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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I 러시아는 ‘반파시스트’ 전쟁 중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또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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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김요한 조회 11,343회 22-03-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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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아래 기사는 러시아 정부, 우크라이나 정부 모두 노동자계급이 지지할 수 없는 자본가정부임을 지적하는 <레프트보이스> 기사를 번역한 것이다. <레프트보이스>는 구소련에서 1991년 체제 붕괴 이후 자본주의 복고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우리는 이와 견해를 달리 하지만, 국제주의적 노동자계급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취해야 할 입장을 공유하므로 이 기사를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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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

Russia Is Not Fighting an ‘Anti-fascist’ War And Neither Is Ukraine


나다니엘 플라킨 202239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웃 국가의 탈 나치화를 원한다는 기이한 연설을 했다. 이 잔혹한 전쟁을 나치 독일에 맞섰던 소련의 영웅적 방위 전쟁과 동등한 것으로 취급한 것이다.

 

반면 푸틴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특별 군사 작전이 히틀러의 1938년 체코슬로바키아 침공, 1939년 폴란드 침공과 본질적으로 똑같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도 파시즘에 맞서 민주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누가 파시스트이고, 누가 반파시스트인가?

 

우크라이나

 

푸틴의 주장이 완전한 거짓은 아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나라를 지배하는 억만장자들(“올리가르히로 알려져 있다)을 대변하는 부패한 우파 정부가 통치 중이다. 현 정권은 미 대사관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던 2013~2014년 마이단 시위로 만들어졌다.

 

최근 몇 년 간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어 사용을 제한해오고 있는데, 러시아어는 우크라이나의 많은 소수집단의 모국어다. 우크라이나 공산당과 기타 좌파 조직들은 금지되었고, 심지어 공산주의에 대한 동조(同調)”도 범죄로 규정되었다.

 

이 우파 정권은 노골적인 파시즘과 많은 연관이 있다. 가장 악명 높은 예는 아조프 연대로, 이들은 하켄크로이츠와 나치친위대 문양 아래 싸운다. 이 공공연한 나치 부대는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의 일부이다. 또한 나치는 마이단 시위의 맨 앞줄에 있었고, 제복을 입은 파시스트들은 키이우(키예프) 거리에서 드문 광경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나치의 협력자 스테판 반데라가 국가적 영웅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반데라의 갱단은 수만 명의 유대인과 폴란드인을 학살했는데, 이제 반데라의 생일은 우크라이나의 휴일이 되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키이우(키예프)에서는 극단적 민족주의권위주의 정권이 집권 중이다. 그러나 이 정권을 나치 정권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극우 그룹이 정권의 일부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이다. 우크라이나의 파시스트 정부라면, 유대인이며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쓰는 젤렌스키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수많은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상기시키는 것처럼, 유대인들이 파시스트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파시즘은 극단적인 반유대주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러시아

 

푸틴은 연설에서 주전자를 훈계하는 냄비’(자신에게도 있는 결점을 가지고 남을 비난할 때 쓰는 관용구 옮긴이)와 흡사했다.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역시 한 줌 올리가르히의 이익을 위해 통치하는 부패한 우파 정부가 집권해있다. 어떤 민주주의라도 크렘린궁이 엄격하게 관리한다. 야당은 정부 정책을 지지할 때만 허용되며, 반면 진짜 반대파는 극심한 탄압에 맞닥뜨린다.

 

소련의 혼란스러운 붕괴와 자본주의 재도입은 세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어냈다. 이 사회에서 소수의 억만장자들은 화석 연료의 수출로 창출된 부를 독점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부패한 푸틴 정권의 이데올로기는 대()러시아 국수주의다. 이 이데올로기는 독재자(푸틴 - 옮긴이)가 짜르 시대에서 직접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성차별, 동성애 혐오, 종교적 반계몽주의를 뜻하는 전통적 가치의 수호와 결합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푸틴은 러시아 극우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명백한 역사적 이유 때문에 러시아 파시스트들은 하켄크로이츠 깃발을 흔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나치 독일의 침략을 받았던 역사를 말한다 옮긴이). 그들은 조국의 위대한 지도자로 히틀러 대신 스탈린을 내세울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 역시 파시스트들인데, 민족주의, 인종주의, 반유대주의를 추구하는 정책에 의해서도 그렇고, 노동자 민중의 모든 형태의 자기 조직을 파괴하려는 그들의 운동에 의해서도 그렇다.

 

푸틴 정부가 유럽의 극우파와 사이가 아주 좋은 이유가 이것이다. 프랑스의 마린 르 펜,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 미국의 트럼프 같은 정치인들은 푸틴 정권과 반동적 이데올로기를 모델로 삼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파시즘과 싸우고 있다고 TV방송 러시아 투데이(Russia Today)’가 주장하는 것은 기괴한 광경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극우 정권들이 동시에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극우와 파시즘 요소를 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것은 이른바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 인민공화국들(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 - 옮긴이)의 모순된 상()을 설명한다. 러시아의 비밀 기관이 통제하는 이 주()들에서는 국가 이름을 포함해 구소련의 상징물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깃발에는 짜르 제국의 쌍두독수리가 그려져 있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운동에 대한 잔혹한 탄압이다. 그들은 반파시스트가 아니다.

 

나토

 

그렇다면 나토의 서방 강대국들은 새로운 히틀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나토 국가들도 우파, 권위주의, 파시스트 세력과 오랫동안 협력해 왔다. 나토 회원국 터키를 보라. 터키 정부는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있으며, 민주적 권리를 부정하고, 이슬람극단주의 무장 세력(jihadist)의 도움을 받아 시리아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나토 군()은 백인 우월주의자와 나치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는 나치에 동조하는 군인과 경찰에 대한 새 기사가 매주 이어진다. 나토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훨씬 폭력적인 전쟁을 일으켜왔는데, 1999년 세르비아 공격,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이 그렇다.

 

반파시즘

 

이 전쟁에서 어느 쪽도 파시즘과 싸우고 있지 않다. 푸틴과 젤렌스키의 반파시즘모두 거짓 선동에 불과하다. 한쪽에 정치적 지지를 보내기 위해 반파시즘을 내세우는 좌파들은 심각한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이다.

 

파시즘은 소부르주아 대중을 조직해 노동자운동을 분쇄하려는 특수한 형태의 자본주의 통치 체제다. 파시스트들은 위기에 빠진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이것이 모든 자본가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든(비록 조금 거리를 두더라도) 나치를 껴안고 가는 이유다. 나치는 위기의 시간에 노동자운동을 억누를 필요에 대비한 예비인 것이다.

 

진정한 반파시즘이란 이런 자본주의 국가와 투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막스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의 말대로,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지 않을 거라면, 파시즘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게 옳다.”

 

이 전쟁에서 반파시스트들은 러시아 정부, 우크라이나 정부, 나토 국가 정부들과 함께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든(누구를 편들더라도 옮긴이) 그것은 한쪽 편의 파시스트들과 함께한다는 걸 뜻한다. 그건 바보들의 반파시즘일 뿐이다.

 

유일하게 일관된 반파시즘 정책은, 우크라이나의 올리가르히 정부, 푸틴의 보나파르티즘, 나토의 제국주의 모두를 반대하면서 노동자계급이 스스로를 독립된 정치세력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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