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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 여러분이 저의 용기가 되어 희망을 찾아주셨습니다 - 지치지 않고 반드시 노연의 사과를 받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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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148회 20-05-0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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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16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는 성폭력 2차 가해 행위의 반성과 성찰을 촉구하며 노동자연대와의 모든 연대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노동자연대와의 연대 중단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이 결정이 나온 뒤 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성폭력 사건 생존자 제이 동지가 그간의 경과와 심경을 담은 글을 발표했습니다. <가자! 노동해방>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곳에 게재합니다.

 

 

여러분이 저의 용기가 되어 희망을 찾아주셨습니다

지치지 않고 반드시 노연의 사과를 받아내겠습니다


제이(노동자연대 운영위원 성폭력 사건 생존자)


 

세월호 6주기이기도 했던 지난 416, 이른 오후에 열린다는 민주노총 회의 결과를 기다리느라 저는 일터에서도 집에서도 종일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했습니다. 수년간 성폭력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집요하고 잔인하게 괴롭혀온 노동자연대에 대한 민주노총의 연대 단절 안건이 드디어 토의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간절함 외에도 오만 감정들이 내안에서 마구 고개를 들어 지금까지 함께 해준 분들께 그저 고맙기만 했던 마음 한 켠이 아무 소식 없이 밤이 깊어질수록 고약하게도 야속함으로 차오르기도 했습니다. 기대하고, 실망하고, 분노하고, 체념하고, 후회하고... 수년간 겪어온 익숙한 감정의 파고입니다. 자정을 넘어도 아무런 소식이 없어 원망과 체념으로 수면제를 뒤적일 무렵, 메시지가 왔습니다.

 

민주노총 중집 만장일치 결의,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해 지속하는 노동자연대와의 연대 전면 중단

 

! 짧은 탄성을 질렀던 것 같습니다. 고통과 상처로 잠 못 들던 지난 수많은 날들과 달리, 벅찬 기쁨과 감사에 겨워 차마 잠들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돌아보기조차 괴롭지만 자동 재생되는 기억들도 있습니다.

 

조사받지 않으면 의심받을 줄 알라며 일방적 소환을 종용하고 협박하는 자리에 오랜 노연 회원인 내 가족이 노연측 자리에 앉았을 때. 쥐죽은 듯 가만있어도 모자랄 성폭력가해자(노연 운영위원)가 제 발 저린 듯 직접 나서 소환에 응하지 않았으니 거짓말이라는 글을 발표했을 때. 나의 행실과 평판을 문제 삼고자 회원이던 시절 조직을 믿고 받았던 직장내 성폭력 사건의 상담기밀을 노연의 핵심 리더가 날조해 공개했을 때... 이런 기억들은 분노를 넘어 평생을 괴롭힐 상처로 고스란히 남아 떠올랐습니다.

 

저 여자는 중상모략 자체가 목적이니 계속 저러고 다닐 거라며 억울한 가해자는 자기 방어를 위해 피해자에 맞서 스스로 싸우라는 주문을 노연 대표인 자가 회원 소식지에 발표해 그들끼리 돌려보다 발각됐을 때도 기억납니다. 노연 대표가 쓴 그 글의 말미는 이랬습니다.

 

노동자 운동의 단결을 바라는 훨씬 많은 건강한 활동가들은 우리 단체가 성폭력 절대 무관용 정책을 추구하고 사건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한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은 공연한 동요나 위축 없이, 당당하게, 계급투쟁과 혁명적 사회주의 정치에 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들이 말하는 건강한 활동가는 누구일까, 이들이 이토록 바라는 단결에 빠진 이는 누구일까, 비밀리에 진행한 그들만의 조사로 가해자에게 무혐의 면죄부를 주고 그것도 회원들끼리만 몰래 보다 들켜놓고선 투명? 공정? 뭐라구? 피해자를 겁박하며 삶을 통째 흔들어놓은 자들이 동요 없이, 위축 없이, 당당하게 혁명에 헌신하자니. 이들이 건강한 활동가들과 단결해서 이루고자 하는 그 혁명이 저는 두렵고 무서워지곤 했습니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새빨간 조끼에 질끈 머리띠를 두르고 팔뚝질을 해대며 떼쓰고 욕하고 잔뜩 화가 나 있는 이들인 줄만 알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프고 약한 사람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곁에서 가장 먼저 흐느끼고, 더 크게 화내고, 나서서 요구하는 정의로운 사람들이라는 경외감에 이끌려 노연에 가입했고 십여 년을 열정을 쏟았던 시절 또한 있습니다. 때문에 그 안에서 겪은 성폭력 사건의 끔찍함보다 용기 있고 정의로웠던 이들의 이 같은 행태가 도무지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아 오래도록 괴로웠습니다.

