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I 경제 제재는 노동자 민중을 공격하는 제국주의의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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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ions Are an Imperialist Tool That Hurts Working People
타티아나 코짜렐리·엠마 리·몰리 로젠바이그 │ 2022년 3월 1일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공포, 공황, 죽음, 파괴를 불러일으키면서 말이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수도로 접근하자, 훨씬 약한 우크라이나 군대가 반격에 나서지만 패배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은 이 제재를 통해 “러시아 경제가 즉각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모든 제재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sanctions)”라고 불린 이 제재안은 러시아 경제를 심각하게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에는 국방·항공우주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나 그 밖의 재료와 같이, 러시아에 대한 기술 수출 제한도 포함돼 있다. 바이든은 제재 조치를 크렘린 궁의 엘리트들뿐 아니라 러시아의 주요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VTB은행에도 적용하여, 러시아가 미국에서 가진 모든 자산을 동결했다. 바이든은 “이는 우리가 서방의 금융체계에서 러시아를 차단했음을 뜻한다. 러시아는 더 이상 서방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없으며, 우리 시장이나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채무를 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주 러시아 주식과 루블화가 폭락하는 등 러시아 경제는 이미 타격을 입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벨기에의 지급 결제망 스위프트(SWIFT) 금융시스템에서 일부 러시아 은행을 차단했다. 이는 러시아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많은 이들은 제재가 군사적 개입에 대한 “비폭력적” 대안이라는 환상 속에서, 제재를 (러시아)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한 방법으로 옹호한다. “진보적”이라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제재는 전쟁의 파괴적인 연장일 뿐이다.
제국주의 지도자들은 표적이 맞춰진 제재가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노동자계급에게 극단적인 피해를 주며 전쟁의 불길을 부채질하는 제국주의의 이 도구를 전적으로 반대해야만 한다.
제재는 자본가들이 아니라 노동자 대중에게 피해를 준다
제국주의와 금융 자본의 지배 시대에 권력은 군사력뿐만 아니라 경제적 영향력을 통해서도 행사되었다. 제국주의자 우드로 윌슨이 1919년에 시인했듯이, “보이콧된 국가는 항복을 눈앞에 둔 국가다. 경제적이고 평화적이며 조용한, 그리고 치명적인 이 해결책을 사용하면 무력이 필요하지 않다.” 윌슨의 모순적인 묘사는 제재가 차악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의 실체를 폭로한다. 보이콧은 “평화적”으로 표현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치명적”이다.
제재는 정부가 군대를 투입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는 경제 전쟁의 도구다. 제재가 특정한 국가 정부 구성원에게만 행해지는 경우에도,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와의 거래를 완전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제재를 받는 나라의 전체 주민이 국제 무역에서 경제적으로 단절되는 결과를 낳는다. 위기의 순간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노동자계급과 빈민이다.
제국주의 지도자들은 제제에 “표적”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대중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2017년 GSDRC(Governance and Social Development Resource Centre, 거버넌스 및 사회개발자원센터)는 제재에 관해 중요한 시사점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경제 재재가 부의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노동자계급과 가난한 민중을 더욱 빈곤하게 만들며, 제재를 받은 국가에서 여성과 소외된 집단이 주민의 다른 부문에 비해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GSDRC가 부유한 엘리트들은 “가난한 시민들에 비해 부정적인 효과를 훨씬 잘 견뎌낸다”는 점을 밝혀낸 것도 중요하다. 다시 말해 제재의 표적이 돼야 할 집단은 그 영향을 회피할 능력이 가장 컸던 반면, 가장 취약한 집단이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애당초 전쟁을 원치 않았던 대다수의 평범한 러시아인들은, 이제는 침공 전부터 고통받아왔던 급격하게 뒤틀린 경제(buckling economy)가 낳은 결과에 직면해 있다. 루블화의 평가절하로 러시아인들은 현금을 찾기 위해 현금인출기로 몰려들었다. 월요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사람들이 현금을 더 인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자율을 9.5%에서 20%로 인상했다. 러시아에서 구글, 애플페이와 같은 전자 결제시스템이 차단되자 노동자계급이 자주 찾는 대부분의 공공장소에 긴 줄이 생겼다. 경제 상황이 곤두박질치면서 제재로 인한 사회적 격변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미국의 제재
반세기 이상 미국은 이 도구(제재)를 미국 기업의 이윤을 늘리기 위해 사용해왔다. 예를 들어 1960년에 시작된 쿠바에 대한 무역 금수(禁輸) 조치는 여전히 시행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쿠바와 거래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 제재는 심지어 쿠바와 무역을 하는 외국 기업들까지 처벌한다. 유엔은 60년 이상의 무역 금수 조치로 쿠바 경제가 식량, 연료, 의약품 부족을 겪으며 1,3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한다.
지난 20년 동안 제재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확산되었다. 미국 재무부는 국가 안보 수단으로서의 제재 사용이 2000년부터 2021년까지 933%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세기가 바뀐 2000년에는 912건의 제재 지정이 있었는데 작년에는 제재 건수가 9,400건이 넘는다.
