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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선, 그리고 다가오는 계급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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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익 조회 1,830회 22-01-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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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13일 서울 동대문 앞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의 모습. 코로나 사태로 유예되었던 계급격돌은 2022년 대선 이후 본격화할 것이다. 

 

 

2022년 대선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실망과 환멸의 목소리가 높다. 지지할 후보가 없어 차악을 선택해야만 한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보수의 상징인 윤석열에게 기대할 수 있는 건 애당초 없었다. 예상대로 그는 노동시간을 무한대로 늘리고 부자에 대해 감세하자는 등 자본가들을 대변하는 극우 정책들로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가족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로 그가 내건 공정성 화두마저 무력화되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무능력한 후보임이 속속 드러남으로써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당선권에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재명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확고해진 결과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노동자 민중 속에서는 이재명에 대한 환상의 안개가 빠르게 걷히고 있다. 이런 상황은 2017년 대선 때와는 사뭇 다르다.

 

2017년 대선과 2022년 대선

 

하지만 2022년 대선 상황을 2017년 대선 상황과 비교해 긍정적 측면에서만 접근한다면 너무 단조로운 접근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재명이 우클릭하는 것에는 강력한 투쟁으로 압박해오는 노동자 민중 세력이 가시화되지 않은 최근 상황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2년여 동안 코로나 정세 속에서 일정하게 위축되었던 노동자 투쟁의 상황도 일정하게 반영돼 있다.

 

이처럼 그 이전 시기에 축적된 노동자 민중의 투쟁력이란 토대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운동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공간으로 2022년 대선이 작동하기란 어렵다. 선거 공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계급격돌의 공간이기는 하지만, 대중의 투쟁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그것이 창출하는 대중적 열망과 에너지를 반영할 때만 진정으로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대선 공간은 대선 이후의 계급투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대선 공간이 노동자 민중을 정치적으로 해체할 뿐만 아니라 자본가 정치세력에 대한 정치적 환상을 불어넣는 공간이 된다면, 그것은 다음 정권 하에서 진행될 노동자 투쟁에 상당한 장애물이 되면서 계급투쟁의 속도를 늦추게 된다. 노동자 민중은 자신의 직접적 투쟁력에 의지하기보다는 자본가 정부에 대한 헛된 기대 속에서 허우적댈 것이고, 이런 평화적 환상을 극복하고 투쟁을 본격화하는 데는 일정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일이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환상이 커지면서 그 뒤 몇 년간 일어났다.

 

다행히도 이번 대선에서는 다르다. 윤석열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재명에 대한 환상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민주노총 출신의 상당수 지도자들이 이재명에 투항해 앞잡이로 전락했지만, 노동자 대중 사이에서는 그런 환상이 거의 존재하지 않거나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잠복해 있던 계급 격돌이 본격화할 미래를 앞둔 상황에서 이것은 계급투쟁의 가속기가 될 것이다. 노동자 민중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환상 없이 스스로의 투쟁으로 빠르게 일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이재명

 

유력 정치인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은 포퓰리스트적 성격을 강하게 띠었다. 그의 정책은 자본주의의 발전노동자 민중의 복지를 조화시켜 적대적인 두 계급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었다. 오른쪽을 향해서는 자본주의의 번영과 안정을 외치고, 왼쪽을 향해서는 부자 증세와 노동자 민중의 복지 향상을 외쳤다. 이 두 개의 얼굴은 결코 조화로울 수 없었지만, 그는 화려한 언변으로 그 모순을 감추려 노력해왔다. 다만 어느 얼굴을 더 내세울 것인가는 전적으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되었다. 2017년에 그는 왼쪽 얼굴을 강조했지만, 2022년에 오른쪽 얼굴을 강조하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최근의 행보만 보더라도 그 점은 너무나 명확하다. 전두환이 잘한 것도 있다는 윤석열의 발언을 비난했던 그는 작년 12월에는 전두환의 업적도 함께 봐야 한다고 했고, 최근 박근혜 사면 결정도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했던 그는 118일 한국교회총연합회를 방문해서는 차별금지법이 갈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며 사실상 입법 연기에 찬성했다. 탈원전 정책에서도 후퇴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가능성을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등 친미 군비 강화 정책에도 찬성하고 있다. 종부세 강화, 투기세 등을 강조했던 정책에서 후퇴해 최근 종부세 완화와 다주택 양도세 한시 감면을 주장하면서 그토록 보수적인 기재부와도 충돌하기에 이르렀다. 4일제 공약은 국민적 합의를 위한 토론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사실상 접는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대선 레이스가 아직 초입부임에도 벌써부터 이재명이 보여주는 이런 모습들은 우익과 자본가들, 그리고 소위 중도세력 앞에서 자신이 결코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해보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이러한 우클릭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우클릭은 당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 당선이 되면 이재명과 민주당이 왼쪽 얼굴을 다시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좌파적 정책이 포장지에 불과한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우클릭 정책을 통해 집권한 뒤 좌클릭할 것으로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더욱 주목해야 하는 건 그가 내세운 정치의 본질이다.

