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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등장에 맞서 노동운동의 미래를 어떻게 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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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608회 2022-05-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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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집회에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출처_노동과 세계)


코로나 국면에서 화폐 유동성 확대로 위기를 유예한 자본주의 체제는 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시중에 엄청나게 풀린 화폐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확대는 달러를 비롯해 주요 화폐들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긴축재정으로의 전환, 이자율 상승 등 경기하강을 재촉하는 정책 전환이 주요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자본주의 체제 무계획성의 산물인 원자재가격 폭등이 자본의 이윤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다른 제국주의 진영에 전가하기 위한 제국주의 패권전쟁은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위기 국면의 산물이자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인데, 이런 요인들이 갈수록 증대할 것이 예견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수호자들 스스로가 현재의 국면을 자본주의의 거대한 위기가 덮쳐오는 시대로 정의할 만큼 세계 자본주의는 혼란과 위기, 불안정성 속으로 더욱 깊숙이 빨려들고 있다.

 

세계 자본주의의 전반적인 위기 고조는 세계 자본주의 사슬에 동조화된 한국 자본에 강력한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무역수지 악화, 전반적인 이윤율 감소,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가격 버블 붕괴 시작과 그것이 초래할 내수 경기의 급격한 위축 등 여러 위험 요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다가오는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해 생존을 꾀해야 할 절대적 필요성 때문에, 한국 자본가계급은 계급타협과 같은 거추장스러운 외피를 벗어던지고 노동운동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를 통한 착취도 강화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자본주의 수호자로서 이러한 절실한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기본 노선은 자본의 자유권을 보장해 노동자에 대한 통제와 착취를 증대시키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 핵심 수단은 바로 노동운동을 무력화하는 것이고, 노동개악은 그것에 뒤이은 자연스러운 전리품이 될 것이다.

 

더 전면적인 공세

 

민주당 정부는 노조 관료층과의 타협정책을 통해 노동운동을 온건화 해 통제해왔다. 노조 관료층이 수용하는 범위 내에서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면서 관료적 노조운동을 육성해 평조합원들의 역동성과 전투성을 차단하는 관리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를 통해 노조운동이 전체 노동자계급을 대변하는 전투적 조직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묶어두고, 정치적으로는 노동운동을 극우 보수정당에 대한 견제 도구로 활용하면서 정치적 독립성을 해체하고자 했다.

 

이러한 지배 전략은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되는 국면에서는 자본가계급의 절실한 요구를 공세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될수록, 자본가계급은 이러한 안정적 지배전략 대신 모험주의적이고 공격적인 지배전략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노동운동을 전면적으로 분쇄하고 자본의 요구를 공격적으로 대변하는 파시즘과 같은 세력이 모든 주요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최근 성장해온 것이 그 표본이다.

 

윤석열 정부 또한 거추장스러운 타협 정책을 벗어던지고 전면적인 공세로 이행하는 전략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 핵심은 노동운동을 무력화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는 민주노총 공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으로 노조 관료층의 분화 정책이 집행될 것이다. 아예 종속적인 노조 관료 세력을 육성해 포섭하고, 그렇지 않은 세력은 철저히 타격해서 약화시키는 이중 전략을 시도할 것이다. 이런 사전 정지(整地)작업을 기반으로 극우 정치세력의 주도권을 강화해 노동운동을 입체적으로 포위하고 해체시켜 나가는 전면 공세의 시점을 준비해갈 것이다.

 

프레임

 

이런 중장기적 계획 하에서 윤석열 정부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대립 지형을 조직노동자운동(민주노총) () 보수 세력으로 정렬시키고자 할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프레임을 만들어내고 주도권을 거머쥐게 되면 노동운동을 궤멸시킬 수 있는 사회적 역관계를 창출하면서 정치적 힘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 또한 쉽사리 민주노총의 우군으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어정쩡한 포지션에 머물면서 정치적으로 무력화될 것이라는 점도 계산할 것이다.

