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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다움’, ‘가해자다움’ 넘어 성차별 관행과 의식을 이겨내기 위해 치열한 자기 성찰과 실천에 힘을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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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88회 2021-01-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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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대표 김종철이 같은 당 국회의원을 성추행한 묵과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먼저 피해자 장혜영 의원이 훼손당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장혜영 의원은 저는 청소년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오며 무수한 성폭력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제대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 이번에도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했다고 밝혔다. 장혜영 의원의 용기 있는 고발은 일상에서 갖가지 성폭력과 성차별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큰 위로가 됐을 뿐만 아니라 더디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소중한 용기를 주었다.

 

장혜영 의원이 밝힌 바대로 성폭력 사건에서 특별한 피해자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정의당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다움이라는 기준 역시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 보여주었다. 누구나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이 사건을 두고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운운하며 남일 얘기하듯 떠든 것이야말로 충격을 넘어 경악스러운 일이다. 최소한의 양심과 분별력이 있다면 민주당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세 단체장이 권력을 이용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에게 어떤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진보정당이라는 정의당에서 당 대표가 성폭력을 저지른 점에 놀라워하지만, 사실 정의당뿐만 아니라 여러 사회운동 단체에서도 수차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전력이 있다. 심지어 성폭력 사건이 벌어졌을 때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에 연대하기는커녕 자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2차 가해를 저지르는 참담한 일도 벌어진다. 사회주의를 표방한 조직이라 해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우리 모두 계급사회에 만연한 오래된 성차별 의식과 문화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중단 없는 자기 성찰과 조직 내 의식적 실천만이 성범죄의 재발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다행스럽게도 정의당은 피해자 보호의 원칙을 지키며 신속하고 단호하게 가해자에 대한 징계조치를 시행했다. 수많은 여성의 헌신과 투쟁으로 이루어낸 소중한 성과다. 물론 여기에서 그칠 수 없다. 모든 종류의 성억압과 성차별을 철폐하는 문제는 노동자계급에게 사활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한줌도 안 되는 자본가들이 지금의 고장난 착취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노동자들이 전 계급적 단결을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성 억압과 차별은 자본가들이 노동자계급을 분할 통치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노동자들은 여성 억압과 차별을 완전히 깨뜨릴 때 비로소 하나의 계급으로 단결해 자본가들에 맞설 수 있다. 또 그럴 때에만 모든 종류의 착취와 억압이 사라진 사회를 건설할 주체로서의 역사적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 노동자운동 내부에서부터 반여성적 의식에 맞서 단호히 투쟁하는 것이 불가결하다.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성차별적 관행과 의식을 깨뜨리는 것은 그 자체로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발전과 직결된다. 우리 역시 성평등한 조직문화는 치열한 자기 성찰과 지난한 실천을 통해서만 다다를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명심할 것이다. 다시 한번 장혜영 의원에게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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