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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노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이 어떻게 투쟁 속에서 단결했는가? - 프랑스 토탈사 그랑퓌 정유공장 파업을 이끈 아드리앙 코르네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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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양준석 조회 17,129회 2021-11-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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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니엘 플라킨

 

옮긴이 주   프랑스의 거대 정유회사 토탈의 공장폐쇄·정리해고에 맞서 그랑퓌 정유공장 노동자들이 20211월 초부터 2월 중순까지 벌인 파업은 현장노동자들의 자기조직화,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여러 노동자들과의 공동행동, 환경운동과의 연합을 비롯한 광범한 사회적 연대의 건설 등 여러 주목할 만한 시도를 보여줬다. 이 파업을 주도한 아드리앙 코르네가 프랑스 혁명적 좌파의 온라인신문 <연속혁명>과 대담한 329일자 기사를 번역하여 옮긴다.

 

* 아래 기사를 함께 참조하기 바란다.

녹색전환앞세운 프랑스 토탈(TOTAL)의 해고위협에 맞서 노동자들이 몇 주째 파업 중

http://nht.jinbo.net/bbs/board.php?bo_table=online1&wr_id=768

 

원문

https://www.leftvoice.org/how-oil-workers-and-environmentalists-united-in-struggle/

https://www.revolutionpermanente.fr/Adrien-Cornet-CGT-Grandpuits-Notre-combat-a-pose-des-bases-pour-l-ensemble-de-la-classe

 

 

202114, 프랑스 그랑퓌 정유공장 노동자들이 석유·가스부문 거대 다국적기업 토탈사를 상대로 파업에 들어갔다. 자주적으로 조직된 파업은 45일 이상 전개됐다. 파업은 사회의 다양한 부문과 동맹을 건설했고, 프랑스에서 전개되는 정리해고 반대투쟁들에 강렬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파업을 이끈 아드리앙 코르네가 <연속혁명>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범적인 투쟁을 되돌아 보며 전망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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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Karim Ait Adjedjou

 


그랑퓌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상황이 펼쳐졌나요?

 

최근 몇 년 동안 토탈은 프랑스에 있는 정유공장들을 폐쇄해 왔습니다. 두바이, 인도, 중국, 아프리카 등 다른 곳으로 정유공장을 옮기는 게 목표였죠. 토탈의 목표는 이중적 측면이 있는데요. 한편으로 원유매장지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정유를 하려는 것이고요. 다른 한편으로 노동조건이 더 열악하고 환경기준이 더 느슨한 나라들로 공장을 옮기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재앙적인 결과가 발생했는데요. 이를테면 우간다에서는 한 지역의 주민 전체가 강제이주를 당하기도 했죠.

 

그랑퓌 정유공장은 파리 주변지역 수요에 대응하는 중요한 곳이고 수익성도 매우 좋지만, 토탈은 폐쇄 리스트에 진작부터 올려놓았습니다. 2018년 구조적 점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파이프라인이 터졌고요. 그러자 토탈은 폐쇄 계획을 더 앞당겼죠. 토탈은 수억 유로가 들어가는 수리 공사를 거부하고 정유공장 폐쇄를 결정합니다. 마침내 20209월 파이프라인이 완전히 망가졌어요. 결국 그렇게 되리라고 몇 달 전부터 우리는 예상을 했죠.

 

파업이 14일 시작됐죠. 일자리 지키기가 핵심 요구로 매우 빠르게 부상했는데요. 근자에 우리가 본 어떤 투쟁보다도 훨씬 더 빨랐던 거 같아요. 거기에 대해 설명 좀 해주시죠.

 

토탈은 석유 제로전략을 앞당기기로 매우 빠르게 결정했습니다. 그건 그랑퓌 정유공장에서 200, 관련 하청업체에서 5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겠다는 거였죠. 그와 같은 계획은 아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랑퓌 공장은 완전히 농촌 지역에 자리하고 있거든요. 만일 정유공장이 없다면 노동자들은 기껏해야 최저임금 일자리만을 구할 수 있는 지역이죠. 이 문제는 곧바로 노동자들에게 이슈가 됐어요. 우리는 대부분 토탈에서 일자리를 얻기 전에 불안정한 최저임금 일자리를 경험해 봤거든요.

