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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I 바이든 취임 1년 - 1년의 허튼수작 이후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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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양준석 조회 11,537회 2022-02-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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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 

The Fight for Socialism After a Year of Malarkey

타티아나 코차렐리 I 2022년 1월 20일


조 바이든은 상반되는 두 개의 약속을 하며 권력을 잡았다. 한편으로 그는 자신이 민주당 내 떠오르는 진보파에게 굴복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기업 기부자들에게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시위와 트럼프주의 극우세력의 16일 의사당 습격으로 심하게 흔들린 자본주의에 안정을 되찾아 주겠다고 했다. 동시에 그는 변화를 가져오는 대통령, 즉 우리 시대의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되겠다고도 약속했다. 

 

집권 첫 몇 달 동안은 신자유주의와 결정적인 단절이 이루어질 것도 같았다. 조안 월시는 바이든이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 린든 존슨의 위대한 사회, 그리고 오바마와 버니 샌더스의 아이디어들을, 스크랜튼의 영향을 받은 인종적·경제적 정의를 위한 의제들로 요약해 냈다고 칭송했다. 민주당 내 샌더스 진영은 바이든의 약속을 의기양양하게 떠들었다. 버니 샌더스의 선거운동 책임자였던 파이즈 샤키르는 바이든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본 적이 없는 규모로 노동자들에게 투자했다고 찬양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부양책과 사회기반시설 법안이 통과되면서 모종의 케인스주의가 가능할 것도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중국과 경쟁하려는 제국주의적 계획의 일부로서, 자본가계급의 모든 부문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또한 사회기반시설 지출과 미국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는 방법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바이든은 자신의 두 가지 약속 가운데 하나만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없을 것이라는 약속 말이다. 육아휴직, 학자금 부채 탕감, 투표권, 광범한 기후대응책에 대한 바이든의 공약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지만, 군사 예산만큼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이 늘렸다.

 

국제무대에서 바이든은 미국이 돌아왔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면서 중국에 맞서 동맹국들을 결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 동맹국들이 트럼프의 인기와 바이든의 국내 위기를 바라보며 과연 얼마나 가려나라며 눈치를 살피는 태도를 인정해야만 했다. (사회복지 확대와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더 나은 재건법안은 투표권 법안과 함께 민주당 내부의 반대로 완전히 멈춰 섰다.

 

팬데믹에 대한 바이든의 접근 방식은 그가 좌절한 케인스주의자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자임을 드러냈다. 바이든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은 팬데믹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바이든은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질병과 죽음의 겨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접근 방식과 비슷하게, 처음부터 연방 정부의 대응을 포기한 채 팬데믹에 대한 모든 책임을 주 정부들에 떠넘겼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백신 불평등을 야기한 백신 특허권 해제를 거부함으로써 제약 회사의 막대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했다. 바이든은 심지어 델타를 비롯한 대기업들을 위해 격리기간 지침을 (10일에서 5일로) 뻔뻔스럽게 변경하는 동시에 어떤 곳에서는 병원들에 환자들이 넘쳐나 장비와 의료진 모두 부족 사태를 겪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바이든은 지난 몇 달 동안 안정성이 확보됐다며, 충분한 개인보호장비나 테스트 없이 노동자들을 다시 일터로 복귀시켰다.

 

한편 자본가들의 부는 팬데믹 기간 엄청나게 부풀어 올랐다. 세계 10대 부자의 재산은 20203월 이후 두 배로 늘었다. 바이든은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 아래서 우리는 많은 면에서 후퇴를 겪고 있다. 대규모 입원과 사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 재개를 원했던 트럼프와 자본가들의 꿈은 결국 바이든이 실현했다. 트럼프는 역겹고 노골적인 여성혐오주의자이지만,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 판결(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 -옮긴이)은 바이든 정부 아래서 뒤집어질 것 같다. 트럼프는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었지만, 경찰 예산은 바이든 정부 아래서 치솟고 있다. 그리고 바이든 정부 아래서 우리는 새로운 이민자 구금 센터를 짓고, 트럼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구금하며, 국경 순찰대가 아이티 이민자들을 말 그대로 채찍질하고 추방하는 것을 보았다. 또한 우리는 지난해 봄에 25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인종차별주의 국가에게 지지와 지원이 계속되는 것을 보았다.