 

성경을 글자 그대로만 맹신하다 사이비 종교가 되고, 그 무리에서는 그 믿음의 조직을 보위하고 확장하는 것이 곧 하느님의 세계를 만드는 거라 생각한다죠. 억압도 착취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운동에 입문한 때를 떠올려 본다면, 지금 본인들이 무엇을 믿고, 무엇을 위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부끄럽게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조직이 손 하나라도 아쉬운 운동사회에서 당장의 필요로 주요 역할을 부여받아 스피커를 쥐고 위축 없이, 당당하게조직을 확장하는 것이 과연 사회변혁에 어떤 도움이 되는 걸까. 이 풀리지 않는 오랜 의문에 민주노총이 답을 줬습니다. ‘필요 없다. 그만해라.’

 

이 같은 결정을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준 눈물겹게 고마운 이들이 있습니다. 먼저 나보다 앞서 용기 있게 미투를 했고 그로부터 8년간 노연에게 괴롭힘을 당해 온 생존자가 있습니다. 저는 그 생존자의 엄청난 용기와 끈기,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했던 대책위와 대리인 윤미래 씨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이 분들이 저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고립 속에서 악독하게 당해온 괴롭힘은 제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저에게 지난 4년 역시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립감이 쌓여 그만두고 사라져 버리고 싶은 충동이 반복적으로 자라곤 했습니다. 과연 운동사회에서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이 가능한지 깊은 회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해, 노연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논리로 생존자를 괴롭히던 이모 작가(가해자 전 대리인)가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만들어 그 논리를 보다 확장하며 피해 생존자와 조력자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을 보며 크게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그 페이지는 아직 그대로이고, 가해도 그 상태 그대로 입니다).

 

노연은 기꺼이 이들의 악의적인 글에서 가장 끔찍한 단어를 골라 사용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조력자를 포주에 빗댄 것입니다. “성적으로 불안정한 어린 여성들의 가짜 피해자성을 팔아먹는 포주 노릇을 하고 있다고 까지 한 것입니다. 이처럼 피해자와 조력자 모두를 심각하게 모독하고 모욕하는 글을 노연은 심지어 피해자에게 사과하라는 민주노총에게 보낸 공식 답변서에 당당히적고 있습니다. 하도 오랫동안 피해자 괴롭히기조력자 매도하기를 습관처럼 해 와서 어디까지가 들어도 옮겨선 안 될 말이고, 얕아도 넘어선 안 될 담인지조차 잊었던 것입니다.

 

답변공문은 거짓말 종합판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본인들 홈페이지 한 켠에 기사로 이어오던 거짓말을 백만 조합원을 거느린 민주노총의 엄중한 질의에 답하는 공식 문서에도 복붙한 것입니다. 하기야 녹음과 녹취록과 직접 들은 청중들이 있음에도 지난 4년간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자신들이 스스로 창작해내 그 지어낸 말로 법률자문까지 받았다니, 이들은 스스로 반복한 거짓말을 급기야 사실로 믿게 된 확신범이지 않나 싶을 지경입니다.

 

마치 한 언론사의 의도적 오보를 다음 언론사가 인용하며 가짜뉴스를 찍어내듯, 노연은 지도부 중 누군가가 필요에 따라 특정한 거짓말을 시작하면(혹은 허용하면) 그때부터는 그것을 기정화해 여기저기서 재생산하는 식의 패턴을 반복해 왔습니다. 제가 규율 위반으로 탈퇴했다느니, 비밀분파에 가담했다느니 하는 거짓말이 대표적입니다. 노연 규약에 따라 멀쩡히 절차대로 결성된 분파에서 수차례 공개 토론회를 열고 자료집도 같이 냈음에도 말입니다.

 

어떤 징계도 받은 바 없고 이처럼 숨막히는 노연의 조직문화에 질려 자발적으로 탈퇴서를 접수하고 정상적으로 나왔음에도 저의 행실과 평판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한 최근에 와서야 실은 규율을 위반한 여자였다는 주장도 갑자기 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뻔뻔한 거짓말들을 민주노총에 보낸 공문에 버젓이 적은 것입니다. 본인들만 보는 홈페이지에 올리고 주변에 가십처럼 옮기던 것을 넘어 백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직에 발송하는 공문서에 이런 거짓말들을 마구 적어 보내고도 정말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요. 어떻게 그렇게까지 된 거죠.

