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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는 법을 잊지 말자 – 대장동 투기 사태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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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40회 2021-09-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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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 분노하는 법을 잊지 말자 – 대장동 투기 사태를 보며


황당한 일이 반복되면 정상적인 감정 표출이 어려울 때가 생긴다. 명백히 분노를 터뜨려야 할 순간임에도 말문이 막히고 허탈한 웃음만이 나올 때가 있다. 성남시 대장동 투기 사태를 지켜보는 노동자 민중 대다수의 상태가 그렇다. 그린벨트 지역이던 대장동 일대 땅에 우선 공급 받은 택지를 분양해 3,000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는 화천대유, 이곳에서 6년 근무 후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아 챙긴 곽상도 국회의원 아들(31세)의 이야기다.


특히 50억 퇴직금을 두고 곽상도 아들이 내놓은 입장과 화천대유의 해명은, 저들의 낯짝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새삼 실감하게 해주었다. 곽상도 아들은 “주식, 코인에 올인하는 것보다 이 회사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을 뿐이며, 50억 원이라는 거액은 자신의 업무 성과에 대한 성과급, 그리고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금일 뿐이라고 지껄였다. 한술 더 떠 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는 50억 퇴직금을 두고 곽상도 아들이 입은 중대재해(!)에 대해 산재 보상을 해준 것이라는 개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정말이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람들을 개돼지 취급할 수 있는가? 중대재해로 스러져간 수많은 노동자들을 이보다 더 모욕할 수 있단 말인가? 27일 49층 아파트 외벽 유리창 청소를 하던 29살의 일용직 청년 노동자가 추락사했다. 첫 출근한 날, 보조 밧줄 없이 작업용 밧줄 하나에 의지하다 사고가 났다고 한다.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장시간 노동에 자신의 생명을 소진한 청년 노동자들이 50억은커녕, 그 십분지일이라도 되는 보상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저들의 뻔뻔함은 갈수록 더해질 것이다. 금융투기로 연명하는 부패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의 간극을 더욱 벌린 저들은, 대다수 노동자 민중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희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더 빈번하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꺼낼 것이다. 10~30대 연령층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나라, 하루에 평균 열 명의 청년이 목숨을 끊는 나라에서, 저들은 자신이 누리는 특권이 ‘기회 포착’과 ‘노력’의 대가라며 그렇지 못한 자들을 비웃고 훈계하려 들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저들이 사는 세상’이 실상은 ‘우리가 만든 세상’임을, 아니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세상’임을 기억하자. 그리고 저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 세상을 창조하고 움직이는 것은 한 줌도 안 되는 소수 특권계급이 아니라 노동자 대중이라는 것을, 저들은 단지 기생충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다. 노동자 투쟁이라는 날카로운 무기의 비판으로!


부동산 투기판을 끼고 벌어지는 부정부패는 지배자가 국민의힘이 됐든, 민주당의 이재명이 됐든 달라지지 않는다. 일체의 자본가 세력으로부터 독립한 자주적 노동자운동만이, 그리고 노동자운동의 대중적 고양만이 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부패의 찌꺼기를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 분노하는 법을 잊지 말자. 저들의 철면피함에 맞서 노동자의 거대한 분노를 터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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