 

이런 사회적 프레임은 물론 자본가계급에게도 위험성이 있다. 잘못하면 보수 세력에 맞선 반격 속에서 조직노동자운동이 성장해 사회적 주도권을 쥘 수 있고, 심지어는 민주당 세력이 만들어놓은 노동자운동에 대한 영향력마저 붕괴하면서 노동자운동의 독립적인 정치적 성장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을 분할시켜 저항 능력을 거세하는 것이 필수 조건으로 제기된다.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면 노동자계급 다수의 흐름이 민주노총과 같은 조직노동자 운동의 우군으로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보수 우익들의 영향력 하에 흡수돼 민주노총과 대립하도록 유도하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청년층과 미조직노동자층을 민주노총과 대립시키고, 노동자계급의 대표성을 절대 민주노총이 행사할 수 없게 봉쇄하는 것이 그들에게 관건적인 중요성을 갖는 이유다.

 

그 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 윤석열 정부는 한국노총 관료층을 포섭해 민주노총 대() 보수 세력사이의 대립에서 한국노총 관료층이 보수 세력을 뒷받침하도록 강제해갈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현되는 것과 나란히 윤석열 정부는 한국노총 관료층에게 더욱 완전한 굴종과 어용화를 강요하면서 보수 세력의 관제 노동조합으로 길들여 나갈 것이다. 414일 인수위에서 한국노총 출신의 이정식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선임한 것, 그리고 415일 윤석열이 한국노총을 방문한 것은 그 점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다.

 

노동계급 분할을 통한 사회적 힘의 우위 장악 기도

 

윤석열 정부는 한국노총 관료층에 대해서는 갖가지 비리 자료 등을 동원해 협박하고 약간의 당근도 제공하며 포섭할 것이지만, 민주노총 관료층에 대해서는 사회적 고립과 전면적인 타격 정책을 구사해 무력화시키고자 할 것이다. 그들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채용 비리, 귀족노조 프레임, 임금격차 등 민주노총에 대한 대중적 악선동을 펼치기에 유용한 재료들을 전면 동원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민주노총의 관료체계가 제대로 저항할 수 없게 무력화되는 것만으로는 확실하게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상층 관료층이 무력화되더라도 평조합원 대중의 저항의지가 아래로부터 솟구치고 이것이 광범위한 노동자대중의 지지를 끌어내 보수 정부에 맞선 대중적 투쟁 구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가능성을 지워버리기 위한 입체적인 계획이 윤석열 정부와 자본가계급에게는 관건적으로 중요하다. 게다가 이런 가능성을 지워버려야만 민주노총의 관료층이 아래로부터 평조합원들에게 받는 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윤석열 정부는 청년층과 밑바닥 노동자들의 고통의 원인을 민주노총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돌리는 반면, 요란한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큰 비용은 들지 않는 값싼 개량의 부스러기들을 청년층과 밑바닥 노동자들에게 던져서 보수 세력의 영향력 하에 그들을 묶어두는 다양한 캠페인을 쉴 새 없이 집행할 것이다.

 

이런 구도가 성공적으로 완성되는 것과 나란히, 윤석열 정부는 정치적으로도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차기 총선에서 다수당으로의 도약을 꾀할 것이다. 그것이 순조롭게 이뤄져서 입법부까지 장악하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정권 후반기에 노동개악 전면화에 착수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검찰 권력을 동원해 한국노총 관료층을 공포 속에 몰아넣어 완전히 예속시킴으로써, (노사정위와 같은 형식적 외피 정도를 활용하더라도) ‘민주노총 대() 보수 세력이라는 사회적 대립 전선에서 확보한 힘의 우위를 동원해 일방적인 강제적 집행을 진행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윤석열 정부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공세 정책을 통해 희생양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다. 해외의 파시즘 세력들이 이주노동자들, 유색인종에 대한 마녀사냥을 통해 성장하듯이, 윤석열 정부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을 청년층과 미조직 노동자들이 직면한 고통의 주요 원인으로 둔갑시키면서 우익들의 세력화를 꾀할 것이다. 한마디로 윤석열 정부는 쇠퇴하는 자본주의가 불러오는 갖가지 고통과 재앙들을 민주노총과 사회적 약자들의 책임으로 전가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체제를 보호하려 할 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서 더 강력한 착취와 억압, 차별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쇠퇴하는 자본주의를 보호하고자 발악할 것이다.

