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현장

화물노동자들의 정의로운 투쟁은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페이지 정보

최영익 조회 3,941회 2022-06-08 07:51

첨부파일

본문


8c90b5f3f5fb7b9c973196dc2a3e482c_1654642210_2021.jpg
6월 7일 거제 삼성중공업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경남본부 파업 출정식(출처 : 노동과세계)



화물노동자들이 67일부터 안전운임제 유지 확대를 비롯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총파업은 전국 주요 물류거점을 봉쇄하는 결사항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난 528일 화물연대 총파업 결의대회에는 1만5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결집해 현장의 거센 분노와 투쟁열망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는 울산신항, 석유화학단지, 현대자동차 봉쇄를 결의하고 있다. 이것이 결행되면 현대차 공장이 서면서 파업의 거대한 위력을 뿜어낼 것이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는 더 이상 구호가 아니다. 노동자들이 멈춰 세운 트럭들의 거대한 행렬이 한국의 핵심 물류라인을 마비시킬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혈관이 마비될까 두려움에 벌벌 떠는 자본가들을 대표해 윤석열 정부는 대대적인 탄압을 개시하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폭력 경찰이 들이닥쳤고, 조합원 4명이 폭력 경찰에 연행됐다. 바야흐로 윤석열 자본가 정부와 노동자계급 사이에 계급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착취자의 이윤이냐 노동자의 생존이냐

 

이번 전투의 핵심 대치선은 안전운임료다. 20201월 안전운임제가 실시되었을 때 정부 발표에 따르더라도, 2005년 실제 운임료가 38만 원이었는데 2017년에는 45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 사이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12년 사이에 화물운송료, 즉 화물노동자의 임금은 크게 줄어들었다. 화물노동자들이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하루에 한 탕이 아니라 두세 탕씩 뛰어야만 먹고 살 수 있었다. 노동자들은 잠도 자지 않고 운행에 나섰고 이것은 교통사고율을 천정부지로 높였다. 그래서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최소한의 화물운송료를 법적으로 책정하도록 강제했다. 화물노동자들에게 안전운임제는 화물판 최저임금제였고 생명줄이었다. 특히 안전운임이 시행되는 일부 품목은 유가연동제 적용으로 인상된 유가만큼의 운송료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일종의 물가-임금연동제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2022년까지만 적용되는 일몰규정이 있었고, 안전운임의 적용을 받는 화물노동자는 전체 42만 화물노동자 중 약 26천여 명에 불과한 컨테이너·BCT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 안전운임제는 오늘날 모든 화물노동자들에게로 전면 확대되어야 마땅했다. 물가폭등에 따라 노동자들의 생존이 풍전등화이고, 특히 경유값 폭등에 따라 최소한의 임금이라도 보장받기 위해서는 안전운임제 적용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운임제가 가장 필요한 바로 이 순간에 자본가 정부는 일몰규정을 적용해 안전운임제를 없애버리려 획책하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바로 화물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갈아 넣어서 한 줌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폭등에 따라 자본가들의 이윤이 위협받고 있는 마당에 화물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인상시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화물노동자들이 도로에서 과로로 인한 사고로 죽든 말든, 기름값도 감당 못해 길거리에 주저앉든 말든 그건 알 바 아니고 노동자들의 희생을 대가로 한 줌 자본가들의 이윤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물가폭등을 둘러싼 세계적 차원의 계급투쟁

 

오늘날 유가 폭등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폭등을 불러온 것은 바로 자본가들이다. 원자재와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자본가 국가들 사이의 제국주의 패권 전쟁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불러왔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이 새로운 유전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게 이윤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원유 자본가들의 계산법이 기름값 폭등을 부르고 있다. 대형 정유사들은 치솟는 기름값으로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이제껏 화물노동자들을 착취해 물류비용을 절감한 대가로 바로 그만큼 자본가들은 거대한 초과이윤으로 배를 불려왔다.

 

누가 유가 폭등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더 이상 졸라맬 것도 없는 가난한 노동자들인가? 지금도 졸린 눈을 부비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고된 노동에 지친 노동자들인가? 아니면 자본가들인가? 줄여야 할 것은 무엇인가? 가난한 노동자들의 임금인가? 아니면 부의 황금성을 쌓고 있는 부유한 자본가들의 이윤인가?

 

이 질문에 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는 한목소리로 외친다. 노동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안전운임제 폐지! 그러나 한국의 화물노동자들을 비롯해 세계의 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투쟁으로 대답하겠다고 일어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하고, 여기에 만성적인 식량·에너지 부족 사태까지 겹치자 노동자들은 거대한 반정부 시위로 들고 일어났다. 페루에서는 유가와 식료품 가격 등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게 벌어졌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노동자들이 물가 인상에 항의하며 우리는 더 가난해지고 있다는 현수막을 들고 일자리, 식량, 정부 지원금 확대를 요구했다. 여기에 한국의 화물노동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20226월 한국 화물노동자 총파업은 물가폭등에 맞선 세계노동자계급의 거대한 전투의 한 부분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전개되는 이 투쟁에서 노동자들은 거리 시위를 넘어서서 노동자계급의 위력적인 힘, 즉 생산을 멈추는 파업의 힘을 동원하고 있다. 세계노동자계급의 거대한 전투의 한 부분을 넘어서서 선봉부대로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 노동자계급을 대표해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전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영웅적인 계급단결투쟁

 

이 투쟁이 승리해야 하는 가장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이 투쟁이 화물연대로 조직된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거대한 미조직 화물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계급단결투쟁이기 때문이다. 안전운임제는 전체 42만 화물노동자 중 약 26천여 명에 불과한 컨테이너·BCT에 국한되어있다. 나머지 대다수 화물노동자들은 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운임의 변동이 없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할 뿐만 아니라 전품목과 전차종으로 안전운임제를 확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위대한 투쟁 요구다. 화물연대 조합원만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화물노동자들의 생존을 대변하는 투쟁인 것이다. 동시에 이것은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노동운동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화물노동자 다수가 미조직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는 파업과 노동조합의 힘은 결코 충분하지 않다. 이렇게 전체 노동자들의 요구를 내걺으로써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미조직 노동자들의 지지와 동참을 통해 파업의 위력을 극대화하고, 전체 노동자들에게 이 투쟁이 모든 노동자들의 생존을 대변하는 투쟁임을 명백하게 보여줘 사회적 주도력을 거머쥐려 하고 있다. 깨어 있는 모든 노동자들이 화물연대의 투쟁을 단호하게 지지할 것이다.

 

이 투쟁이 얼마나 멀리 뻗어갈지는 물론 알 수 없다. 미래는 결사적인 투쟁의지로 충만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서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무엇이든 이 투쟁은 다음을 보여준다. “쇠퇴하는 자본주의의 발악에 맞서 계급투쟁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이 투쟁은 한국에서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22년 화물노동자들의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게시물 검색
로그인
노해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