 

우리는 파업이 시작될 수 있으리라는 걸 알았죠. 왜냐면 우리에겐 투쟁의 문화가 있고, (상대적으로 전투적인 전통을 가진 옮긴이) 노동총동맹(CGT)이 다수 노동자를 조직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가 남았죠. 노동자들이 원하는 게 더 나은 조건의 위로금을 위한 투쟁이냐, 아니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냐는 거죠.

 

일부에서는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어요. 그랑퓌 공장에는 (상당히 노사협조적인 옮긴이) 프랑스민주노동총연맹(CFDT)과 노동자의힘(FO)이라는 다른 두 노총에서도 일부 조합원을 조직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그런 회의적인 시각을 부추겼어요. 노동자들이 미래를 걱정하면서 가족을 곤경에서 지켜줄 돈을 원한다는 건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건 개인주의라고 할 문제가 아니죠. 그래서 우리는 왜 일자리 지키기를 위해 투쟁해야 하는지 노동자들을 열심히 설득했죠. 이 투쟁은 단지 안전과 노동조건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다른 이들,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했죠. 정유공장이 폐쇄되고 나면 다음 세대는 이 지역에서 불안정한 일자리만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 관점이 받아들여지면서, 일자리 문제를 중심으로 분노가 빠르게 결집됐습니다. 12월 중순 토탈이 공장해체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서 1단계 가스제거를 실행하려 했죠. 그래서 노동자 80명이 정유공장 관리동을 점거하고 선언했어요. 우리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더 진행할 수 없다고. 우리는 48시간 파업을 단행했고, 결국 우리의 요구가 관철됐습니다. 토탈에 맞선 노동자들의 단호함을 보면서 경영진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들은 가스제거를 14일까지 연기했죠. 그리고 14일 일자리가 보장될 때까지 작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명확한 조건을 내걸고 무기한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파업이 시작될 때부터, 파업 참여율이 믿을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았어요. 8시간 3교대로 근무조가 돌아가는데, 어떤 조는 100%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전반적으로는 생산직 노동자들 가운데 80~100%가 파업에 동참했어요. 보수·안전·물류 등에서 일하는 비교대조 노동자들도 작업을 거부하도록 열심히 조직해서 성공했죠. 통상 이 노동자들은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었는데, 결집이 어느 정도로 강력했는지를 잘 보여줬죠.

 

파업의 시작부터 노동자들은 결정권을 가진 총회와 파업위원회로 스스로를 조직했습니다. 그와 같은 자기조직화는 프랑스 노동운동에서 흔하지 않은 사례인데요. 그게 어떻게 가능했나요? 그건 어떤 중요성을 갖고 있을까요?

 

파업을 시작할 때부터 저는 이 파업을 몇몇 사람의 힘만으로는 끌고 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조직화에 대한 저 자신의 생각은 제가 혁명적공산주의경향’(CCR)이라는 트로츠키주의 조직의 성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는데요. (인터뷰 당시 반자본주의신당(NPA) 내 의견그룹이던 CCR20216NPA를 박차고 나왔다 옮긴이) 노동자계급의 자기조직화는 우리가 가진 정치적 전망의 일부입니다. 저는 노조관료들의 실패와 전략 부재를 봐 왔는데요. 자기조직화, 즉 파업노동자들이 자신의 투쟁을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것은 그에 대한 최선의 해독제인 거죠. 자기조직화는 그랑퓌공장 내 여러 노동조합 조직 사이에서 단결을 유지하는 데서도 결정적이었어요. 일부 노조들은 처음부터 위로금에 합의하고 싶어 했거든요. 우리는 CGT가 그러는 것처럼 FO도 파업노동자들의 총회 결정에 복종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죠.

 

자신들의 손에 결정권을 쥐게 된 파업노동자들은 매우 강력한 힘을 보여줬습니다. 파업이 뭔가 잘 나가지 않는다 싶을 때면 언제나 총회를 열어서 함께 결정했어요.