 

정세의 핵심

 

민주노총 대() 보수 세력이라는 사회적 프레임은 윤석열 정부 집권 시기를 관통하는 핵심 프레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프레임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관통하는 유일하게 진지한 대립 구도를 반영한다. 이 사회적 전투에서 노동운동이 승리할 것인지 패배할 것인지, 바로 그것이 문제다. 쇠퇴하는 자본주의는 파시즘과 같은 야만주의로의 퇴보냐, 노동자계급 총단결을 통한 사회주의로의 전진이냐라는 양자택일의 선택지로 인류를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세를 규정하는 핵심은 쇠퇴하는 자본주의가 토해내는 확대되는 고통과 모순에 대한 해결책을 어떤 계급이 제출할 수 있느냐이다. 자본가계급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그 대안으로 조직된 노동자운동 분쇄와 노동개악을 통한 착취도 강화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대당하는 노동자계급의 해법이 제출되지 않는다면, 특히 청년층과 밑바닥 다수 노동자들의 생존을 대변하는 계급적 노동운동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몰락하는 노동자 민중의 상당수가 그런 극우적 대안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은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황인 반면 그나마 대안을 제기하는 세력들은 보수 세력들뿐이라면 밑바닥 노동자들과 청년들에게 어떤 다른 선택지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반대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노동운동이 단결과 투쟁을 통한 해법을 그들에게 제시할 수 있다면 극우 세력에 맞서면서 사회의 주도권을 틀어쥐는 방향으로, 즉 노동자계급이 조직노동자운동을 중심으로 하나의 세력으로 집결해 전진하는 위대한 시기가 열릴 수 있을 것인데, 바로 그 선두에 사회주의 세력이 당당하게 서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가?

 

한국노총 관료층이 윤석열 정부의 협박과 공격 앞에서 굴복하고 예속되는 것은 상수다. 한국노총 관료층에게는 검찰의 공세에 대당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도 없고, 평조합원들의 투쟁력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노총 관료층이 약간이라도 저항할 수 있거나 윤석열 정부로부터 작은 독립성이라도 행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사회적 전투에서 민주노총과 같은 조직된 노동운동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에 한정될 것이다. 그런 힘이 존재할 때만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힘이 한국노총의 평조합원들에게까지 흘러 들어가서 한국노총 관료층을 아래로부터 압박해 다른 상황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갈라치기에 맞선 대응책도 간명하다. 민주노총으로 결집한 조직된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계급을 단결시켜 투쟁으로 결집시킬 수 있느냐, 바로 그것이다.

 

민주노총의 향방에서 우선 민주노총 관료층의 예상되는 흐름을 짚어봐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공세 앞에서 민주노총 관료층은 생존방안을 강구할 것인데, 그 방안은 모순적인 두 방향에서 예상할 수 있다. 하나의 방향은 평조합원들의 투쟁력을 동원해 방어 태세를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가령 관료적 파업과 같은 수단들을 동원해 정부의 공세에 대응력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또 제한된 수준에서나마 미조직노동자들에 대한 연대 정책을 전면화해서 사회적 고립을 타개하고자 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관료층이 동원하는 다른 하나의 생존 방향은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의존성을 심화시키는 것인데, 이것은 타협주의와 굴종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이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와의 전투에서 노동자계급을 단결시키는 투쟁 전망을 갖지 못한 나머지, 용기와 자신감을 상실하면서 조합주의의 영역으로 더욱 후퇴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보수 우익에 맞선 전투의지를 상실하고, 자기 사업장 영역으로 후퇴해 거기서 관료들의 생존을 도모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등장 이후 민주노총 관료층은 이 두 가지 상반된 방향 사이에서 진동할 것이다. 이러한 진동에 굴하지 않고, 민주노총이 보수 우익에 맞선 전투에서 노동자계급 전체의 힘을 결집해 단호하게 전진할 수 있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은 계급투쟁적 관점으로 무장한 선진적 활동가들과 이에 호응하는 평조합원들의 에너지로부터만 나올 수 있다.