 

실용주의자로서 이재명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와 질서에 두 발을 단단히 붙이고 있다. 그가 내건 기본소득론만 하더라도 그 시작에서부터 본질은 분명했다. 대선 정책으로 기본소득론을 발표할 때 그는 시장경제를 살리는 가장 유효한 핵심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시장경제, 즉 자본주의 체제를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계급투쟁의 격화를 차단해 체제를 안정화하며 소비 창출을 통해 자본주의 생산 확대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그는 계속 분명히 해왔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경착륙은 위험하고, 충격을 최소화하는 연착륙 방식으로 부동산 가격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자본주의 체제를 정상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재명이 집권한다면 그가 보여줄 모습은 어떤 것일까? 바로 이것이 노동자 민중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은 이재명 개인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이재명을 떠받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요구가 무엇일까를 분석할 때만 비로소 제대로 할 수 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이재명이든 누구든 대선 이후 5년을 지배하는 일차적 키워드는 포스트 코로나”, 즉 코로나 이후일 것이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프랑스, 칠레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투쟁이 거대하게 분출했다. 이것은 쇠퇴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그것을 반영하는 낡은 정치질서에 맞서 대중이 직접적인 저항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뜻했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 사태로 잠시 유예되었다. 하지만 어떤 식이든 위드 코로나 시대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 분명한 2022년에는 계급투쟁이 다시 분출할 것임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코로나로 정체되었던 생산이 일정하게 재개되면 고용시장에서 노동자들의 위치는 개선될 것이고, 이것은 계급투쟁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것이다.

 

이미 그러한 조짐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서비스업 노동자들과 유럽 플랫폼 노동자들이 투쟁과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는 대중의 좌익적 열망과 의지가 선거에서 확인되고 있다.

 

객관적 상황의 논리는 이러한 계급투쟁을 더욱 격화시킬 것이다. 우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 시대에 자본주의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긴급 투입되었던 사회적 비용을 어느 계급이 지불할 것이냐의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국가 주도로 엄청난 돈이 민간에 풀렸다. 이 돈은 사회 구석구석으로 흘러들어가서 자본주의 체제의 발작을 잠시 진정시켰다. 파산이 예고된 기업들은 저금리, 채권 지불유예, 소비수요 유지 등의 혜택을 입고 생명을 연장해왔다. 은행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고, 자산가들과 자본가들은 부동산, 주식 폭등의 수혜를 입었다. 다만 가계 부채만 가파르게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계획, 그에 따른 모든 자본주의 국가들의 금리인상 본격화는 이제 반대 방향의 운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실 기업들과 부실 가계부터 점차 파산 위험에 빨려들 것이다. 부동산과 주식 거품의 붕괴는 전반적인 수요를 위축시켜 경제 경착륙의 위험을 배가시킬 것이다. 이미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등에서 부동산과 주식 가격 폭락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체제에 다른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정부가 돈을 풀어 인위적으로 경기를 유지하는 양적 완화 정책과 저금리 정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아주 빠르게 치솟는 물가는 세계 모든 나라를 휘감고 있다. 코로나 2년간 자본주의를 부양하기 위해 엄청나게 찍어낸 화폐의 가치 하락이 거대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등장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결코 경제호황의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제호황이 동반하는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성을 경감시킨다. 하지만 경제호황과 무관하게, 막대한 돈을 인위적으로 찍어낸 결과 탄생하는 인플레이션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 이윤율 감소, 한계기업들의 증가 등과 맞물리는 인플레이션은 경제 전반의 위험성과 부담을 몇 배 이상 증폭시킨다. 지금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이 바로 거기에 해당된다.

