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서 뛰어내린 여성의 사망사고, 현재 여성의 지위를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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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린 20대 여성이 뒤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택시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향하자 수차례 택시를 멈춰달라고 요구했으나 기사가 아무런 반응 없이 빠르게 주행했고,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피해자 A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껴 차에서 뛰어내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블랙박스가 있고, A씨의 손발이 자유로웠고, 택시 탑승 시 지인과의 통화 등을 이유로 기사에게는 범죄 혐의가 없다는 의견들을 내면서, A씨가 아니라 A씨의 지인이 택시 목적지를 말했다는 이유로 A씨가 피해망상과 정신병을 가진 것은 아니냐며 피해자를 비하하기도 했다.
유족은 A씨의 억울한 죽음을 바로잡고 싶다며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고 직전의 카톡 내용과 함께 글을 올렸다. “어둡고 낯선 길에 빠르게 달리는 택시 안에서 A씨는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차에서 뛰어내리는 선택을 했다”면서 “주사 맞는 것도 무서워할 정도로 겁이 많은 A씨가 그런 선택을 할 정도였으면 그 상황이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블랙박스를 통해 당시 택시 기사가 A씨의 지인이 이야기한 목적지가 아닌 다른 대학 기숙사로 알아듣고 대답하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신장, 체중 등에서 남성이 평균적으로 여성에 앞서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키가 15cm 정도 더 크다. 남성이 여성보다 상체의 근력은 40%, 하체의 근력은 33%가 더 높다. 이런 일반적인 신체적 차이로 인해 어떤 모종의 곤경에 처해도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택시라는 공간에서 성범죄가 일어났다고 해서, 대개 남성들은 자신이 택시에서 성범죄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다면 여성은 남성에게 공격당할 경우 물리적으로 내가 막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택시를 타기 전 많은 여성들이 번호판 사진을 찍곤 한다. 최근 한국여성의전화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여성이 1.6일에 한 명꼴로 애인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뻔했다. 교제살인 범죄가 일어나도 내가 애인에게 ‘맞아 죽을 걱정’을 하는 경우는 대개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두려움을 지우다
대선 후보 윤석열의 “여성의 구조적 차별은 없다”라는 발언은 한국의 많은 여성의 처지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드러낸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여성의 날에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SNS에 재업로드했다. 허위의 사실을 경찰이나 공무소에 신고・고발하는 행위인 무고죄는 처벌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윤 후보의 ‘무고죄 처벌 강화’는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경험과 심리적 두려움을 지운 채 우리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이 없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일 뿐이다. 윤 후보의 ‘무고죄 처벌 강화’는 허위 신고로 남성들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일부 여성의 사례를 부풀려 반페미니즘 정서를 가진 남성들의 표심을 계산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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