 

또한 우리는 현장노동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방법으로 파업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각 조마다 대표자들을 선출하고요, 덧붙여 총회 결정에 복종하기로 한 각 노조 단위로도 대표자들을 선출했죠. 그렇게 해서 파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일상적으로 파업을 총괄할 수 있는 집행기구를 세운 것이죠. 날마다 총회를 열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하려면 몸이 너무 무겁고, 시간도 많이 들겠죠. 모든 사람이 항상 공장에 있는 것도 아니고요. 돌아다니는 것도 어렵겠죠.

 

파업위원회는 공장 내 모든 다양한 노동자들 속에 뿌리를 뒀는데요, 파업노동자들로부터 선출되고 위임받은 소수의 사람들이 언론, 법적 문제, 공장 내 세력관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대처할 수 있게 했죠. 파업위원들이 각자 자신을 선출한 현장노동자들과 토론을 한 다음 파업위원회 전체가 모여 토론을 했습니다. 파업위원들은 언제든 소환될 수 있었고요. 그래서 한 라인에서 노동자들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우리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죠. 선거를 다시 해라! 만일 대표자가 당신하고 충분히 대화하지 않는다면 소환해라!

 

파업을 현장노동자들에게!”로 요약되는 이런 기조 덕분에, 노조에서 직위가 없거나 파업 경험이 전혀 없는 현장노동자들이 자신의 투쟁을 장악하고서 결정을 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정말로 살아 움직이는 파업 전사들로 일어섰죠.

 

우리는 거의 날마다 파업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우리 동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공장 내부 상황이 어떤지, 우리가 수행하기로 결정했던 안전작업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토론했죠. 정유공장에서의 파업이라는 특수한 성격 때문에 우리는 계속 공장을 살펴야 했어요. 공장의 안전, 노동자들의 안전,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요. 공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과 공장에서 나갈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 스스로 토론하고 결정했죠.

 

우리는 정치적 토론도 많이 했는데요. 파업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 것인가, 다양한 급진세력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보건 문제, 누구를 총회에 초대할 것인가, 정유공장을 넘어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과 언제 어떻게 단결을 건설해 나갈 것인가 등에 대해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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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의 지속을 결정하는 총회(사진_O Phil des Contrastes) 

 


동지들의 파업은 환경운동과 연합을 만들어 내고, 꽤 광범한 사회적 지지도 끌어냈는데요. 어떻게 해서 그걸 이뤘나요? 특히 환경운동과 연계하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을 텐데요.

 

처음부터 우리는 토탈의 그린워싱”(친환경인 것처럼 위장하는 행위 옮긴이)에 맞서 일자리를 위한 투쟁과 환경을 위한 투쟁을 묶어내는 광범한 공동전선을 추진하려고 생각했습니다. 토탈의 전략은 두 가지였는데요. 첫째, 정리해고는 없을 거라고 얘기했죠. 명백한 거짓말이었고요. 둘째,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죠. 그 주장을 분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몇 년 전에 정리해고가 관철됐던 라메드 정유공장에서 동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요. 그 동지들의 소개로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그린피스10월에 만나게 됐죠. 그들은 토탈에 맞서 함께 싸운다는 생각에 매우 흥분했죠. 그것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연합이었지만, 우리 파업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힘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친환경 전환에 관해 토론하면서 우리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갔죠. 다국적기업의 손으로 친환경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우리는 노동자들이 공장의 통제권을 장악하면 오염을 덜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을 발전시켰습니다. 우리는 이윤만을 걱정하진 않을 테니까. 우리 가족들이 바로 옆에 살고 있고, 주변의 강에서 수영을 하며, 우리 아이들이 공원에서 놀 테니까 등등.

 

동시에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일자리 문제에, 다시 말해 청년들이 미래에 냉장고를 어떻게 채울 것이냐는 문제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점을 인식했죠. 일단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어야 세상의 종말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일자리 문제와 환경 문제 두 가지 모두, 그 해답은 우리 노동자들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보다 더 똑똑해서가 아니에요. 우리에겐 노하우, 즉 실질적인 경험과 지식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우리 손으로 장비들이 작동하게 만들죠. 그래서 만일 우리가 통제권을 쥔다면, 우리는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필요를 충족하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목적을 갖고 운영할 거예요. 환경은 바로 우리에게, 우리 가족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건 토탈의 CEO, 패트릭 푸야네와 정반대 편에 있는 거죠. 그는 오로지 자신의 이윤 기계가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요.