 

코로나 2년 동안 세계 기업들의 이윤율은 그 이전 시기에 비해 결코 호전되지 않았다. 생산이윤율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낮아졌다. 예외적으로 미국에서 4차 산업 약진에 따른 약간의 이윤율 증대가 일어났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생산 분야의 이윤율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되었다. 기업의 이익 증대는 대부분 부동산과 주식가격 폭등, 그리고 은행 이자부담 감소 등과 같은 비영업 부문, 즉 비생산 부문에서 발생했다. 즉 자본가 정부들의 돈 풀기 정책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돈 풀기 정책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 정부 재정적자가 너무나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양적완화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 즉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반영한 것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확대되는 인플레이션에 놀란 미연방준비은행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지속적인 금리인상 계획 발표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에서 달러화 이탈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이미 금리인상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유일한 예외는 최근 지불준비금 인하 조치로 금리를 오히려 낮춘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기본적으로 같다. 최근 2년 사이에 경제성장률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중국은 긴급 조치를 도입하지 않으면 3~4% 수준의 성장률로 곤두박질칠 위험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또한 인플레이션의 망령과 거품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자산의 대부분이 집중되고 있고 그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요소였던 부동산의 거품 붕괴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품을 방치했을 때 이후 초래될 위험이 중국 경제 전반을 파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중국 제2의 부동산 그룹인 헝다그룹 파산을 선언하고 부동산 대출을 축소하는 등 예전에 없는 특단의 조치를 도입해 거품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중국 경제의 성장률을 극단적으로 낮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지불준비금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정부가 지불준비금 인하 조치를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기폭제로 발표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준으로 경제성장률을 관리하는 조치로 발표하는 데서 단적으로 증명된다.

 

이처럼 세계 모든 나라들에서 인플레이션과 함께 긴축 조치가 도입되고 있다. 여기에 여전히 낮은 이윤율과 함께 거품 붕괴가 가세하고 있다.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가? 통상적인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 즉 경제불황과 인플레이션, 자산 거품 붕괴라는 자본주의 경제를 위협하는 3가지 요소가 함께 출현하는 어두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걸 노동자 민중의 언어로 번역하면 실업, 실질임금 삭감, 가계 파산의 3각 파도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투쟁할 힘을 갖춘 노동자들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거대한 계급충돌의 무대가 열리기 시작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런 미래 앞에서 이재명이 살리고자 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그에게 무엇을 주문할까? 바로 노동자운동을 고립 타격하면서 저항을 진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복지는커녕 위기에 빨려 들어가는 자본주의 체제를 구원하기 위해 노동자 민중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다. 바로 김대중 정부가 했던 일이다.

 

제국주의 패권전쟁

 

자본주의 경제의 격화되는 모순과 위기는 제국주의 패권 전쟁을 가속화하고, 이것은 자본주의 경제 위기를 격화하는 요인으로 재작동한다. 최근 세계자본주의 체제는 미국 제국주의 진영과 중국, 러시아 제국주의 진영으로 더욱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이 대립은 천연가스와 희토류를 앞세운 러시아와 중국, 그에 맞서 반도체 등의 기술 자원과 석유, 석탄을 앞세운 미국 사이의 경제적 대립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것은 에너지와 소비재 가격 폭등 및 세계경제의 교란 요소를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적 패권전쟁은 정치적·군사적 패권으로 확대된다. EU, 미국 대 러시아의 대립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운을 불러오고 있고, 대만과 동남아시아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군사적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제국주의 진영 사이의 충돌이 어느 곳에서 국지전의 형태라도 발발한다면 그것은 경제위기의 트리거가 될 것이다.

