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전환 거부하자 2,000명 해고 시작한 도로공사, 이것이 ‘문재인표 정규직화’
페이지 정보
첨부파일
관련링크
본문
“이 일 시작할 때 30대였고 지금은 50대가 됐다. 청춘을 다 바쳐 일했다.” “그런데 해고 통보하는 데는 20초도 안 걸렸다.”
6월 5일 청와대 앞 결의대회에서 노동자는 분노로 울먹였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에게 자회사(한국도로공사서비스 주식회사) 전적을 강요하며, 거부하는 노동자들에게 6월 1일을 시작으로 집단해고를 자행하고 있다.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은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으로 1심과 2심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았다. 더군다나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고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도로공사는 이 모든 걸 비웃기라도 하듯 자회사를 강요하고, 집단해고를 자행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기상천외한 수법까지 동원했다. 자회사를 거부하는 노동자에게 대법원 판결 전까지 원래 하던 통행료 수납이 아니라 도로정비, 환경정비 일을 하는 ‘한시적 기간제’다. 도로공사는 이 한시적 기간제를 ‘고용안정 방안’이라 우기기까지 한다. 정규직화와 법원판결 불이행을 피해가기 위한 터무니없는 꼼수다. 자회사를 선택하든지 한시적 기간제를 선택하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하란다. 선택 안 하면 계약종료로 해고다.
이른바 노사전(전문가)위원회는 도로공사가 자신들의 입장만 떠벌리는 기구로, 개점휴업 상태고 무용지물이다. 사실상 이 협박과 해고의 주범은 바로 문재인 정부다. 모든 일을 알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자회사를 승인하면서 한국도로공사의 손을 적극 들어줬다.
잔인한 협박
이 자료를 보라. 도로공사는 김앤장과 광장(이미선 헌법재판관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있는 대형로펌)의 자문을 받은 후 이렇게 협박하고 있다.
공사에서 자회사 非동의 근로자에게 대법원 판결 전까지 잠정적, 임시적으로 기간제 근로를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무를 하지 않았을 경우 임금차액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 도공이 근로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의사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므로, 무노동 기간 발생한 임금(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음
○ 자회사 전환 및 고용안정 방안을 모두 거부할 경우 직접고용에 대하여 명시적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이 되어 근로자지위 및 임금청구가 기각될 가능성 있음(법무법인 광장)
-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관련 교육자료>
도로공사는 7월 1일 자회사 공식출범을 앞두고 먼저 44개 영업소를 시범영업소(6월 1일자로 31개 영업소, 6월 16일자로 13개 영업소)로 선정해 해당 영업소 노동자들에게 집단해고를 통보하고 있다. 벌써 92명이 해고됐다. 자회사가 공식출범하는 7월 1일에 약 2천 명이 해고될 위기에 몰려 있다.
자회사 강요와 집단해고는 노조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이기도 하다. 자회사 전적을 거부하고 있는 2,000여 명의 요금수납원들은 모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기 때문이다.
자회사를 넘어 직접고용으로!
한국도로공사는 2009년 이명박 정권 때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란 명목 아래 요금수납원 6,718명과 안전순찰원 896명을 외주화했다. 전국 300여 개 톨게이트에 근무하는 요금수납원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돼 1~2년마다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만 했다. 최저임금을 받고, 낮과 밤이 뒤바뀐 채 24시간 3교대 근무에 시달렸다. 1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매연을 마시고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일했다.
자회사는 간판만 바꾼 용역회사일 뿐이다. 여전히 주요 권한은 도로공사가 다 틀어쥐고 있다. 도로공사의 예산이 없으면 자회사가 어떤 수단으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처우개선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자회사의 한계와 본질은 분명하다. 많은 노동자가 자회사를 뛰어넘어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쟁취하기 위해 싸웠다. 한국잡월드, 산업은행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싸웠다. 태안화력 고 김용균 동지 투쟁도 있었다. 많은 전진이 있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 자회사를 넘지 못했다.
도로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부당한 집단해고 규탄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시범영업소 순환 규탄투쟁에 돌입했고, 6월 5일부터 매주 수요일 청와대 앞 집중투쟁을 펼친다. 이 투쟁은 도로공사를 좌지우지하는 국토교통부와 문재인 정부를 향한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잔인한 협박과 탄압을 넘어 직접고용 쟁취로! 이 노동자들의 힘찬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페이스북 페이지 노동해방투쟁연대
텔레그램 채널 가자! 노동해방 또는 t.me/nht2018
유튜브 채널 노해투
이메일 nohaetu@jinbo.net
■ 출력해서 보실 분은 상단에 첨부한 PDF 파일을 누르세요.
■ 기사가 도움이 됐나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온라인 정치신문 <가자! 노동해방>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058-254774 이청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