 

더 일반화해서 말하자면, 이것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명백히 제기합니다.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데릭 로동은 최근 펴낸 책에서 자본주의냐 우리냐는 구절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는데요. 오늘날 사람들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혁명이 불가피합니다. 노동자들과 지구의 필요를 충족하고 보호하기 위해 노동이 조직되는 체제를 수립해야죠. 이런 혁명은 국제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자본주의 체제가 국제적이니까요.

 

일자리 문제와 환경 문제를 결합하는 이러한 전망은 노동자들이 헤게모니를 수립할 가능성을 열어주는데요. 환경문제는 사회의 모든 층이 피부로 겪는 일이니까요. 특히 청년들이 그렇죠. 청년들은 기후 이슈를 중심으로 결집해 왔고, 또 자본주의 위기에 따른 불안정성에 점점 더 영향을 받고 있죠. 환경문제는 중간계급에게도 영향을 미치죠. 그들은 스스로 사회 문제들이나 불안정성으로부터는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종말에 대해서는 걱정하니까요. 우리가 이 문제를 제기할 때, 우리는 사회의 모든 층을 건드리게 됩니다. 물론 예외가 있죠. 자본가들이요. 그들은 우리와 정반대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이 체제가 지속되기를 원하니까요.

 

이런 전망이 파업에 어떻게 기여했나요?

 

일자리 문제와 환경 문제를 결합시킨 이런 전망 덕분에 우리는 광범한 연대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좌파 포퓰리즘 정당 불복프랑스’, 유럽생태녹색당, 철도 노동자들, 지하철 노동자들, 노장 원자력발전소 동지들, 교사들, 학생들, 심지어 예술 노동자들까지 우리와 함께했죠. 예술 노동자들은 1월에 토탈 본사의 주차장에 천막을 설치했는데요. 여기에 여배우 오드레 베르농이 연대하러 와서 그녀의 최신작을 보여주기도 했죠. 그것은 팬데믹으로 봉쇄가 시작된 이래 예술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청중과 함께 한 문화행사였어요. 전례가 없는 일이었죠.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건 그랑퓌 파업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고 사람들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과 내일의 노동자를 구하기 위한, 그리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일자리 지키기말이죠.

 

우리는 파업기금으로 10만 유로 이상을 모을 만큼 물질적 후원도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다양한 정치조직과 노동조합들이 후원금을 보내줬고요. 온라인 모금창구를 통해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보낸 노동자도 많았습니다. 파업현장에 직접 와서 후원금도 주고 우리의 사기를 북돋아준 노동자도 많았고요.

 

파업현장은 정유노동자들이 다른 부문에서 온 노동자들과 서로 생각을 나누는 만남의 장소가 됐습니다. 혁명적 청년활동가도 많이 찾아왔는데요. 주로 반자본주의신당 청년조직 소속이었죠. 그들은 파업현장에 와서 우리를 돕고 우리에게 힘을 주고 우리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미술대 학생들이 와서 우리의 헬멧과 파카를 꾸며줬는데, 아주 강렬했죠. 노동자들은 청년들이 우리를 지지하러 왔다는 걸, 그것도 멀리서부터 왔다는 걸 알았어요. 청년들을 보고 있으면, 특히 자본주의 위기 한가운데 선 자신들의 운명이 싸움에 나선 노동자들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는 걸 이해하는 청년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졌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에게서 받은 국제적 지지도 빼놓을 수 없고요.

 

파업에 대한 반응은 의미심장했죠. 모든 곳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어요. 브릿지스톤은 800개 이상의 일자리를 감축했고, 공장 하나를 폐쇄했죠. 하지만 거기서는 운동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는데요. 노동자들이 파업하지 않는 걸 선택했고, 세력관계를 뒤집기 위한 노동자 헤게모니 전략을 구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반대로 우리는 그런 힘을 사용했고, 토탈의 모든 주장을 반박하는 데 성공했죠. 그건 우리의 투쟁이 옳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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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천막 아래서 오드레 베르농과 함께 있는 파업노동자들


 