 

미중 제국주의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다. 제국주의 패권대립 앞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상당한 떡고물을 챙겨왔다. 하지만 미중 대립이 격화되면서 어느 한편에 서도록 강요하는 압력은 커져왔고, 최근 2년 사이에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의 결합을 강화해왔다. 이러한 흐름에는 최근 한국 자본의 성장 동력인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등에서 한국 자본이 미국 자본과의 결탁을 통해 떡고물을 챙기는 하청기지 형태로 재편돼온 것이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그 가운데 중국을 겨냥하는 군사훈련과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의 흐름이 강화되었고, 이것은 중국의 반발을 일으켜 요소수 위기까지 불러왔다.

 

그럼에도 한국 자본의 생명줄 상당 부분은 여전히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연동되어 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격화되는 경제위기 앞에 미중 패권전쟁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 자본의 선택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봉쇄 정책 앞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얻기 위해 불가피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한국 자본의 중국 침투를 갈수록 제한할 것이다. 게다가 이미 한국 산업에 대한 의존성이 줄어들고 다수 산업에서 자체 생산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중국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범위를 더 넓히면 한국 자본의 생존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수출, 즉 세계경제 자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패권전쟁 격화가 불러올 세계경제의 교란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한국에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다.

 

한국의 차기 자본가 정부는 바로 이런 위태로운 세계적 지형 위에서 움직여야 한다. 이재명이 당선되더라도 여기서 이재명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그는 미제국주의 진영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경제적 위기를 더욱 확대할 것이다.

 

우리에게 놓인 길을 응시하자!

 

자본주의 체제를 관리하고자 하는 이재명에게 다가오는 미래를 의탁하는 건 재앙이다. 어떤 정치인이 대선에서 당선되든, 자본주의 착취체제에 맞선 노동자의 계급투쟁 없이는 어떠한 희망도 발견할 수 없다.

 

다행히도 2022년 대선은 노동자 투쟁의 물길을 지연시키는 장애물을 결코 설치하지 못할 것이다. 이재명의 우클릭,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5년 동안 매일 확인해온 거짓말이 그것을 강제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이 당선된다면, 김대중 정권처럼 자본주의 위기를 틈타 노사정위와 같은 사회적 협조주의를 유포해 노동조합 관료층, 정의당과 같은 개량주의 정당 등과 협력하면서 노동자운동의 손과 발을 묶어두려고 발악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약발은 결코 강하지 않을 것이다. IMF 이후 20년이 넘는 경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힘과 힘이 붙을 것이다. 격화되는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앞에서 어떤 자본가 정부든 강력한 탄압을 자행하고, 교묘한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노동자운동을 고립시키며 노동자계급을 갈가리 찢어 대립시키기 위해 발악할 것이다. 이에 맞선 대안은 이재명을 단순히 비판하고 폭로하는 것으로는 결코 탄생할 수 없다. 미래는 그에 맞서 노동자계급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투쟁으로 결집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동일한 권리 보장”, “청년들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물가인상률을 초과하는 생활임금 쟁취”, “4일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등 모든 노동자를 하나로 단결시키는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운동을 발전시키는 게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계급단결투쟁 속에서 조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성과 남성, 취업 노동자와 실업·청년 노동자를 하나로 융합해야만 다가오는 비상한 시대에 노동자계급의 운명을 수호할 수 있다. 격화되는 경제적·정치적 모순, 예고되는 공격과 정치적 억압, 제국주의 패권전쟁 확대, 즉 쇠퇴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은 오직 노동자계급 전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 투쟁대열로 결집하는 전망 속에서만 본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망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선진노동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의 비상한 결단과 분투가 필요하다. 그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투쟁을 전면화한다면, 이러한 위대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2027년 대선에서 한국의 노동자계급은 정치의 주역으로 도약할 것이다. 노동자 투쟁과 함께하고, 그 강력한 에너지를 장착한 한국 노동자운동은 2021년 아르헨티나 선거에서 혁명적 사회주의 진영과 노동자운동이 이룩한 거대한 전진을 이곳 한국에서도 반드시 재현해낼 것이다. 나아가 거대한 꿈틀거림을 시작하고 있는 각국의 노동자들과 함께 제국주의 패권전쟁을 극복할 세계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단결을 향해 힘차게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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