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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후상박 연대임금 요구, 저임금 사내외하청 노동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함께 미조직사업을 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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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예주 조회 5,899회 2018-06-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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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후상박 원칙의 핵심 - 미조직 조직화와 계급적 연대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하후상박 임금요구안 - 현대기아차지부와 부품업체 지회, 미조직 노동자의 계급투쟁으로 쟁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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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후상박연대임금으로 2018년 투쟁방향을 잡은 금속노조는 문재인 정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으로 대표되는 박근혜 제2기 노동개악앞에 서 있다. 금속노조 주력대오인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은 현대차를 필두로 한 연봉 4천만 원 광주형 일자리 공세와 한국GM을 필두로 한 구조조정과도 마주하고 있다.

 

최저임금마저 빼앗기게 된 상황에서 미조직 노동자와 이제 막 노동조합을 시작한 노동자들은 하후상박 연대임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싸우기를 바랄까? 이번 기사는 여기서 시작해보려 한다. 한계가 많지만 되도록 미조직,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계급적 연대의 길을 모색할 지 함께 찾아보자.

 

다른 눈빛, 5.28 총파업 집회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절절한 마음으로 이제 막 노동조합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저임금 사외하청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개악 반대 5.28 총파업 집회에서 현대차지부 조합원보다도 더 하부영 지부장의 발언에 집중했다. 당장 자신의 투쟁에 같이 하는 건 집회일 뿐이지만, 무엇인가 힘이 보태진다는 어렴풋한 심경을 느꼈다.

 

현대글로비스 하청의 첫 노조인 동진지회, 현대모비스 비정규직 공장 가운데 드디어 울산에 노조 깃발을 꽂은 현대모비스울산지회 등 새내기 금속 조합원들이 사뭇 다른 시선으로 현대차, 현대중공업 그리고 부품사 노동자들과 파업집회를 함께 했다.

 

-저저-저저저임금 노동자

 

언론은 유행처럼 소위 밑바닥 노동자들, 즉 실업과 저임금 일자리를 들락날락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기획기사로 다루며 정부의 지원과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한 돈이 필요한 노동자들은 생존의 문턱에 서 있다. 더욱이 대기업 원청사에서 하청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착취구조를 강화한 한국 자본주의 산업구조 속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으로부터 더 직접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산업 저임금 노동자들은 자기 임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저임금. 말 그대로 정부에서 최소한의 임금으로 삶을 지탱하게 만들어 놓았다. 마치 최저임금이 실제 우리의 임금이라는 생각이 고착된 게 현실이다.” “지금도 죽지 못해 살고 있다. 아파도 아픈 티도 못 내고 일한다.” “저금 10만 원도 못 하고, 한 달 벌어 한 달 산다.” “현저히 낮게 책정된 임금이라 단언한다.”

 

최저임금법 개악에 대해서도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는 임금삭감에 가깝다.” “앞으로 더욱 임금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말 그대로 내가 살아가는 최소의 임금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발전(인상)이 있어야 한다. 매년 물가는 비싸지고 최저임금은 사실상 그대로라면 말이 안 된다.” “검색해보니 국회의원은 연봉만 13,800만 원을 받는다고 한다. 자기들이 그 돈 받고 살아봐라.” “2,500만 원 이상 고임금이라는 표현에 극도의 분노가 치밀었다.” “임금이 적어지면 힘들게 사는 노동자들은 정말 살기가 싫어질 거다.” “산입범위가 확대됨으로써 최저시급이 올라도 오른 시급만큼 월급을 올려줄까? 절대. 아마 100% 싸워야 될 거다.”

 

과거에서 오늘을 보는 노동자들

 

자동차산업 저임금 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의 하후상박 연대임금에 대해 자기들이 직접 겪었던 그간의 경험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여러 생각을 쏟아냈다. 사내2차 하청 노동자와 사외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차공장 ‘울타리’를 기준으로 두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내하청 2차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각자 남남이다. 사내 2차인 현대글로비스 하청은 작년에 성과급도 안 나왔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더라. 하후상박에 대해서도 별 기대하지 않는다. 법으로 불법파견이라 해도 지부는 1(사내하청) 임금인상까지만 신경 쓴다.” “물론 우리도 현대차 만드는 작업을 한다. 그런데 우리 임금은 자동차랑은 상관없고 최저임금으로 한다. 하후상박은 뭔지 잘 모르고, 일단 최저임금이 문젠데, 우리 하청의 하청도 임금이 올라갈 수 있도록 힘 있는 노조에서 불씨만 지피지 말고 함께 싸우면 좋겠다.”

 

하후상박에 관한 생각들

 

하후상박 연대임금투쟁에 대해서 현실적 고민을 들어보았다.

