우리를 갈라치고 있다. 이러한 갈라치기를 끝장내지 못하면 앞으로 등장할 수많은 갈라치기 시도에 힘을 쓰지 못하고 민주노조의 힘은 추락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미전환 센터의 자회사 전환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요구이며, 민주노조의 미래가 달려 있는 요구다. 소수직군과 미전환 센터 노동자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며 전체의 요구 아래 단결할 때 우리는 무적의 힘을 가질 것이다.

 

단결과 연대로 통신 노동자의 새날을 열자

 

파업열차가 시동을 걸었다. 우리의 연료는 무궁무진하다. 물론 사측은 대체인력 투입을 비롯해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탄압할 것이다. 하지만 1,600명의 조합원들이 똘똘 뭉친다면, 나아가 2노조 조합원들까지 합류시킨다면 충분히 SK(홈앤서비스)를 제압할 수 있다. 과감하게 사측의 이윤 줄을 끊어야 한다. 그 뿐인가? 95% 찬성으로 직접고용투쟁을 결의한 LG유플러스 동지들을 비롯해 희망연대노조 조합원들의 힘이 있다. 그리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저지, 구조조정 분쇄, 온전한 정규직화 실현을 위해 수많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6.30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 힘을 집중하며 6~7월 총력투쟁을 시작했다.

 

SK 노동자들이 선봉에 서서 힘찬 파업과 연대를 만들어나가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찾아가자. 싸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6.30 집회에 모여든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자. 그리고 우리의 투쟁에 초대하자. 이렇게 우리 스스로 더 크게 뭉쳐 나갈 때 문재인 정부와 SK의 노동자 피 말리는 희망고문을 끝장낼 수 있다.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이런 연대의 힘이기 때문이다!

 

SK 노동자들의 힘찬 목소리

 

620~22일 각지에서 모인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선봉대 동지들의 전국순회투쟁이 있었다. 광주에선 사측의 방해를 뚫고 조합원 130여 명이 합류해 선봉대 동지들과 함께 투쟁했다. 대구에서도 많은 조합원들이 모여 악질센터 규탄집회와 야간집회를 진행했다. 조합원들의 발언 일부를 옮긴다.

 

“10~15년 일했지만 남은 건 생활고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노후대책 요구가 아닙니다. 해외여행을 보내달라는 요구도 아니고요. 단지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살게 해 달라는 요구입니다. 그런데 회사에 게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뭔 포인트를 채워야, 레벨업을 해야 그나마 임금을 올려줄 수 있다는 소리를 합니까? 월급제를 쟁취해야 합니다. 기본급을 높여야 합니다.”

 

회사는 기본급 171만 원 주고 나머지는 실적급이란 핑계로 동료들끼리 경쟁을 시켜요. 우리가 이렇게 몇 년을 일했습니까?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고정급 266만 원도 사실 적습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꿀 바른 개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권리는 스스로 투쟁해 쟁취해야 합니다.”

 

전 노조 가입한 지 1년 반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조합원들이 집회하고 몰려오면 센터장 지키려고 문을 잠그고 사측 편에서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게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는 건 회사가 아니라 우리 민주노조이기 때문입니다.”

 

정규직 된다고 축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회사는 정규직화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바뀐 건 팔토시하고 작업복 한두 벌 더 주는 것뿐입니다.”

 

미전환 센터는 임금 5% 인상안을 내놓았습니다. 나머지는 다 동결이에요. 더 이상 해줄 게 없다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물러설 데가 없어요. 작년에 외롭게 세 개 미전환 센터가 투쟁했습니다. 자회사 가야 하는데 지금 자회사 현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가서 함께 싸우고 함께 쟁취하고 싶습니다.”

 

최태원은 사회적 가치를 얘기합니다. 그런데 그 실체가 무엇입니까? 비정규직 노동자 피땀 착취해 자선사업가 흉내 내는 것입니다.”

 

회사는 사회적 책임성을 말합니다. 사회적 책임성을 말하는 회사가 이따위 자회사를 만든 겁니까? 회사가 사회적 책임성을 얘기한다면 우리에게도 민주노조의 사회적 책임성이 있습니다. 자회사라는 가짜 정규직화의 실상을 밝혀내고 온전한 정규직화를 주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희망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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