 

더 나쁜 점은 거리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의 권리, 여성의 권리, 흑인의 생명 등을 위해 전개됐던 대중적 시위들은 아예 사라지거나 대폭 축소됐다. 물론 데릭 쇼빈(조지 플로이드를 질식사시킨 경찰 옮긴이)의 투옥 같은 승리도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 활동가들이 만들어졌고 미래의 투쟁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사회운동의 죽음이 또 다른 희생자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민주당이 하는 일이다. 대중운동이 성장하면, 대중들은 민주당과 자본주의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민주당과 그 대리인들이 그럴싸한 공약으로 달려들고 노동조합과 비영리단체 지도자들이 민주당 지지 표를 끌어내기 위해 동원된다. 그리고 집권하면 민주당은 무능한 척을 하고 그러면 일부 사람들은 그들이 시도는 했다고 믿게 될 것이다.

 

민주당의 문제는 정치를 못한다는 게 아니다. 나쁜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자본의 교활한 계획을 갖고 노동자와 피억압 민중에 맞서 움직이는 반면, 사회운동과 노동자운동의 잘못된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막대한 자원을 사용해서 진보적 요구를 위해 싸우는 대신 그저 불만을 트위터에 올리고 작은 상징적 행동을 조직할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진보 언론이 민주당 정부 아래서는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에는 버니 샌더스가 좌장으로 있는 반체제 좌파가 있는데, 이들은 경선 기간 민주당 기득권 세력과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OC)는 결국 사람들을 민주당으로 끌고 들어가는 데서 더 없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AOC는 바이든 임기 동안 나아질 게 없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분연히 이렇게 답했다.

 

글쎄요, 정말 특권적인 비판이라고 생각해요. 바이든 정부를 반대한다면, 정말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해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당신이 말할 때, 당신이 같은 동네에 사는 흑인과 미등록 이주민들, 즉 당신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할 때, 당신은 이제 쫓겨나지 않게 된 사람들을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로 부르고 있는 거예요. 이런 것은 우리 운동 안에서 허용될 수 없어요.”

 

다시 말해, AOC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올바르게 지적하는 이들은 운동 안에서 허용될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레프트보이스>에서 말했던 것과 정확히 정반대되는 이야기다. 우리는 바이든을 지지하거나 바이든의 약속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최우선 임무는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장하고 미국의 제국주의적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샌더스는 바이든 정부의 중심세력 안에 포함됐으며, 그와 함께 그 진영 전체가 실용적 진보주의로 브랜드를 바꿨다. 그러나 그 모든 전략은 완전히 실패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이렇게 말한 것은 틀리지 않았다. “좌파는 미국의 개조를 꿈꾸었으나 이제 바이든의 계획이 시들면서 깊은 구렁텅이를 응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초기에 활동가들과 새로운 사회주의자들을 위한 허브 역할을 했던 민주적 사회주의자’(DSA)는 모두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민주당에 진보적 날개를 달아주는 선거 기구가 되었다. DSA는 조직원 수가 10만 명에서 정체하자 새로운 회원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편 우리는 극우의 부활을 목격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 전역에서 학교 이사회를 습격하고, 투표권 제한 법률을 통과시키며,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바이든이 팬데믹을 다루는 데서 보여준 무능함은 사람들을 극우의 손아귀로 더 밀어 넣을 것임에 틀림없다. 트럼프는 이미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바이든에게 그가 원하는 모든 수단을 줬지만 그는 완전히 실패했다. 바이러스는 진화했지만, 전략은 진화하지 못했다. 그는 따라잡을 능력이 없다.”