 

사활적인 계급투쟁 전략

 

사회주의자들은 조직노동자운동을 사수하고자 하는 선진활동가들에게 어떤 전략을 제기해야 하는가? 계급적 운동 전략과 투쟁 속의 평조합원 전략 구체화가 관건이다. 특히 단사별 대응이 아닌 계급적 대응을 전면에 제기하는 게 중요하다. 대사업장 노조 관료층 사이에서는 단사별 대응 시도가 지배적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짜 들어가는 사회적 프레임 앞에서 역관계를 노동운동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계급적·정치적 운동전략을 갖고 있지 않고, 전투의지를 상실한 대사업장 노조 관료층은 결국 이러한 사회적 전투를 회피하고, 단사별 조합주의 전략에 갇혀 자신만의 생존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합주의 전략은 거대한 사회적 차원에서 형성되는 역관계를 노동자계급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킬 수 없으므로 무기력한 전략임이 증명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최선의 상황을 가정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사업장 노조가 조합주의 전략을 통해 일시적으로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다수 미조직노동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만 할 것이다. 이것은 노동귀족 프레임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역관계는 더욱 악화되면서 보수 우익들의 주도권을 강화시켜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사업장 노조운동 자체를 고립시키고 파괴하는 수단으로 둔갑할 것이다.

 

이것은 8, 90년대의 운동과는 전혀 다른 최근의 정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민주노조운동을 건설해가는 대사업장 노조의 투쟁이 전체 노동자계급의 권리 향상과 조직화의 계기로 나타났다. 현중 골리앗 투쟁이 단사 투쟁이었음에도 전체 노동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던 이유다. 심지어는 전투적 조합주의도 계급적 노동운동과 대립하는 게 아니라 공존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22년 지금의 정세는 그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 대사업장 조합원들과 다수 미조직 노동자 대중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특히 다수 미조직 노동자들은 대사업장 조합원들이 획득한 권리들이 자신의 권리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대사업장 정규직 조합원들 속에 노동귀족적 정서와 분위기가 압도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사업장 노조의 조합원들에게 한정된 권리 증대는 사회적 역관계를 반전시키고 계급대표성을 확장하는 대신 그것을 악화하는 배경이 되기 십상이다. 윤석열 정부와 같은 보수 세력들이 짜놓은 프레임 하에서 그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정세 하에는 계급적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전개하는 노조 투쟁만이 방대한 미조직 노동자들은 물론이요, 조직노동자들의 모든 부문까지 함께 보호할 수 있는 정세 대응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수립하기를 원하는 사회적 프레임인 민주노총 대() 청년들, 밑바닥 노동자들, 보수 우익들이라는 대립 프레임을 민주노총과 전체 노동자 민중, 청년 대() 보수 우익 정부라는 새로운 대립 프레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핵심은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 광범위한 미조직 밑바닥 노동자들과 청년 노동자들에게 자신을 대표하는 투쟁이라는 점을 각인하고 인정받는 것이다. 이들 광범위한 노동자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계급적 헤게모니 전략의 관점에서 모든 투쟁을 배치하고 하나로 통합시킬 때만 윤석열 정부의 민주노조운동 죽이기에 대당하는 사회적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 정세의 이러한 핵심을 민주노총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이 대중적으로 자각할 수 있느냐는, 민주노총으로 집약된 한국 노동운동이 극우 세력들의 노동운동 죽이기 전략에 맞서 제대로 대항할 수 있느냐를 좌우할 것이다.

 