동지들은 CGT의 토탈 조정위원회를 통해 프랑스에 있는 토탈의 다른 정유공장 노동자들과도 함께 이 운동을 건설했습니다. 또한 파업위원회를 조직해서 다른 정유공장을 방문하기도 했죠. 이 경험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토탈의 모든 정유공장 노동자들이 우리 투쟁을 지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였어요. CGT의 토탈 조정위원회 안에서, 우리는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경험했던 동지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서로 유대감이 엄청나게 강해졌죠. 10월 말이었죠. 파업을 시작하기 전이었는데, 우리는 다른 정유공장 노동자들을 그랑퓌로 초청해서 위로금과 관련한 그들의 경험을 공유했어요. 그건 노동자들이 세력관계를 바꾸려고 시도해야 한다는 걸 확신하게 된 중요한 계기였어요. 우리는 라메드와 피장을 비롯한 여러 정유공장을 찾아가서 우리 투쟁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죠. 다른 정유공장 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우리 파업 현장에 결합했고요. 그렇게 해서 23일과 4일 토탈의 모든 정유공장 노동자들이 48시간 연대파업에 나서게 됐던 거죠.

 

일자리 감축에 맞서 투쟁하는 모든 이들과 서로 연결하는 것도 우리에겐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프랑스는 자본주의 위기가 심화된 상황이라서 수백만 명이 정리해고를 겪고 있는데요. 그랑퓌에서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전혀 예외적인 게 아니란 걸 우리는 매우 빠르게 이해했죠. 파업위원회에서 토론을 했어요. 파업을 확대할 모든 가능성을 찾는 것, 정리해고로 고통당하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다가가고 토론하는 것, 일자리 감축에 맞선 파업을 통해 모두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 우리에겐 근본적인 문제라는 걸 합의했죠. 그래서 다국적 여행회사 TUI 노동자들과 빠르게 연계를 해서 123일 함께 시위를 했죠.

 

그 밖에도 베어링 제조업체 SKF, 유리용기 제조업체 베랄리아, 발전소 갸르단, 화학첨단소재기업 도레이, 일간스포츠신문 레퀴프, 제약회사 사노피, 국영철도 파리북역 시설보수업체 인프라폴 노동자들과 연계를 만들어 갔고, 그 결과 24일 파업 노동자들을 앞세우고서 프랑스 전역에서 연합시위를 벌일 수 있었죠. (24일 파리 2, 마르세유 3, 툴루즈 3, 낭트 25, 리용 3, 생테티엔 12, 레느 15백 등 프랑스 전역에서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 감축에 반대하는 연합시위를 벌였다. - 옮긴이)

 

이처럼 직업과 산업을 넘어 연대하는 것,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모든 부문의 노동자들과 서로 연결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근본적인 중요성을 갖는 문제입니다.

 

파업 속에서 여성위원회가 출현하는 것도 보았는데요. 이것도 파업에서 흔하지 않은 경험이죠.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는데요. 노동자의 아내 두 명이 출발이었죠. 그녀들은 남편이 걱정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투쟁하는 걸 보았는데요. 그러면서 자신들도 뭔가 새롭다고 느낀 이 투쟁의 일부가 되기를 원했어요. 그녀들은 아이들을 위해 투쟁한다, 또는 심지어 환경을 위해 투쟁한다고 자주 말했죠.

 

처음에는 정말 이런 생각으로 출발했어요. 투쟁을 돕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음식을 만들고, 파업현장을 더 편안하게 만들고, 일요일에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유쾌한 분위기를 마련하려고 했죠. 하지만 빠르게 발전했어요. 여성들 사이에서 파업을 날카롭게 발전시키는 문제에 대한 정치적 토론이 시작된 거죠. 일부 여성들은 완전한 파업 전사로 거듭나서, 전략을 숙고하여 밀고 나가고 파업을 함께 지켜내는 데에 역할을 했어요. 그들의 기여는 결정적이었죠.

 

노동자가 투쟁하면, 가족 전체가 투쟁하는 거예요. 그래서 만일 그녀를 보호한다는 마초 같은 이유를 들며 아내가 투쟁에 함께하지 못하게 한다면, 긴장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역효과를 내는 거죠. 반대로 그들이 우리와 함께 투쟁하면서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를 우리는 보았어요. 그녀들은 큰 힘을 얻은 겁니다.