 

2021년에 우리는 노동자계급이 상승하는 것 또한 보았다. 미국 전역의 노동자들이 틱톡반노동 서브레딧에서 의견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간, 분노에 찬 퇴직 물결은 계급적 증오의 씨앗을 보여주었다. <파이낸셜타임즈>조차 이 점에 주목해야 했다.

 

대퇴직’(Great Resignation)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지나며 점점 더 악화된 끔찍한 노동조건의 표현이다. 또한 많은 작업장에 노조가 없기 때문이며, 설령 노조가 있을지라도 투쟁하는 노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료 부문과 교육 부문에서 역사적인 규모의 퇴직을 보고 있다. 이는 육아를 불균형하게 책임져 온 여성 노동자들이 대거 작업장에서 빠져나가는,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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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하거나 구직 중인 인구의 비율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로버트 라이히의 말과 달리 이것은 총파업이 아니다. 노동자들의 분노가 투쟁을 통해 표출될 길을 찾지 못하면서 개인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아마존 베세머 물류센터의 노조설립 인준투표는 많은 부분 현장노동자 조직화 대신 민주당 유명인사들에 의존한 까닭에 실패했다. 이와 달리 우리는 지금 노조가입을 신청하는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물결을 보고 있다. 또한 켈로그, 존디어, 컬럼비아 대학에서 파업이 있었고 수십 개의 소규모 파업이 있었다.

 

지난 1월 파업에 들어간 헌츠포인트마켓의 노동자 마르코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 마켓이 운영될 수 있게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사장들이 집에 있는 동안 나는 여기에서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우리는 필수노동자다. 사장들은 수백만 달러를 벌었지만, 우리와 나누지 않았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을 자격이 있다.” 이 감정은 2021년 모든 피켓 라인에서 메아리쳤다. 우리는 필수적인 존재들이지만, 사장들·민주당·공화당은 우리를 일회용품으로 취급한다. 팬데믹은 의심할 여지 없이 노동자계급의 의식을 변화시켰다. 라니 몰라는 복스(Vox, 미국의 뉴스·의견 웹사이트 - 옮긴이)에 발표한 글에서, 대퇴직, 공급망 위기, 의식의 변화가 어우러진 지금을 미국 노동자들이 맞이한 새로운 시대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카고 교사노조가 시카고와 전국의 모든 교사들을 대표해 첫발을 내디디면서 안전하지 않은 학교 재개를 놓고 격렬한 투쟁이 전개됐다. 노동조합 지도부가 비민주적으로 퇴각했지만, 미국 전역에서 학생 수백 명이 안전하지 않은 학교를 박차고 나왔고 수천 명이 시위에 나섰다.

 

정부가 팬데믹 대처에 완전히 실패하고 바이든이 신자유주의로 되돌아가자, 청년들이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모든 실패를 조롱하는 트윗, 틱톡, 밈이 넘쳐난다. 이들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를 더 선호하고, ‘민주적 사회주의자’(DSA)에 가입했으며, 샌더스에게 투표했던 바로 그 청년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트럼프 정부 때 그랬던 것처럼 활동적이거나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지 않는다. 또한 과거의 DSA와 같은 중앙 조직 허브를 더 이상 갖고 있지 않다.

 

바이든 정부 2년차와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드는 지금, 자본주의의 완전히 비논리적이고 잔혹한 본성은 그 어느 때보다 명백해졌다. 또한 일생에 한 번 있을 법한기상이변이 몇 주마다 거듭되면서 자본가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문제는 사회주의냐 야만이냐인데, 야만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다. 이것은 정말 짜증 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를 절망으로 몰아넣으려 하는 이 상황에 맞서 스스로 더욱 급진화하는 길을 선택하자.

 

우리의 글들(이 글을 포함해 바이든 취임 1년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시리즈들 옮긴이)이 사회주의 전략을 배우는 기초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민주당의 공허한 약속을 박차고 거리로 나서 지역사회와 동료들을 조직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우리가 제시하는 결론에 힘입어,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 즉 이 썩은 체제 전체를 뒤집기 위해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으로 구성된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고 원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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