이러한 계급단결은 민주당으로부터의 노동운동이 정치적 독립성을 쟁취하는 것과도 긴밀히 연결될 수밖에 없다. 단결과 투쟁을 통한 사회적 헤게모니 전략을 실현하는 가운데 조직노동자운동이 노동자계급의 대표성을 획득해가면서 강화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 관료층의 유일한 생존 전략은 부르주아 의회 체제의 왼쪽에 종속되는 전략, 즉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의존 전략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재앙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 프레임이 보수 우익들의 의도대로 짜이면 짜일수록, 민주당의 노선은 더욱 오른쪽으로 향할 것이 분명하며 심지어는 누가 자본가계급의 의지를 더 잘 대변하는가를 두고 경쟁하는 노골적인 자본가 당으로 더욱 철저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제투쟁의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정치투쟁의 영역을 포함하는 전체 계급투쟁에서 계급단결 전략에 대한 충성 여부가 노동조합운동의 생사를 결정지을 것이다. 그 한복판에 사회주의 투사들이 있어야 한다. 쇠퇴하는 자본주의 하에서 계급단결 전략을 단호하게 채택하지 못한 채 마찬가지로 쇠퇴하는 노동조합의 모습 앞에 절망한 나머지 분리주의·기권주의 정책을 채택하는 게 아니라, 노동조합 운동을 진두지휘하고 그 운명을 개척하는 능동적 실천 속에서 사회주의 세력의 계급적 기반과 권위, 정치적 기초를 다져야 한다. 조직노동자운동을 이끌고 성장시키면서 사회적 역관계를 노동계급의 편으로 이동시키는 거대한 과업에 헌신하고 성공하지 못하는 사회주의 세력은 결코 노동자계급의 전위로서의 자격을 쟁취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실천

 

윤석열 정부의 공세가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민주노총 내에서 두 가지 전략이 팽팽하게 맞설 것이다. 사회주의 투사들은 민주노총 내에서 우파 관료들의 투항노선, 조합주의 노선에 맞서 계급적·전투적 요구와 투쟁 대안을 제기하고 실천하는 가장 역동적인 집단으로 부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주의자들은 선진적 투사들과 힘을 모아 산별노조·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비롯한 중요한 공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면서, “평조합원 운동, 계급단결적 요구에 입각한 민주노조운동 재건에 찬성하는 모든 노조 활동가들을 결집하는 구심으로 능동적·역동적·대공업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비정규직이나 하청사 노동자 등 밑바닥 조직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민주노총을 방어하고 전진시키는 길을 지지할 것이다. 전투적이고 진지한 노조활동가들도 그러할 것이다. 이들과 함께 계급적 헤게모니 전략을 투쟁과 연대 속에 구체화하는 전망을 모색해가면서 민주노총 내에서 사회주의 세력과 전투적 노동자들, 밑바닥 노동자들의 주도권을 형성해가야 한다.

 

민주노총의 좌파 관료층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관료적 파업과 같은 평조합원을 동원하는 다양한 투쟁 기회들을 열어줄 것이며, 나아가서 형식적이나마 계급적 요구들을 민주노총의 전면에 부각시킬 것이다. 우리는 좌파 관료층의 그러한 행위들을 적극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보일 한계와 동요를 단호하게 경고하고 비판하면서 왼쪽에서 계급적 투쟁 전망 하에서 전개하는 대중적 평조합원운동을 전진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민주당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독립적인 운동을 조직함으로써 정치적 독립성을 확대하면서 사회주의 정치의 세력화를 위한 밑바탕을 다져가야 한다.

 