 

원청이 노무관리 다 하고, 납품단가 통제하니까 아주 좋은 요구인 것 같다.” “취지는 좋은데 원청에서 지급하는 임금을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지급하는 것부터 관리감독이 안 된다. 그걸 어떻게 같이 싸울 건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잘 소통해서 같이 싸운다면 삶에 많은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한다.” “5.3%도 안 올려줄 것 같은데, 어쨌든 현대차가 5.3% 타결되면 나머지 작은 회사들에게 그대로 될까봐 걱정이다, 그리고 현대차 노동자에게 피해가 커질 것 같다.” “1, 2군이랬는데 현실은 3. 더 밑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2군도 하후상박을 해야 한다.” “중간에 있는 사장들이 임금을 챙기는 게 걱정이다.”

 

조합원이 많은 큰 노동조합이 움직여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상대하는 큰 자본에 같이 맞서 싸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취지만 좋다고, 싸워주면 좋다고가 아니라 의식도 바꿔서 최저임금을 실질적인 생활임금이 되게 전체가 임금인상투쟁을 해가야겠다.” “연대임금이 된다고 해도 사실 미조직 노동자들은 권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조가 더 많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면 조금이나마 삶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에는 하후상박으로 잘 싸워서 저임금 노동자는 좋아질 수 있을 텐데, 차후를 볼 때 노동자들에게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들이 원하는 싸움은?

 

어쨌든 작은 신생노조나 2, 3차 하청은 힘이 별로 없다. 대기업 노조에서 하청 노동자와 소통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내외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명분을 찾는 도구로 사용하지 말았으면 한다.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하청 노동자들과 함께 가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별노조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가면 좋겠다.” “자동차지부만 한다고 될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나의 권리,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가 좀 더 이상적일 수 있을 거다.”

 

모든 노동자가 같이 단결해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원청사 노동조합이 앞장서 움직여준다면 보다 효과적인 싸움이 될 거다.” “당장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무관심하지 않았으면 한다. 원하청 다 노동자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국 내 자식에게 일어나는 일이고, 결국 하청이 무너지면 원청 노동자의 삶도 무너질 것이니 같이 싸우면 좋겠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목표에 최저임금도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는 하나니까 꼭 같이 싸우면 좋겠다.”

 

기본급을 올려서 노동자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싸움을 약자 편에서 하면 좋겠다.” “하후상박 금속노조 요구는 현실에서 자본가에게 이롭다. 현대차 회사가 임금 낮춘 비용을 가질 것이다. 대리투쟁도 아니고 자본가에 맞서 싸우는 것밖에 길이 없는 것 같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조직된 노동자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서 노조를 만들어서 같이 싸워야 된다고 본다.”

 

행동

 

현장 노동자들이 우리와 대화를 나누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행동이라고 꼽은 것이 있다. “우선 함께 미조직 조직화 사업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어서 저임금 하청 노동자들은 자신이 꼭 하고 싶은 행동을 이렇게 말했다.

 

노동조합 합시다. 단결하고 연대해서 저 자본가들이 우리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노동조합 합시다!” “주먹구구식 노동조건을 형평성 있게 개선하도록 힘을 보태겠다.” “노조 안 하면 회사가 핑계 댈 때마다 임금 줄고 사람 줄고 해야 할 일은 많아지게 생겼다. 자기와 비슷한 작은 노조가 노조하자고 하는 거랑 현대차노조에서 하자는 거랑 다를 것 같다. 처음에는 현대차 사람들이 노조하자고 하면 자기랑 상관없는 사람이 온다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그 사람들이 오면 회사가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할 것이고 힘이 생길 거다. 신생노조도 큰 노조에서 같이 하면 당연히 더 힘이 날 거다.” “모비스나 글로비스는 현대차가 같이 싸워야 현실적이다. 모비스 하청노조가 만들어지고 창립할 때 하부영 지부장이 와서 좋았다. 모비스공장에서 정규직은 관리자다. 한 곳은 하청노조가 있고 한 곳은 아직 없고 회사가 관리를 엄청 한다.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다고 했으니까 모비스 조직화도 현장에서 같이 나서줘야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전선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삶으로부터 생활임금의 필요를 절감하고, ‘원청사에 대한 하청 노동자의 적정임금제도원청 사용자성의 필요성을 말한다. 무엇보다 대기업 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금속노조의 하후상박 연대임금요구가 미조직 조직화사업 실천을 필수요소로 하는 공동투쟁임을 제기한다.

 

정권과 자본은 최저임금 개악, 4천만 원 광주형 일자리, 구조조정, 임금체계 개악까지 자동차산업 노동개악을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피라미드 구조로 밀어붙여 노동자를 옭아매고 있다. 만약 6.30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 조합원 5만이 넘는 현대차지부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한다면? 임투 기간에 주변 공단지대에서 최저임금 개악 규탄과 노조설립 캠페인을 벌인다면? 저임금, 고용불안의 삶에서 이제 막 노조의 문턱을 넘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때늦지 않은 화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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