 

여성위원회는 어떻게 출현할 수 있었을까요? 무엇보다 자발적이었어요. 내가 전에 말했던 투쟁의 문화하고 분명히 연결돼 있는 문제죠. 정유산업에서 일을 하게 되면 너무 많은 투쟁을 하게 돼서 그걸 집으로 가져가지 않을 방법이 없어요. 하지만 여성위원회는 파업의 깊이를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했죠. 만일 파업이 이렇게 급진적이지 않고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다면 여성위원회는 출현하지 않았을 거예요.

 

더 일반적으로 보자면, 사회가 병들었다는 사실, 거대 자본가들과 한편인 지배자들이 우리를 재앙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노동자가 깨닫고 있는 정도를 여성위원회가 우리에게 환기시켜 준 겁니다. 팬데믹은 이 사실을 엄청나게 폭로했죠. 이걸 토론하는 건 사람들이 생각할 때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에요. 이걸 토론하자면 계급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따져보게 되는데, 그건 사람들이 날마다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거잖아요. 파업이 진전될수록 우리는 모순을 점점 더 명확히 깨닫고 더 큰 분노를 갖게 됐죠. 파업은 마치 계급의식의 가속기 같아요.

 

자발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앞에서 트로츠키주의자라고 하신 것과 연결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자발성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나요? 조직의 역할은 뭐라고 보시죠? 노동조합과 정치조직 둘 다요.

 

계급투쟁에 대한 제 경험을 놓고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섰을 때 그들의 집단지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비로소 보게 되죠. 자발성은 집단지성이 번성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토대예요. 자발성 덕분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리고 정치조직의 중요성이 있는 거죠. 투쟁에서 정치조직의 역할은 방향을 제안하고, 다양한 부분을 조정하는 것이며, 파업노동자들과 함께 전략을 숙고하여 밀고 나가는 것입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경험을 활용하면서 말이죠.

 

정치조직의 이 모든 역할은 자발성 위에서 빛을 발합니다. 우리 주위에서 생각이 짧거나, 보수적이거나, 의식이 낮은 노동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자발성과 정치조직이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을 때, 투쟁을 위한 놀라운 화학반응이 일어나서 집단지성이 폭발하게 되죠.

 

노동자들은 자신의 작업 도구를 알고 자신이 사는 지역을 알지만, 여전히 스스로를 드러낼 방법을 필요로 하죠. 자기조직화의 문화를 전달해 주는 조직과 투사가 없다면 자발성은 꽃필 수가 없죠. 자발성은 억압당하고 차단당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조 관료들을 철저히 타격해야 하고 넘어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투쟁의 고삐를 스스로 잡을 수 있게 되죠.

 

여기에 전략을 가진, 또한 모든 압력에 맞설 수 있는 혁명적인 정치조직이 필요합니다. 사장들이 우리에게 부스러기를 던져주려고 할 때, 우리가 피로와 비관과 의심으로 힘들어져서 무엇이든 준다고 하면 덥석 받으려는 쪽으로 내몰리고 있을 때, 강력하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그런 조직 말이죠. 정치조직은 사람들에게 전망을 제시하고 노동자운동의 역사를 깨달을 수 있게 합니다. 역사 속에서 노동자들은 정말 위대한 일들을 해냈잖아요. 사장들에게서 생산수단을 몰수할 정도로요. 여기 그랑퓌 파업처럼 길고 어려운 투쟁을 하다 보면, 그런 역사적인 투쟁도 우리 손가락에 거의 닿을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파업과 자기조직화 속에서 노동자들의 강력한 힘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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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4일 그랑퓌, 사노피, 인프라폴 노동자들의 연합시위

 


지금까지 이번 투쟁의 거대한 전진에 대해서 얘기했는데요. 하지만 파업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온전히 쟁취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투쟁의 종결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 한계와 성과도 함께 말이죠.