1990년 미국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제재했고, 이는 1년 만에 이라크인들에게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1991년까지 이라크에서는 영양실조율이 급증했으며, 의료 공급 부족, 깨끗한 물 부족으로 인한 질병 발생이 잇달았다. 같은 해 미제국주의의 일부인 미주 기구(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는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쿠데타 이후 아이티에 3년 간의 치명적인 무역, 무기, 석유 금수 조치를 내려 아이티 민중이 심각한 후과를 겪게 했다. 14만 개의 민간부문 일자리가 사라졌다. 연료 수입 부족을 벌충하기 위한 산림 벌채가 가속화되었다. 전기 부족으로 백신과 의약품을 제대로 냉장 보관할 수 없어 공공 의료체계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최근에는 표적 제재, 또는 “스마트 제재”가 지배적인 공식 담론이 되었다. 정부들은 이러한 표적 제재가 전체 주민이 아니라 그 나라의 엘리트만을 선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마트 폭탄이 없는 것처럼 스마트 제재도 있을 수 없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가 이뤄진 후 탈레반에 대한 제재가 시행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98%가 충분한 식량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시행될 경우, 결과적으로 미국의 노동자계급도 고통을 받을 것이 명백하다. 바이든은 “자유를 수호하는 데는 대가가 따른다”며 이를 비밀로 하지 않았다. 이미 휘발유 가격이 치솟았고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치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직장과 학교까지 장거리 운전을 하며, 이미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노동자계급에게 피해를 줄 것이 분명하다.
제재는 인도주의적 이익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이익을 위한 도구이다
제재가 “인도주의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제국주의자들의 냉소적인 주장과는 달리, 미국의 모든 외교 정책이 그렇듯이 제재의 진정한 목적은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먼저 미국이 세계의 민주주의나 인도주의를 위한 세력이 아니라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을 보라. 여기서 미국은 살인을 저지르며 인종 분리를 지지하는 시오니스트 세력에 자금을 대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보라. 미국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제재는 말 그대로 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주 “민주주의, 법치, 평등,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그리고 자주권”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거창한 호소에 속아서는 안 된다. 오바마는 자신의 재임 기간 조지 부시보다 더 많은 나라에 폭탄을 투하했다.
지난주 독일은 러시아에서 독일을 거쳐 유럽 전역으로 천연가스를 수송할 노르트스트림2 파이프라인의 승인을 중단했다. 케네스 C. 그리핀과 니얼 퍼거슨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의 액화천연가스 수출량이 매년 늘고 있다. … 미국은 유럽을 러시아 파이프라인에서 떼어내는 데 필요한 가스를 더 많이 추출해야 한다”고 썼다. 러시아 민중들이 자신들의 저축을 보호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동안, 미국 기업들은 러시아 원유가 유럽에서 차단되면 액화천연가스로 막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제국주의는 언제나 자본가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미국의 러시아 제재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제재는 러시아의 세력권 확대를 막고, 미국 자본가들의 사업 이익을 확대하며, 약해지는 미국의 패권을 다시 세우려는 것이다.
러시아, 나토, 미제국주의 모두 반대한다
2차 세계대전 전야에 트로츠키는 제국주의에 대한 레닌의 결론(1차 세계대전에 대한 관찰로부터 도출된)을 요약했다. “제국주의는 세계를 분할, 재분할한다. 민족 전쟁을 대신해 제국주의 전쟁이 일어난다. 제국주의 전쟁은 성격상 완전히 반동적이며, 독점자본의 교착 상태, 침체, 쇠퇴의 표현이다.”
레닌은 제국주의 시대를 “위기, 전쟁, 혁명”의 시대로 규정했다. 최근 우리는 혁명은 보지 못했지만, 분명 거대한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 2008년의 경제위기,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그렇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쇠퇴하는 제국주의 국가로서, 중국의 떠오르는 경제력·기술력에 맞서 세계 패권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분투하고 있다.
이것이 지정학적 모순이 가중되는 가운데 반동 세력과 제국주의 세력이 정면으로 부닥친 현재 우크라이나 위기의 배경이다. 지금 서로 맞부딪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반동적인 진영들 뿐이다. 푸틴의 권위주의 체제와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에는 죽음과 파괴를, 러시아 노동자계급에게는 경제적 위기를 불러왔다. 푸틴은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들을 탄압하고, 반대자들을 억압하고 있다.
나토와 미국 역시 반동적이다. 이 기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그들의 영향력 아래 반식민지로 만들려 하며 잔혹한 제재 조치를 부과하고 있다.
<선언 : 동유럽에서 미국과 나토의 전쟁 도발을 막아내자!>에서 명시한 바와 같이,
“오직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독립 정책을 통해서만 제국주의, 푸틴의 반동 정책,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키는 반동적 민족주의(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지하는 신나치 친서방 민족주의 조직이든, 친러시아 민족주의 조직이든)에 맞설 수 있다. … 노동자계급 주도 아래 노동자계급·사회주의 우크라이나로 나아가는 오직 이 길을 통해서만, 외국 기업들과 올리가르히에 의한 조직적 약탈을 종식시키며, 모든 민주적, 민족적 권리의 존중을 보장할 수 있다.”
노동자계급으로서, 우리는 제국주의 정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되는 제재 조치에 전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어디에서든 노동자계급에게 행해지는 공격은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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