 

간단한 확인만으로도 이 같은 거짓은 금세 드러나지만 노연 지도부의 논리를 교리처럼 믿고 따르는 일부 회원들은 저마다 속한 곳에서 나름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특히 전교조에서, 인의협에서, 몇몇 대학에서 저를 포함해 피해자와의 연대가 확산되는 것을 끊기 위해 갖은 애를 쓴 이들의 활약상(?)이 전해져 올 때면 깊은 슬픔과 분노가 밀려오곤 했습니다.

 

과연, 시간이 지나 언젠가 이들에게도 사과를 받게 되는 날이 올까요. 이들 하나하나의 얼굴이 떠올라 자주 저를 괴롭힙니다. ‘노연 회원이라 뭉뚱그려 묘사되지만, 실재하는 이들이고 한때는 저와 동지로 함께했던 사람들. 이들 역시 저를 똑똑히 기억하겠지만 지도부가 허락한 만큼 함부로 걷어차고 비방하고 들춰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게지요. 이들을 붙들고 흔들어 묻는 상상을 자주 합니다. ‘나한테 왜 그랬냐. 왜 나한테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 거냐고. 내가 그렇게 하찮아 보였느냐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손을 잡아준 이들이 더 많았고, 갈수록 늘어나 왔던 것 같습니다. 2년전 76개 단체와 755명이 저의 호소에 지지 성명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페미당당, 이룸, 장애여성 공감등의 주도로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노연의 행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해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며 보고서를 채택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난민인권센터 등에서도 문제의식을 이어 주셨고 나중에 전국노동자모임노동해방투쟁연대가 이 사안을 철저히 조사한 후 입장을 발표한 것도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노동운동 속에서도 노연의 뻔한 잘못을 못 본 척 하기엔 수위를 넘었다는 사이렌으로 들렸습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김수경 국장님, 금속노조 권수정 부위원장님께는 특별한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권수정 동지는 운동사회 성폭력 사건 후, 결국 가해자만 살아남고 피해자는 사라지는 관행을 스스로 끊고 그 너머에서 민주노조의 피해자 연대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김수경 동지는 피해자의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노연으로부터 끈질긴 공격을 당해야 했음에도 이를 감내하고 끝까지 손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노동운동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키우며 역사를 만들어온 이 분들의 관심과 연대가 저에게 말할 나위 없이 든든한 힘이 됐습니다. 결국 민주노총의 이번 결정도 그 덕분입니다.

 

연대에서 시작해 이제는 제 마음을 누구보다 먼저 읽고 기댈 수 있는 벗이 돼주신 우리 동네 책모임의 전교조 여성위원회 소속 선생님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분들은 피해자인 저의 지지모임을 자처하며 같이 울고, 같이 분노하고, 같이 기뻐해 주셨습니다. 민주노총의 이번 결정 후, 잊지 못할 감동의 축하파티도 열어주셨습니다. 노연이 만들어 놓은 정파간 갈등이라는 프레임이 우려돼 뒤에서 묵묵히 저를 응원해준 다른세상을향한연대분들께도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간 이분들께 받은 위로와 치유의 시간들 덕분에 제가 온전히 견딜 힘을 얻었습니다.

 

2018년부터 시작돼 우리 사회를 완전히 뒤바꾼 미투운동은 저에게 큰 선물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두려움없이 미투에 나설 수 있었고, <참세상>은 그것을 실어주셨습니다. 노연 지도부가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하고 소송 협박을 하고 떼로 몰려와 괴롭혔지만 <참세상> 기자들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는 진짜 언론이 무엇인지 보여줬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탕이 돼 지난해 톨게이트 여성 노동자들이 노연의 연대를 거절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힘겨운 투쟁 중이던 여성 노동자들이 긴 시간과 공간 너머에 있는 저에게 위드유한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저는 크게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결정적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수년간 노연 지도부의 핵심 표적으로 온갖 수모를 견뎌내면서도 한결같이 곁을 지키며 필요한 도움을 아끼지 않은 조력자 전지윤 씨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노연 지도부는 영혼을 너덜너덜하게 만들 정도의 온갖 증오와 저주를 사실까지 날조해 보란 듯이 퍼부었습니다. 제가 노연 깃발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워 집회에 못가는 상황에서, 무더위 뙤약볕 아래 열리는 집회마다 서명판을 들고 다니던 조력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민주노총은 이번 결정에서 피해자뿐 아니라 조력자에 대한 인신공격사과하고 지난 잘못을 반성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피해자만큼이나 의심받고 상처받기 일쑤인 모든 조력자들에게 저는 도저히 대신할 수 없는 위로를 건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안건이 5개월가량 미뤄지면서 내부 반대와 이견이 많은 건 아닐까걱정했던 저로서는 결국 만장일치로 결의된 것을 곱십게 됩니다. 이것은 젠더정의에 대한 민주노총의 높은 감수성을 보여주는 것이자, 반성폭력의 가치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임을 반증하는 의미라고 봅니다. 이런 대세를 만들어낼 때까지 힘겹게 버티고 싸워온 모든 운동사회 성폭력 생존자와 조력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미 노연 지도부는 사과 거부, 반성 거부를 분명히 하며 스스로 자멸의 길을 선언했지만, 저 역시 지치지 않고 또다시 요구합니다. 지금이라도 사과하십시오. 점찍고 되살아 돌아오는 막장 드라마처럼 단체명만 적당히 바꾸고 새 조직인양 하는 꼼수는 통하지 않습니다. 두루뭉술한 사과, 조건부 사과 따위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합니다. 사과는 반드시 자기 고백에서 출발해 반성할 것은 무엇인지, 사과할 것은 또한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반복되지 않습니다.