 

마지막 총회는 212일에 열렸습니다. 사회경제위원회 마지막 회의가 있고서 3일 뒤였는데요, 사회경제위원회는 모든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사협의기구로서 정리해고 계획을 심의해 왔죠. (사회경제위원회는 프랑스 헌법과 법률에 따라 노동자 11인 이상의 모든 기업에 설치하도록 돼 있는 노사협의기구다. 프랑스 헌법은 노동자에게 노동조건 공동결정권과 경영참여권을 부여하는데, 2017년 대통령 마크롱이 주도한 노동개혁 이후 2018년부터 사회경제위원회가 그에 관한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노동자를 대표하는 사회경제위원들은 각 노조에서 출마한 후보들을 놓고 전체 노동자가 선출하며, 사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 옮긴이)

 

사회경제위원회 마지막 회의가 열리던 9, 토탈 본사가 있는 라데펑스(파리 근교에 조성된 부도심으로 대기업 본사들이 밀집된 지역 옮긴이)에서 큰 집회를 열었죠. 환경운동가들과 함께요. 언론도 크게 주목을 했죠. 좌파 정치인들도 꽤 왔고요. 지지자들이 엄청 많이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9일 사회경제위원회 심의과정이 끝나자 이게 정리해고 계획이 확정된 걸로 많은 이들에게 받아들여졌다는 겁니다. 파업노동자들 사이에서 많은 의문이 생겨났죠. 45일간 파업을 하고도 우리가 토탈을 무릎 꿇리지 못했다면 이제 투쟁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묻고 있었죠.

 

사실 그 시점에 우리는 언론의 가장 큰 반응을 끌어내고 있었고, 그래서 행동을 계속하면서 파업을 강화할 수도 있었죠. 만일 그랬다면 경영진을 깜짝 놀라게 만들 수도 있었어요. 그들은 사회경제위원회 틀 안에서 정리해고 계획에 대한 협의 절차가 완료된 만큼 파업이 끝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만일 우리가 그걸 돌파해 냈다면 정리해고에 맞선 다른 투쟁들에도 중요한 의미를 던졌을 거예요. 경영진이 강요하는 틀에 결코 얽매이지 않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말이죠. 노동자들은 자신이 던진 의제를 자신의 방식으로 밀어붙여야만 세력관계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212일 총회가 극도의 긴장 속에 치러지게 됐습니다. FO가 사측이 제안하는 부대조건에 동의하자면서 엄청나게 밀고 들어왔죠. 그 부대조건에 동의한다는 건 일자리 감축과 정리해고를 수용하며 파업을 끝내자는 것하고 같은 얘기인데 말이죠. 파업불참자들이 모두 나타나서 부대조건에 동의하자고 강하게 주장했어요. 파업위원회는 CGT와 함께 부대조건을 거부하고 파업을 지속하자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총회는 부대조건에 동의하고 파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죠. 두 표 차이였어요. 45일이 지나면서 의심과 회의가 크게 자라난 결과였습니다. 이 투쟁의 중요한 교훈 가운데 하나는, 불가능한 건 없다는 걸 늘 명확하게 하는 게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보여줬다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우리는 일자리 13개를 살려낼 수 있었고, 일부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대조건들을 획득할 수 있었어요. 특히 55세에 퇴직해서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죠.

 

그런데 저는 이 투쟁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계급적 성과라고 봅니다. 일자리가 점점 더 줄어드는 위기의 시대인데요. 파업을 선택함으로써 프랑스 최대 기업에게 세력관계 재편을 강요하고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거죠. 우리는 노동자들이 모든 점에서 옳다는 걸 대중에게 보여줬죠. 물론 주류 언론들이 모두 토탈의 손아귀 안에 있기 때문에, 우리 목소리가 늘 우세하지는 못했지만요. 우리는 또한 토탈의 계획이 환경을 해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나 내일의 루브리졸이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루브리졸은 화학회사인데, 20199월 프랑스 루앙에서 화학공장 화재사고를 일으켜 엄청난 양의 위험물질이 배출되게 했다. 옮긴이) 또한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들고 일어서면, 안전이나 환경 같은 사회의 모든 문제를 숙고해서 대처해 나간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이번 파업은 바리케이드를 설치하지 않고 위로금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믿을 수 없는 경험을 보여줬습니다. 위로금을 받으면 1년이나 2년은 버틸 수 있겠지만, 그다음에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랑퓌 정유노동자들이 일어섰을 때, 그들은 스스로를 열심히 조직해서, 세력관계 재편을 강요하고, 일부 일자리를 되돌렸으며, 심오한 사회적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다가오는 투쟁들의 기초가 될 질문들이죠.