이러한 운동이 형성되고 성장하는 속도에 맞게끔 우리의 대중적 투쟁 요구도 탄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계급적 노조운동을 전진시키는 데서 가장 중요한 일차적 거점이 비정규직 노조들, 플랫폼·물류산업 노조들, 중소 하청사 노조들처럼 가장 가난한 밑바닥 노동자들의 조직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서 광범위한 밑바닥 미조직 노동자들과 조직 노동자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노동운동의 계급적 대표성이 실질적으로 확립되면서 사회적 주도권을 획득할 수 있을 때에만, 그리고 바로 이 밑바닥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조운동의 권위와 주도력이 형성될 때에만, 조합주의의 포로로 전락해 거대한 보수성을 드러내며 계급적 단결을 거부하고 있는 대기업 노조운동의 혁신과 재구성도 비로소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다수의 가장 가난한 밑바닥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노동운동의 중심을 구성해야 계급적, 전투적 노동운동을 물질화할 수 있다는 운동의 기본 원칙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아울러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한 시기를 이끌었던 고참 노동자 세대의 운동은 막을 내리고 있다. 밑바닥 청년노동자들에 입각한 새로운 계급적, 전투적 운동을 조직하기 위한 대담한 발걸음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물가 폭등을 비롯해 노동자 민중의 삶에 직결되는 영역에서 이행강령의 요구를 구체화해야 한다. 이 요구는 방어에서 공세로 나아가는 일련의 이행 속도에 맞게끔 기민하고 탄력적으로 제기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물가 폭등이 일차적으로 타격을 미치고 있는 수송, 운송 분야 노동자들의 요구인 안전운임제, 운임료 인상 요구를 물가 운송료 연동제와 같은 요구로 구체화하는 것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세계적 수준의 전반적인 급격한 물가 인상 흐름은, 한국처럼 대부분의 자본이 해외 시장에 가격 전가가 불가능한 공업국에서는 결국 비용 증대에 따른 이윤율 잠식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착취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특히 비독점 분야 하청 기업 노동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이를 반영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질임금 감소나 노동강도 증대, 해고 등의 구조조정이 하청 기업들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서 광범위한 노동자들의 임금과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한 법정 최저임금 인상 투쟁, 해고 반대 투쟁, 물가-임금 연동제, 독점기업의 높은 상품가격에 대한 사회적 통제 등을 전면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투쟁들이 충분히 활성화되고 서로 연결되기 시작한다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같은 더 공세적 요구로 전진할 수 있는 길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투쟁의 전면에 나설 당면의 핵심 부위는 가장 가난한 밑바닥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는 노조들이다. 이들의 투쟁을 적극 옹호하고 이들의 투쟁이 서로 연결되어 공동투쟁으로 발돋움할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미조직 노동자들을 대변해 그들의 지지와 엄호를 끌어내는 계급적 투쟁으로 전진할 수 있게 방향을 안내하고 전형을 창조하는 데 사회주의자들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대기업 선진노동자 운동이 일시적으로 대기업 정규직 조합원들의 보수적 정서와 충돌할지라도, 그러한 밑바닥 노동자들의 계급적 운동을 지지 엄호하는 계급적 선진부대로 전진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할 것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단사적 요구를 넘어서서 전체 노동자 민중을 향한 계급적 요구를 민주노총에서 전면화하는 것이다. “5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로까지 노동기본권 전면 보장”, “공공부문 신규 채용 확대를 통한 청년층 일자리 확대등을 내건 투쟁이 필요하다. 그 연장선에서 투쟁의 형식을 단사별 투쟁보다는 산별노조,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과 같은 공동투쟁의 형태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넷째, 한 발 더 나아가서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우익 세력들의 공격에 맞서 그들을 대변하고 민주노총의 우군으로 조직하는 사회적 헤게모니 전략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 아울러 전반적인 에너지 공급난위기 앞에서 윤석열 정부가 제기하는 원자력 중심의 전력 운용 계획에 맞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 전략을 내걸고, 에너지 민영화에 맞서는 대중투쟁의 기회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내건 자본의 산업전환에 대당해서, 노동자와 지역민의 생존 보장을 위한 정의로운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을 연결한 대중투쟁의 계기를 적극 포착해야 한다. 이것은 자본주의 산업전환에 맞선 사회주의적 산업전환의 상을 대중적으로 제기하는 이행강령적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발전 반대 투쟁을 시작한다면, 이것과 독립적이면서도 이러한 대중투쟁 계기를 활용한 적극적인 정치투쟁을 노동자운동이 독립적으로 감행할 수 있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제국주의 패권 대립의 격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임기에는 남북 대립이 확대되고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정세적으로 중요하게 부상하는 국면에서는 노동자국제주의와 평화의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제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회주의자들과 전투적 노동자들 사이의 실천적 공동대응이 결정적 중요성을 가질 것이다. 또한 좌파 공동전선의 계기들도 적극 포착하면서 민주노총 내 선진적 활동가들의 광범위한 통일적 대응의 물꼬를 터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조직노동자운동을 고립시키려는 보수 우익들의 계획을 좌절시키면서, 전체 노동자들과 가난한 청년들, 차별과 억압을 받는 모든 민중들을 하나로 단결시켜 노동운동이 사회적 주도력을 발휘하며 폭풍처럼 성장하는 위대한 나날을 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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