 

또 이것은 생존자들을 괴롭힌 그 시간과 정도만큼 이뤄져야 합니다. 가해로 가득한 책을 출판해 전국 서점에 깔고, 홈페이지 대문에 몇 년씩이나 올려놓고, 수많은 단체에 공문으로 문자로 이메일로 일방 배포하면서 우리를 괴롭혔으니, 반성하고 돌아보는 책을 출판하고, 홈페이지에 그 기간만큼 정정하고 사과하는 글을 올려야 할 것입니다. ‘출판의 자유운운하며 이 책의 판매를 도맡아온 노연 출판사 책갈피도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수 많은 단체들에 이번엔 반성의 글을 담은 공문과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8년 동안, 4년 동안 괴롭혔다면 그 기간만큼 반성해야 옳습니다. 저의 손을 잡아준 너무나 고마운 많은 단체들, <참세상>, 노동조합 등에 떼거리로 몰려가 괴롭혔으니, 떼로 가서 머리를 숙이고 사과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들 노연 지도부가 망가뜨린 제 삶의 일부와 무너진 인간관계, 가족관계는 제 위치로 복원될 리 없고 분노와 좌절과 원망으로 잃어버린 세월도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희생과 설움의 시간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었음을 위안 삼을 수는 있겠죠. 따라서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입니다.

 

노연이 말한 노동자 운동의 단결을 바라는 훨씬 많은 건강한 활동가라면 민주노총의 이번 결정을 환영할 것입니다. 반성과 사과를 한사코 거부하며 성폭력 생존자들과 연대하려는 모두와의 단결을 해치고 분열을 자초한 것은 바로 노연 지도부 자신입니다. “노연은 진실을 타협하지 않는다며 변함없이 거짓으로 점철된 그들만의 세계를 끝까지 지켜낼 것임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총 결정에 앞서 증거인멸하듯 홈페이지에서 급히 내렸던 가해성 글들을 다시 꺼내 자기방어논리라며 여기저기에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민주노총 결정이 노연에서 머물지 않고 운동사회 내부의 잘못된 구조와 문화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노연이 가장 극단적이고 흉측하게 드러냈을 뿐, 운동사회 성폭력 사건은 해결되는 과정에서 많은 경우 순탄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노연은 스스로 고치고 돌아보기는커녕 우리만 그랬냐, 딴 데도 알고 있다, 두고 보자는 식의 은근한 협박을 하며, 운동단체들이 선뜻 이번 결정을 지지하지 못하길 기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음험한 고리를 단호히 끊어내야 합니다. 미투운동에 앞장서 연대하는 운동사회가 내부 문제 해결에는 어려움을 겪던 모순이 해소될 수 있도록 운동사회 성폭력의 공동체적 해결을 위한 기준과 틀을 만들어나가려는 시도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반성폭력이야말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상식이라는 민주노총의 선언이 큰 울림과 도미노가 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생존자들에게 제 목소리를 찾아주고 강한 연대의 메시지로 전달될 것입니다.

 

부디 혼자 남게 하지 말아달라는 호소에, 일치 단결하여 제 손을 잡고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해 주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동지들께 경의어린 감사를 전합니다. ‘성폭력 가해를 지속하는 단체에게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동요나 위축 없이, 당당하게 진실을 타협하지 않아 주셔서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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