 

토탈 안에서 우리는, 친환경 전환을 전면에 내거는 것, 노동자들의 손으로 진정한 친환경 전환 프로그램을 고안해 내는 것, 사장들이 정유공장을 하나둘 폐쇄하고 아프리카나 중동에 정유공장을 세워 더 낮은 비용으로 훨씬 더 많이 오염시키도록 놔두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노동자들이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여러 정유공장의 많은 노동자를 설득해 왔는데요. 우리가 올바른 전략을 실행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정유산업의 대규모 노조 가운데 하나에 속한 동지들이 우리에게 그런 얘기를 해 줬는데요. 처음에는 우리의 연합 전략에 대해 납득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올바른 일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는 거죠.

 

파업위원회도 노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죠. 현장노동자 자기조직화의 필요성, 현장노동자들이 파업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필요성을 깨닫게 했어요. 이런 생각이 화학산업노조연맹(FNIC) 내부를 흔들어 놨는데요. 지금도 토론 중이죠.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볼 때 이건 근본적인 물음이죠.

 

또 하나 이번 파업이 거둔 중요한 성과는 법률 전략과 미디어 전략을 혁명가들이 숙고해서 잘 대처할 필요를 보여줬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이 <연속혁명>에 실린 기사들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투쟁하는 정유노동자들에 엄청 영향을 받았거든요. 공세적인 법률 전략의 영향도 컸고요.

 

한 동지가 얼마 전에 이 투쟁이 정말 패배한 거냐고 제게 물었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 파업은 전체 노동자계급을 위해 기반을 쌓은 거니까요. 저는 파리코뮌을 생각해 보는데요. 물론 같은 수준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요. 파리코뮌은 노동자계급의 가장 위대한 패배 가운데 하나였잖아요. 3만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우리 계급이 그로부터 배운 것은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것이었죠. 파업은 누군가의 노동력을 철수하는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파업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서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고 다가올 투쟁을 위해 힘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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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인 토탈 노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이 함께 벌인 시위(사진_Défense-92.fr) 

 

 

앞으로 어떤 전망을 갖고 있습니까?

 

우리는 토탈 안에서 계속 투쟁하고 있습니다. 기업·경쟁·소비자·노동·고용을 다루는 지방의 행정기관(DIRECCTE)이 그랑퓌에 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그 책임자는 정리해고 계획을 승인할 거라고 우리에게 명확하게 말했죠. 그런데 그의 말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어요.

 

그는 말했죠. “법이 공정하지 않습니다. 2000년부터 법은 선례에 따라 흑자 기업의 정리해고도 승인합니다. 그렇게 법이 적용돼요.” 다르게 말해서, 그는 법이 사장들을 위해 만들어졌고 국가기관은 사장들의 편이라고 설명한 거죠. 그건 레닌의 <국가와 혁명> 만큼 오래된 얘기 아니냐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현실 속에 살고 있다면, 그건 당신의 살점을 떼어내는 얘기인 거예요. 그리고 그건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시킬 방법으로 법정에 의지하는 투쟁에 의문을 던집니다. 토탈 같은 기업은 법에 따른 판결마저, 아니 법 자체마저 사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죠. 자본가계급은 전례 없는 수단들을 갖고 자신의 권위와 권력을 수립하고 있어요. 그러므로 중요한 건 오로지 하나죠. 세력관계의 재편.

 

그럼에도 우리는 법률 투쟁을 펼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는 공장의 환경적 안전이 얼마나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법정이 책임을 지도록 강요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또한 환경운동가들 그리고 토탈 조정위원회와 계속해서 함께 일할 거예요. 우리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미래에 전체 정유 공정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한 기초를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자 합니다.

 

더 넓게 보자면, 이 투쟁은 국제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미얀마의 현 상황을 비판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인데요. 거기서 쿠데타에 맞서 저항하는 시민들을 진압하는 바로 그 군부와 토탈이 오랜 협력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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