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이 총선에 유리하다” … 이래도 저들의 애국주의 마케팅을 쫓아갈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부설연구소 ‘민주연구원’은 한일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해 7월 30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돌렸다. 보고서엔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춰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담겼다. 저들이 한일갈등을 이용해 지지율 장사를 하려 했던 게 드러난 충격적 보고서다.

민주연구원 원장 양정철은 2017년 문재인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을 맡을 정도로 문재인의 충복이다. 지난 5월엔 국정원장 서훈을 만난 게 드러나 논란이 됐고, 최근 검찰총장 윤석열 청문회에서는 양정철이 윤석열을 만나 총선출마 제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야말로 문재인 정권의 실세 중 실세다.

결국 이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시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물증이나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54%까지 오르면서 9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지지율 장사에 눈독을 들일만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 보고서의 파문이 커져가는데도 민주당 수석대변인 홍익표는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양정철을 해임할 문제는 아니라고 감쌌고, 이해찬 대표는 주의를 주는 데 그쳤다.

민주당이 지지율 장사에 골몰하는 게 그저 총선만 겨냥한 건 아니다. 노동자, 민중이 다른 대안을 떠올릴 틈도 없을 정도로 민족주의, 애국주의 광풍을 조장하면서 그 뒤로 문재인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면 된다.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듯 수출규제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특별연장근로 허용, 화학물질 규제완화 조치를 내놓았다. 거기에 더해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사업장 내 점거 금지, 실업자·해고자의 현장 노조활동 규제 등 노동개악을 서두르고 있다.

이제 좀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가. 백면서생 조국이 마치 투사라도 된 듯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 “대법판결 부정하면 친일” 운운하며 애국주의와 친일 프레임을 미친 듯 선동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들의 애국주의 프레임을 쫓아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노동자들이 독자적인 대열을 형성하며 자본가들과 정부의 노동개악 공격에 맞설 수 있는 길이 막힌다. 한국과 일본 노동자들이 단결해 제국주의에 맞서는 길이 막힌다. 그 대신 노동자들이 자본가정당 지지율 장사의 도구로 전락하며, 노동자계급의 운명은 자본가정부의 수중에 떨어진다.

아베 정권의 제국주의적 행패에 맞서려는 노동자들은, 아베 정권에 줄서기하려는 자유한국당 같은 자들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도 확실하게 단절해야 한다. 그들은 그저 노동자를 자신의 표밭으로 여기며, 애국의 깃발 아래 노동자의 손발을 묶고 등에 칼을 꽂으려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